<시승기>본질에 충실한 SUV ‘스바루 포레스터’ 타보니

[데일리카 정치연 기자] 스바루의 소형 SUV 포레스터를 2년 만에 다시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아직 타보지 않았던 아웃백을 시승하고 싶었지만, 포레스터가 준비됐단 담당자의 말에 조금 실망했다. 짧았던 첫 시승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탓이다.

오랜만에 다시 타본 포레스터는 2박 3일간의 시승 기간 큰 만족감을 선사했다. 겉보기와 다르게 크고 편안한 실내 공간과 안락한 승차감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고속도로는 물론 도심 주행을 포함한 약 600km의 장거리 시승을 통해 느껴 본 포레스터는 한마디로 ‘스바루의 재발견’이었다.

▲보수적인 디자인 “뜯어 볼수록 매력적”

포레스터는 보수적이다. 화려함을 잔뜩 강조한 요즘 차들에 비하면 말이다. 다소 각진 차체는 깔끔하면서도 단정한 맛이 있다. 어설픈 크로스오버보다 SUV라는 장르에도 충실한 모습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스바루의 패밀리룩을 따르고 있다.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지만, 헤드램프와 그릴은 곡선으로 변화를 줬다. 범퍼 아래쪽은 투톤으로 처리해 강인함을 나타낸다. 후면에서는 강력한 힘을 뿜어낼 것 같은 두 개의 배기구가 인상적이다.

실내에서도 보수적인 이미지는 이어진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은 실용적이면서도 간결한 느낌이다. 각 기기의 배치는 조작이 편리하지만, 로터리 방식의 공조기 조작부는 전자식으로 바꿔도 좋을듯 싶다.

장거리 주행에서 시트의 감각은 편안했다. 가죽 재질의 시트는 운전자를 편안히 감싼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모두 여유롭다. 군더더기 없는 각진 외관 디자인이 공간 활용도 면에서는 장점이다.

▲안정적인 주행 감각 “연비도 생각보다…”

시승차인 포레스터는 2.5ℓ 수평 대향 4기통 박서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72마력, 최대토크는 24.1kg·m를 발휘한다. 약 1,500kg의 차체를 끌기에 충분한 힘이다.

다만 4단 자동변속기는 최근 나오는 동급 신차들보다 뒤처진다. 수동 모드가 있지만, 향후 연료 효율성 등을 위해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동방식은 네 바퀴 굴림으로 안정적인 주행 감각이 돋보인다.

도심은 물론 고속주행에서도 순간 가속력은 부족함이 없다. 패밀리카로서 편안하면서도 무난한 달리기 실력이다. 가솔린 모델인 만큼 소음과 진동도 잘 억제됐지만, 120km/h 이상의 고속주행에서는 풍절음이 다소 발생한다.

핸들링은 정확하다. SUV 모델치고는 날렵한 편에 속한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노면을 부드럽게 흡수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공인연비는 10.6km/ℓ이며 고속주행을 포함한 시승 구간에서 공인연비를 넘는 10~11km/h 이상의 실제 연비를 나타냈다. 물론 도심에서도 8~9km/ℓ대를 유지했다. 상시 사륜구동 차량임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수치다.

▲화려하진 않지만, 본질에 충실한 SUV

포레스터는 자동차, 그중에서도 실용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 SUV 모델의 기본 가치에 충실한 차량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질리지 않는 디자인에 편안한 주행 성능도 인상적이다.

특히 스바루만의 안전성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포레스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이유다. 듀얼, 사이드,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등을 다양한 안전사양을 갖춘 포레스터는 일본과 미국의 공인된 안전도 평가에서 수년간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최근 크로스오버를 표방한 SUV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포레스터는 그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포레스터의 국내 판매 가격은 3,790만원. 경쟁 모델로 꼽을 수 있는 혼다 CR-V, 도요타 라브4 등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