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화의 패션스토리] 이국적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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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04   |  발행일 2014-07-04 제40면   |  수정 2014-07-04
내 옷에 지중해의 파도·아프리카의 정글이 있다
[정미화의 패션스토리] 이국적 영감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패션계에서 이국적이고 낯선 자연과 도시는 신선한 주제로 떠오르기 마련이다. 늘 보아왔던 환경에서 벗어나 색다른 영감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역시, 다수의 디자이너가 자신이 경험하거나 가보지 못한 생소한 풍경과 컬러를 그들의 아이템으로 표현하여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지중해

미쏘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젤라 미쏘니는 지중해를 떠올리는 넘실대는 파도와 바위, 갈매기 등 추상적인 프린트를 다채로운 컬러로 표현하였다. 최근 유럽에서 떠오르는 디자이너로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디자이너 줄리앙 다비드는 “각기 다른 장소에서 온 것들로 쇼를 만들고 싶었다”는 인터뷰와 함께 지중해를 포함한 흑해, 아드리아해 등 7개의 바다를 주제로 이색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지중해의 싱싱한 과일 프린트와 홀로그램, 구명 튜브와 야자 나뭇잎을 표현한 픽셀 디자인의 아이콘은 낭만적인 소녀의 감성을 잘 살린 듯하다.

◆아프리카

2014 S/S 시즌의 가장 큰 테마라고 할 수 있는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에 관한 탐험.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에서 선보인 얼룩말 프린트의 점프슈트는 열대 초원 사바나를 옮겨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프리카 정글’을 주제로 얼룩말, 표범, 기린 등의 애니멀 프린트를 여성적인 실루엣과 함께 적절히 잘 풀어나간 몽클레어 컬렉션도 눈여겨 볼 만하다.

◆캘리포니아

겐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 중국계 미국인 움베르트 레온과 한국계 미국인 캐럴 림. 그들은 자신들이 청소년기를 보낸 캘리포니아 해변을 회상하며 올 시즌 의상을 선보였다. 해변을 연상시키는 아쿠아 컬러를 중심으로 부서지는 파도를 희화적으로 표현한 프린트는 미국적인 요소들에 대한 향수를 프랑스적인 감각으로 멋스럽게 풀어냈다는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부둣가에 위치한 창고를 캘리포니아 해변으로 탈바꿈한 타미힐피거 또한 네오프렌 소재의 폴로 드레스와 해변가의 안전요원을 연상시키는 컷아웃 디테일이 가미된 지퍼 달린 스윔슈트를 선보여 밝고 긍정적인 캘리포니아 비치를 연상하게끔 했다.

◆남아메리카

여성스러운 실루엣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베레타 페레티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잉카문명의 결정체인 마추픽추에 대한 환상을 이번 시즌 알베레타 페레티 2014 S/S 시즌을 통해 표출해 낸 듯하였다. 남아메리카 전통 직조법과 자수 방식이 전반적으로 골고루 사용되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 칼로 등 멕시코 화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스포티한 감성과 매치시켜 선명한 컬러와 다양한 프린트를 선보였다.

◆런던

남성복의 ‘록 시크’ 룩으로 명성을 떨쳤던 에디 슬리먼을 도입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연출해 나가고 있는 생 로랑은 이번 시즌 1980년대 말과 90년대 초의 런던 클럽 룩을 멋스럽게 표현했다. 하이웨이스트의 마이크로 미니스커트 또는 가죽 팬츠, 80년대 빅 트렌드였던 파워 숄더, 그리고 짧고 가는 굽의 키튼 힐까지 잔뜩 멋 부린 클러버들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듯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하이 퀄리티의 슈트 부티크가 많이 입점된 런던 중심가의 새빌로 거리를 거닐법한 워킹 우먼의 슈트 룩을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

현재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 브라질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 중의 하나로 꼽히는 리우데자네이루가 있다. 아마존의 열대우림의 풍요로움과 남미의 정열적인 이미지를 함께 느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이곳을 떠올리며, 이번 시즌 아이그너는 주황, 파랑, 초록 등의 열대 색상에 크롭톱, 나풀거리는 스커트 등의 아이템을 섞어 역동적인 브라질의 이미지를 선사했다.

패션저널리스트 mihwa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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