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식물은 '매력 덩어리'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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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8-18   |  발행일 2011-08-18 제18면   |  수정 2011-08-24
키우고 쉽고 공기 정화 전자파 차단
분갈이 편하고 한달에 한두번 정도 물주면 해결…
책상위·베란다 등 집안 어딜 둬도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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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식물은 부피가 작고 건강에도 좋은 효능이 있어 인기다. 대구지역 한 화원에 있는 다양한 다육식물들.


준희: 미국에 있을 때 사막을 구경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보다 더 큰 선인장을 봤어요. 그 때 가이드가 그랬어요. 생긴 건 이래도 이 세상에 이 꽃처럼 여린 꽃은 없다.

성우: 여려? 이렇게 독하게 가시까지 가진 게?

준희: 선인장 잘라봤어요? 선인장을 잘라보면, 그 안에 물이에요. 눈물처럼 찝찔한 물이요.

성우: 눈·물?

준희: 그때부터 선인장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나 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 (노희경 작가의 ‘거짓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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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리나

몸속에 늘 수분을 적당히 품고 있는 선인장은 다육식물의 하나다.

다육식물은 잎이나 줄기, 또는 뿌리가 두껍고 수분 함유량이 많은 식물을 지칭하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1만여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식탁에서 반찬으로 자주 만나는 돈나물을 비롯해 바위손, 쇠비름 등도 다육식물에 속한다. 다육식물은 선인장처럼 가시가 있는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가시가 없는 것들이 주를 이룬다.

다육식물전문점 ‘꽃길’ 박순희 대표는 “다육식물은 종류가 다양하고 키우기도 쉬운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공기를 정화하고, 전자파까지 차단하는 등 건강에 좋은 효능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사막이나 고산지대와 같은 건조한 지역이 원산지인 다육식물은 건조한 날씨 속에 살아남기 위해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게 된다. 관엽식물이 물을 자주 주고 성장에 따라 분갈이를 자주 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 비교적 크기가 작고 앙증맞은 다육식물은 책상 위나 탁자, 베란다 등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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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마리아

에 두어도 부담이 없다. 대체로 잎이나 가지가 무성하게 번성하지 않기 때문에 분갈이도 용이하고, 물도 한달에 한두번 정도만 주면 되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잘 자란 다육식물은 3~4년 후 목질화(木質化)로 분재나무처럼 되기 때문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가격이 큰폭으로 뛰기도 한다. 박순희 대표는 “보통 1천원에서 1만원대로 주머니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희귀한 종류가 수입되고 있어서 많게는 300만원까지도 거래가 된다. 고가의 난초처럼 무늬나 색상이 평범하지 않은 돌연변이들이 가격대가 좋게 형성되는데, 일반적으로 무늬가 균일하고 선명한 것이 선호된다”고 말했다.

다육식물은 초보자라도 키우기 쉬운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나 주택 어디서든 쉽게 자라는 강인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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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미라

명력을 가지고 있다. 추위에 약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웬만한 추위에도 끄떡없다.

좀 더 잘 키워보고 싶은 이에게 특별한 팁은 없을까. 다육식물은 누구든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식물이지만, 제대로 잘 키우기 위해서는 좀더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무성하기 보다는 짧고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육식물은 체내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습도에 따라 성장이 좌우된다. 통풍이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키우거나 지나치게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쉽게 물러져 썩어버린다. 통풍만 잘 되면 벌레나 병충해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간혹 여름에는 식물도 목이 마를 거라는 생각으로 수시로 물을 주기도 하는데, 상당수 다육식물이 온도가 높을 때는 성장을 멈추고 휴면기에 들기 때문에 물을 주지 않아도 괜찮다.

실내에서 다육식물을 키우려 한다면 화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내산 도자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최근 많이 유통되는 저가의 중국산 도자기 화분은 통풍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물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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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에보니

빨아들이지 못하고, 배수가 되지 않아 뿌리가 쉽게 무르는 단점이 있다. 박 대표는 “8개월 동안 물을 주지 않고도 식물이 생존한 것을 보았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1~2회 정도의 물을 주는데, 화분상태에 따라 물을 더 적게 주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숯이나 볏짚 태운 것들을 살짝 뿌려주면 보다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박순희 대표는 “주로 주부들이 관심을 가지는데, 한번 빠지게 되면 종류대로 자꾸 모으게 된다. 예쁘고 앙증맞은 모습도 그렇지만, 계절에 따라 몸색을 바꾸고 단풍이 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다육식물을 키우며 얻는 즐거움”이라고 설명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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