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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법 시행2년… 파주집창촌 '용주골' 르포

김요섭·최재훈 김요섭·최재훈 기자 발행일 2006-09-22 제23면

   
 
 

 성매매특별법 시행 2년을 앞둔 21일 오후 수도권 최대 성매매 집결지로 알려진 파주시 연풍리 용주골 집창촌의 한 업소 앞에서 여성들이 서성이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많은 업소와 여성들이 떠났으나 몇몇 업소들이 남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최재훈기자·cjh@kyeongin.com

 
 
성매매특별법시행 2년을 이틀 앞둔 지난 21일 밤 10시께 파주시 연풍리 속칭 `용주골' 거리.

수도권 최대 성매매 집창촌으로 알려진 이곳은 밤 시간대인데도 행인들의 왕래가 잦는 등 썰렁하기만 했던 성매매특별법 시행 초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어림잡아 100여개는 넘어보이는 성매매업소들은 불을 환하게 켠 상태로 한창 영업중임을 알 수 있었다.

용주골 거리 입구에 있는 몇몇 업소들만 단속이나 주변 시선을 의식해 문을 닫았을 뿐 좀 더 들어가보면 유리방에 짙은 화장을 한 유니폼 차림의 여성들이 쇼윈도를 손으로 두드리며 손님을 유혹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업소 주변 주차장에는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전남, 경남 등지의 넘버를 단 승용차 수십여대가 주차돼 있었고, 택시를 타고 온 남성들이 이곳 저곳에서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마침 경찰 순찰차가 이곳을 순찰하고 있었는데 업소들의 주위를 한 두차례 돌았을 뿐 특별한 일이 없다는 듯 금세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파주여성인권센터 쉬고(She go) 조사에 따르면 용주골에는 180여개 업소에 300여명의 여성이 있으며, 연령대는 20대가 대다수이지만 30~40대도 있고 간혹 장애여성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곳 여성들에게 마즙이나 녹즙을 정기적으로 배달해 주는 김성동(가명)씨는 “성매매 특별법 시행초기만해도 심한 단속때문에 30~40개 업소들이 곧바로 폐업했으나 최근에는 단속이 느슨한 탓인지 예전모습을 거의 회복했다”고 말했다.

용주골 여성들의 전업을 지원하는 성매매여성지원센터 위고(We go)의 사회복지사 김수정(가명)씨는 성매매업소가 감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인천 학익동 등 다른 지역과 달리 용주골에 대한 개발계획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곳 여성들이 전업을 하려 해도 760만원에 불과한 지원금이 현실에 맞지 않고 파주지역에서는 컴퓨터나 미용기술 등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이 없는 등 정부의 탈업지원네트워크가 크게 부족하다며 성매매특별법의 현실화를 촉구했다.

미군 주둔이 계기가 돼 50년 넘게 집창촌으로 이름이 알려진 용주골은 성매매특별법에도 불구, 여전히 성업중이다. 하지만 이날 용주골에 내려앉은 짙은 어둠은 이 거리의 불안한 앞날을 보여주는 듯 했다.

=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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