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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 인터뷰> 스타를 넘어 배우로, 이민호

송고시간2009-12-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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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 인터뷰> 스타를 넘어 배우로, 이민호
"받은 사랑만큼 좋은 연기로 꼭 보답할 것"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그가 등장하면 찬란한 후광에 눈이 부시다. 그를 만난 사람은 그의 꽃 같은 외모에 입을 다물지 못하며 찬사를 쏟아낸다.

2009년 대한민국을 휩쓴 꽃미남 광풍의 주인공 이민호(22)다.

그의 출현은 스타에 민감한 10대와 20대뿐 아니라 팬덤 문화 외곽에 있던 40대와 50대 여성들, 이른바 '아줌마 부대'도 드라마 '꽃보다 남자' 촬영 현장과 그의 팬 미팅을 찾아다니며 열광하는 기현상을 만들기도 했다. 한 공중파 방송국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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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저에게 가장 소중한 해입니다.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를 통해 많은 분과 만나고 많은 기회가 생겨 더욱 넓은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됐거든요. 또 제 생애 첫 팬 클럽인 'Minoz'도 생겼어요."

이민호는 올해 3월 종영한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를 연기하며 이름을 크게 알렸지만 사실 데뷔한 지 4년이나 된 중고 신인이다.

청소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과 '달려라 고등어', 영화 '울학교 이티' 등에 잇따라 출연했지만 기억하는 이가 많지 않았다. 주연이었던 '달려라 고등어'는 조기에 종영됐고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캐스팅됐지만 교통사고로 출연이 불발되는 등 비운을 겪기도 했다.

"'꽃보다 남자'에 캐스팅됐을 때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치 로또를 맞은 기분이었다고 해야 하나. (드라마의) 인지도가 높아서 시청자들의 기대와 시선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어요."

'꽃보다 남자' 이후 그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많은 사람이 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니 단순히 알아보는 수준을 넘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는 많은 팬이 생겼다. 그것도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지의 해외에서까지.

"사실 한참 촬영할 때는 인기있다는 말을 들어도 잘 실감이 안 됐어요. 그러다 경남 창원에서 촬영할 때 수천 명의 팬이 몰려든 것을 보고 실감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제가 주위의 시선에 크게 신경을 쓰는 성격은 아니래서요. 제 나이 때 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료 배우인 정일우와 '꽃보다 남자'에서 F4의 일원으로 함께 출연한 김범 등과 함께 국내 스키장에도 간다고 한다. 다행히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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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는 지난 2월 제45회 백상예술대상 레드 카펫에서 넘어진 일과 다리의 철심을 제거한 수술, 팬 클럽 창단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많은 분이 제가 백상예술대상에서 넘어진 모습을 패러디하시더라고요. 넘어지는 모습으로 피아노를 치거나 달리기를 준비하는 모습 등으로요. 하하. 넘어지는 순간에는 정말 창피했는데 지나고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기억되네요. 그리고 철심 제거 수술도 했고. 아, 그리고 팬 클럽을 창단했어요. 해외에서도 많은 분이 찾아줘서 감사했어요. 말도 안 통하고 처음 뵙는 분들인데도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이제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에서 벗어나 더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연기자가 되려고 한다. 앞으로도 연기 생활을 이어가고 싶어서 구준표 이외의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꽃보다 남자'의 차기작으로 내년 상반기에 방송될 드라마 2∼3편의 출연을 두고 고심 중이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공연 등으로 바쁘게 보낸 다른 F4 멤버와 비교해 CF와 팬 미팅 일정을 빼면 특별한 활동이 없던 그가 드디어 다시 깃털을 가다듬고 비상을 준비 중이다. 2010년 그의 활동이 주목되는 이유다.

"구준표가 제 인지도를 높였지만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족쇄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만큼 구준표라는 캐릭터가 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고 CF 등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는데 그 과정에서 구준표라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벗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 이민호로, 그리고 제가 맡을 새로운 캐릭터로 대중에게 다가가려고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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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지금 경험하는 일들과 감정을 최대한 기억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희로애락을 포함해 조급해하거나 안타까움을 느끼는 등의 감정을 기억해 연기할 때 끌어내려고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지켜보며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그때마다 보이는 행동을 이해하려 한다고 전했다. 덕분에 가끔 스태프들이 "뭘 그렇게 뚫어지게 보느냐?"라고 질문하기도 한다고.

"차기작 선정이 늦어지는 이유는 욕심이 나는 좋은 작품과 역할이 많아서예요. (웃음) 그중에는 선뜻 도전하기에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도 있고요. 제가 성장하고 변하는 폭에 맞춰 다양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제일 잘할 수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거기에 맞춰 대본을 읽어보고 있어요. 차기작 선정의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굳이 따진다면 제 성장과 변화의 폭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회인 만큼 이민호는 자신이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에 대한 주관이 뚜렷했다. 그리고 욕심도 많았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 보셨나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러스티 역이 욕심 나요. 그의 대사 중에 '한 곳을 보되 노려보지는 말고, 그가 네게 호감을 느끼게 하되 네가 떠나는 즉시 널 잊을 수 있게 만들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말이 그의 캐릭터를 가장 잘 드러낸다고 생각했어요. 무겁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였어요. 또 영화 '프라이멀 피어'의 에드워드 노튼의 캐릭터처럼 인간의 극과 극을 보여주는 다중인격자 역할도 해보고 싶고 '달콤한 인생'과 같이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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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린스로도 풀 수 없을 것 같은 뽀글뽀글한 퍼머넌트 머리를 풀고 새로운 캐릭터를 향해 도전하려는 이민호. 그의 2010년 각오는 어떨까.

"2009년을 돌아보면 과분할 정도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받은 사랑만큼 꼭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도 올해 마무리 잘하시고 2010년 행복한 새해를 맞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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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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