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현장, 그곳&] 사라지는 성매매 집결지, ‘파주 용주골’도 폐쇄 기로
사회 현장, 그곳&

[현장, 그곳&] 사라지는 성매매 집결지, ‘파주 용주골’도 폐쇄 기로

파주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서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폐쇄 수순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밤 파주 용주골의 성매매 업소들. 장희준기자
파주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서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폐쇄 수순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밤 파주 용주골의 성매매 업소들. 장희준기자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폐쇄를 시작으로, 경기도에 ‘성 상품화’의 오명을 남겼던 이른바 3대 집창촌이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다.

본격적인 도시 개발에 착수한 평택 쌈리(경기일보 8월19일자 1면)에 이어 마지막 ‘파주 용주골’도 재개발 논의와 함께 폐쇄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8시께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육군 제1보병사단에서 4차선 도로를 건너자 깜깜했던 어둠 속에서 붉은빛으로 물든 홍등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저녁부터 차량 수십대가 몰려 들었고 유리방에 앉은 여성들과 흥정하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차량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에 들어서자 여성들이 밖으로 나와 차량 유리창을 두드리기도 했다.

6ㆍ25전쟁 당시 미군기지가 들어서며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곳 용주골엔 한때 업소가 200곳에 달했으며, 성매매 종사자는 600명을 넘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업소 30곳 안팎에 성매매 종사자 70명 정도가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나 평택 쌈리와 다르게 비교적 젊은 20대 여성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용주골에선 지난해 11월 지적장애 여성들을 팔아넘긴 조폭 11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피해가 확인된 건 10~20대 여성 3명이었지만, 조폭들은 최소 10명 이상의 여성들을 업소에 팔아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일당은 전남지역에서 피해자를 꼬드겨 400㎞ 떨어진 용주골로 끌고 왔고, 건당 소개비 수백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문제의 조폭 일당 중 주범 2명에 대해서는 지난 4월 징역 3년이 선고됐으며, 나머지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후로도 경기북부경찰청과 파주경찰서는 용주골 일대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며 올해 1~8월 포주 5명을 붙잡았다. 또 여성가족부와 파주시ㆍ여성인권단체 등과 성매매 집결지 관련 지역협의체를 구성, 업소 폐쇄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파주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서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폐쇄 수순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밤 파주 용주골의 성매매 업소들. 장희준기자

용주골에선 지난해 11월 지적장애 여성들을 팔아넘긴 조폭 11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피해가 확인된 건 10~20대 여성 3명이었지만, 조폭들은 최소 10명 이상의 여성들을 업소에 팔아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일당은 전남지역에서 피해자를 꼬드겨 400㎞ 떨어진 용주골로 끌고 왔고, 건당 소개비 수백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조폭 일당 중 주범 2명에 대해서는 지난 4월 징역 3년이 선고됐으며, 나머지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후로도 경기북부경찰청과 파주경찰서는 용주골 일대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며 올해 1~8월 포주 5명을 붙잡았다. 또 여성가족부와 파주시ㆍ여성인권단체 등과 성매매 집결지 관련 지역협의체를 구성, 업소 폐쇄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파주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서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폐쇄 수순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밤 파주 용주골의 성매매 업소들. 장희준기자
파주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서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폐쇄 수순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밤 파주 용주골의 성매매 업소들. 장희준기자

이처럼 성 상품화와 범죄로 물들었던 용주골에 변화의 기미가 찾아왔다. 용주골 일대 포함 19만416㎡ 부지는 지난 2014년 파주1-3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고, 이어 2017년 조합이 설립됐지만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이달 2일 총회에서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며 변곡점을 맞게 된 것이다.

현재 구체적인 착공 일정이나 시설 종류,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니 신도시급의 아파트 3천278세대와 상가 등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개발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건축심의를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며, 세부 계획 수립에는 6~8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파주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성매매 종사자 자활 지원을 위한 별도 조례는 수립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성매매 근절 정책 추진을 위한 젠더 거버넌스 운영 사업’이 여성가족부 심사를 통과했다”며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