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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편의점, 대형 생활플랫폼으로 변신 중

송고시간2019-11-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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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편의점

지난해 국내 편의점 수는 4만170개로, 1천245명당 1개꼴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GS리테일 제공

단순한 집 근처 쇼핑 공간이었던 편의점이 '생활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다. 판매 품목은 계속 늘어나고, 카페·음식점·도서관·은행·우체국 등의 역할 대행에서 배달·세탁·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었다.

전국에 산재하며 24시간 운영돼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편의점이 웬만한 상업시설을 대체하면서 '편의점 인근이 살기 좋다'는 뜻의 '편세권'이란 신조어도 등장했을 정도다.

◇전동 킥보드에 전기차 충전·주차 공간까지

최근 눈에 띄는 것은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다.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나 충전, 전기차 충전에 이어 전동 킥보드 충전도 가능해졌다. 선두주자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올해 9월 개인용 이동수단의 충전·주차 서비스를 도입한 GS25다.

고객들은 점포에서 전동 킥보드를 충전하거나 점포 밖 전용 공간에 주차할 수 있다. GS25에 따르면 킥보드 이용을 위해 편의점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이를 도입한 점포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약 18% 증가했다.

CU는 차량공유 업체 '쏘카' 등과 손잡고 공유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로 대학가나 원룸 인근 점포에 'CU쏘카존'을 도입했으며, 이곳에서 이뤄지는 공유차 대여율은 기존 '쏘카존'보다 20~30% 더 높다.

올해 본격적으로 도입된 세탁대행 서비스도 반응이 좋다. 세탁소 네트워크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GS25는 '리:화이트', CU는 '오드리세탁소'에 신청한 뒤 인근 편의점에 세탁물을 맡기면 된다.

세탁은 편의점 주변 세탁소에서 이뤄지며, 1~2일 후 고객이 편의점에서 찾아가거나 지정한 주소로 배송된다. GS리테일 관계자에 따르면 이 서비스의 올해 10월 이용률은 7월 대비 126% 늘었다.

편의점 배달
편의점 배달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편의점 CU. 연합DB

◇세탁대행에 의류청정기도… 생활 밀착형 서비스

무료 의류청정기를 들여놓은 편의점도 있다. 고객 방문을 늘려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이들 매장에서는 고객이 일평균 20~30명 늘고, 매출도 1인당 5천 원가량 높게 나타났다.

전국 점포를 물류 허브로 활용하는 서비스도 계속 늘어난다. 이중 일상과 가장 밀착된 서비스는 택배다. 고객이 점포에서 택배를 신청하고 물건을 맡기면 택배기사가 가져가며, 수신자는 해당 지역 GS25 점포에서 찾아가면 된다.

GS25는 올해 3월 '반값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GS25 물류센터와 배송 차량을 이용하므로 4일가량 걸리지만 10kg 미만인 경우 1천600~2천100원으로 저렴하고, 공휴일에도 배송되는 게 장점이다.

이마트24는 균일가(3천500원)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븐일레븐은 올해 5월 해외 서류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국제특송 물류기업 '페덱스' 홈페이지에 신청한 뒤 가까운 편의점에 맡기면 된다. 서류는 0.5kg까지만 가능하나 세계 어디나 2만750원으로 저렴하다.

획기적인 공간 변화도 잇따른다. 바리스타를 둔 카페형 편의점, 도서관처럼 책을 빌려보는 편의점, 카페·화원·레고숍 등을 갖춰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편의점, 청음 장비를 갖춘 클래식 편의점, 약국·노래방 병설 편의점, 즉석식품이나 간편식 등 먹을거리를 특화한 식당형 편의점 등이다. 이들은 해당 지역 명소로 떠오르며 기존 점포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이제는 편의점도 거대자본 영역으로

최근 온라인 쇼핑에 눌려 오프라인 쇼핑이 고전하는 중에도 편의점 업계는 여전한 성장세를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 수는 4만170개까지 늘었다.

올해(1~9월)만 해도 신규 출점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순증 규모가 CU 512개, GS25 489개, 세븐일레븐 324개에 달한다. 이로써 올해 10월 9천942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세븐일레븐도 CU와 GS25에 이어 연내에 1만 개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편의점이 생활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창업 후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출점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지만, 이제부터는 편의점도 거대자본의 영역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모든 생활 편의시설을 갖추려면 매장도 커야 하고 그만큼 초기 자본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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