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유전자를 가진 프로파일러를 주인공으로 한 새 만화 '무각유전자'는 여러 모로 '대털'과 비교의 대상이다.
'대털'은 지난 2002년 발표된 김성모 작가의 일간스포츠 데뷔작. '무각유전자'와 같은 범죄물로서 털이범의 세계를 파헤쳐 공전의 히트를 했다. '대털'의 주인공 교강용도 만화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무각유전자'는 김 작가가 10년 만에 일간스포츠에서 연재하는 범죄물로 '대털'의 진화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무각유전자'의 주인공 주치는 교강용보다 더 불행한 어린 시절을 가지고 있다. 범죄 유전자로 인해 범죄 조직에 발을 들인 주치의 아버지 주마고는 범죄 성향을 지닌 아들을 고등학교 동창이자 부산지법 검사인 사형도에게 맡긴다. 사형도는 주마고에게 큰 대가를 받고 주치를 키우기로 하지만 지나친 출세욕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이기적 인간으로 변한다.
두 작품 모두 리얼리티가 강하고 특정 분야의 디테일로 무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각유전자'는 현실에서 벌어진 영구 미제 사건, 연쇄살인사건 등을 실감나게 작품 속에 녹여낸다. '대털'이 범죄자들조차 놀랄 만한 털이 기술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두 작품의 차이점도 확연하다. '무각유전자'의 주인공 주치는 불우한 여건 속에서도 프로파일러로 성장해 무시무시한 범죄자들과 대결한다. 반면 '대털'의 교강용은 아무리 미화해도 범죄자이다.
'무각유전자'는 프로파일러 주치를 중심으로 강력 사건들에 초점이 맞춰진다. 반면 '대털'은 연재 초반 털이범의 세계를 집중 조명했으나 후반부에는 주먹 세계 인물들의 대결로 더 큰 인기를 끌었다. 결호와 개나리의 대결을 묘사한 액션 신이 후반부 하이라이트였다.
김 작가는 "같은 범죄물이지만 '대털'의 경우 범죄적 측면에서 더 치밀하게 들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무각유전자'에서 범죄의 심리, 프로파일링 및 연쇄살인 기법 등을 더 세밀하게 파고들려 한다"면서 "10년 전 '대털'과 비교해 김성모란 작가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