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단행본 5권까지 나왔고, 한국에는 3권까지 나와있다. 원본 단행본에도 없는 칼라 원고를 넣어주는 성의는 고맙지만, 빨리 뒷권도 좀 내주지, 학산!

처음엔 코가 윤의 신작이라 흥미가 생겼고, 1권 표지만 보고 벌써 마음이 울렁거리기 시작 (고양이 귀!) 단행본 1권을 다 읽고나서는 "월척이다!"는 감상이었더랬다. 물론 코가 윤 아줌마의 끈적끈적 다크포스가 두렵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오프닝에서부터 보여주는 이 SM의 오라를 보라!


같은 SM이래도 이쪽은 Servant & Master란 말입니다.

1. 고양이 귀, 꼬리 - 고양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그렇다고, 동물 코스프레 페치는 아니다. 하지만, 너무 귀여운 설정이지 않은가.
조금, 노골적이고 민망하기는 해도 어른이 되지 않으면 고양이 귀, 꼬리는 떨어지지 않는다.
(리츠카의 담임선생님, 23살이나 되서도 고양이 귀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하는 거나, 네 나이에 귀가 떨어지면 부모님이 기절하실거라는 둥 하는 대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 세계인거다.
원조교제는 할 수 없을지도..;;)

그리고, 그대로 고양이화 하는 12살 초등학생(쇼타!) 리츠카의 귀여움은 이미 하늘을 찌르고도 남음이 있으니. 리츠카의 "캬악-"은 진정 죽음으로 귀엽다. T^T

2. 전투기와 희생기(새크리파이스) - 처절계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7개의 달. 이들의 존재 이유나 목적은 아직 알 수 없다. (원작에서도 드러나지 않았으므로)
그 특수한 조직에서 특수한 훈련을 받은 이들은 특별한 능력을 가짐과 동시에, 특별한 파트너를 가지게 된다.
전투기와 희생기.
서로가 서로이지 않으면 안되는 단 하나의 목숨을 나누는 동료 혹은 영혼을 나눈 운명의 상대.
(십이국기에서 기린과 왕의 관계와 닮아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투기는 왕이고 희생기는 기린이겠군.)
둘 사이의 관계는 명료하다. 하나의 진명(眞名)을 나누어 가진 전투기와 희생기는 서로의 영혼과 몸을 싱크로 시켜서 전투에 임하는데, 전투기가 싸우고, 데미지는 희생기가 감수한다.
(이미 SM의 오라가 넘쳐흐르는 설정 OTL
아무리 Servant & Master라고 외쳐봐야 공허한 외침일뿐;;)


3. 언어로 싸우는 전쟁 - 나의 말이 나의 칼이 되리라
스펠이라는 전투 용어를 사용해서 싸운다는 것은 또 이 얼마나 상징적인지.
앞에 설명한 것처럼, 뭔가 특수한 훈련을 받은 저 커플들은 하나의 진명을 나눠가진다고 했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무엇하나 그냥 사용되는 법이 없는데, 리츠카의 형인 세이메이의 진명은 'Be Loved' 사랑받는 자. 거기에 반해서 리츠카의 진명은 'Loveless' 사랑받지 못하는, 사랑이 없는...이라는 의미.
하나의 희생기에 하나의 전투기. 그들은 단 하나의 운명의 상대인데, beloved의 전투기인 소우비는 얄궂게도 loveless의 전투기가 되어 일곱개의 달과 싸우게된다. beloved인 세이메이의 뜻에 따라.

소우비는 S인지 M인지 묘하게 헷갈리게 만드는 캐릭터인데, 리츠카의 절규앞에서 '이것이 나를 지배하는 목소리'라니...;

정말 대사 한마디 한마디, 등장 인물들의 표정 하나, 손짓 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끈적임과 상징을 표현해내고 있다. 역시 코가 윤 아줌마. ㅠ.ㅠ

자, 이제 애니 1화 감상으로 들어가보면 (이제 본론이냐;;) OST가 기대되는 애니다.
오히려 오프닝은 그러저럭이었는데, 인트로에 사용된 음악이 상당히 근사했다. 작화 퀄리티도 훌륭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엔딩도 멋졌다.
그러나 조금 예상을 깨는 캐릭터들의 목소리.
미나가와상이 나쁘단 얘기가 아니에요.
코니시상이 나빴단 얘기도 아니에요.
그저 리츠카와 소우비에 대한 나의 상상과 달랐달 뿐.
소우비는 느끼한 대사를 마구 남발하는 녀석이니까, 목소리는 그 반대로 조금 상큼한 계열이었으면 어땠을까. 게다가 소우비는 저래보여도 대학생인데.
리츠카는 아직 료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듯 해서 쬐금 그랬지만,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건 나일지도 모르니까.
막판에 잠깐 나와주신 나기사 선생님역에 코야스상! 잘 나오셨어요. ㅠ.ㅠ

가장 아쉬웠던 연출은 리츠카와 소우비의 첫 대면.
소우비에게 마구 경계심을 보이며 고양이 특유의 '캬악~' 하던 리츠카가 안 나와줘서 섭섭.
소우비가 세이메이와 아는 사이라는 걸 알자마자 태도 돌변하여 고분고분 무방비 상태로 매달리는 리츠카가 안 나와줘서 섭섭.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는 장면이 되는지는 각자 판단할 일이지만, 원작을 먼저 본 나로서는 그저 안타까웠음.

첫 전투신은 솔직히 CG 난무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신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오히려 말로 싸우는 만큼 우아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원했건만, 사이킥 판타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전투신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세이메이가 사용하는 '스펠'을 들어봐라. 얼마나 우아하신지. '작은 새처럼 저들을 옮겨라' 라니.

아마,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움직이는 리츠카와 소우비에 열광했을테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불친절한 시작이었을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애니 감상도 몰아서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길어지다니..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