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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스텝'③] 한재석 "소중한 연기…더 절실해졌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7.04.07 09:40 / 기사수정 2017.04.07 14:4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한재석이 영화 '원스텝'(감독 전재홍)으로 새 발걸음을 내딛었다. 영화의 제목처럼,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준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6일 개봉한 '원스텝'에서 한재석은 지일 역을 연기했다. 슬럼프로 인해 자기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후 소리를 색으로 인지하는 증상인 색청을 앓는 시현(산다라박 분)을 만나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간다.

'원스텝' 개봉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극장에서 한재석을 만났다. 국내 스크린 복귀는 2011년 '히트' 이후 어언 6년 만이다.

한재석은 "1년 반 정도를 준비한 것 같아요. 시나리오 각색 작업부터 음악 준비, 사전 리딩과 미팅을 통해서 연습하는 기간이 꽤 길었죠. 거의 2년 만에 이렇게 결실을 맺어서 개봉하게 돼 설레고 무섭기도 하네요"라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음악 영화'라는 점은 한재석이 주저하지 않고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한재석은 "음악 영화라는 것에 호감이 확 갔죠. 제가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영화를 많이 하고 싶었었어요"라면서 "제가 어렸을 때 처음 접하게 된 영화도 음악 영화였거든요. '사운드 오브 뮤직'이요. 그 때 너무나 신선하고 좋았고, 특히 음악 영화를 통해 순수성을 찾아갈 수 있는 그 부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산다라박과 함께 음악을 찾아가는, 기억 속의 멜로디를 하나씩 작곡해 나가는 부분에 주력을 뒀다.

"시현과의 작업을 통해서 지일 역시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부분에 포인트를 맞췄다"고 말한 한재석은 '원스텝'을 통해 영화 OST에도 처음 참여하게 된 소감을 전하며 "제가 OST를 낼 정도의 실력이 안 되는데, 감독님과 음악 감독님이 '무조건 해야 한다'고 힘을 많이 주셔서 열심히 보컬 트레이닝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많이 배웠죠. 그런데도 녹음실에 들어가면 자꾸만 늘 했던 대로 나오더라고요. 새로운 작업이어서 재미있었고, 즐겁게 했어요"라고 웃었다.

학창 시절 클래식 기타를 배웠던 한재석은 '원스텝'에서도 실제 기타 실력을 뽐내 눈길을 끈다. "제 부분은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라고 너스레를 떤 한재석은 "제가 치는 부분은 그렇게 많지 않았고, 어렵지 않았어요. 기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아서 마칠 수 있었죠"라고 겸손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산다라박과 함께 무대에 올라 직접 노래를 부른 후반부 장면은 '원스텝'의 포인트 중 하나다.

"제가 보면서 느끼한 것도 좀 있었고…"라며 솔직한 마음을 전해 주위를 웃음으로 물들인 한재석은 "처음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음 이탈도 많이 했어요. 촬영할 때는 재미있었는데, 화면으로 나온 것을 보니까 저의 느끼한 표정도 있고, 사실 걱정이 많이 돼요"라고 토로했다.


노래와 연기로 함께 호흡한 산다라박과의 촬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산다라박 씨가 아이돌 출신이라고 해서 선입견은 없었다"고 말한 한재석은 "(촬영 전부터)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리딩을 수도 없이 해서 좀 친해진 상황이었죠. 산다라박 씨가 무대 위에서는 굉장히 파워풀하잖아요. 그런데 카메라 앞에선 다른 사람이 되더라고요. 생각보다 굉장히 즐거웠어요. 즐거웠다는 것은, 호흡이 잘 맞았다는 것이죠"라고 만족을 표했다.

'원스텝'은 한재석에게 연기에 대한 절실함을 갖게 해 준 작품이었다. 한재석은 '원스텝'을 "결혼하고 육아를 한 후에 처음으로 시작하는 영화다"라고 정의하며 그동안 다소 뜸했던 작품 활동에 대해 말을 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힘들었죠. 원래는 지난 겨울 쯤 개봉을 예정하고 달려오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원스텝'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영화로 많이 찾아 뵌 적이 없고, 또 어렸을 때 한 작품들이 사실 많이 실패해서 두려움도 있고요. 이제 정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지금의 가장 큰 열망이죠."

이전부터 작품을 통해 냉정하고, 똑 부러지는 이미지를 주로 보이며 차가운 인상을 더 많이 남겨왔던 그다. 빈틈없는 조각 외모는 여전하지만, 2017년 지금의 한재석의 내면은 한결 더 편안하고 부드러워졌다.

"사실 저, 많이 편한 스타일이에요.(웃음) 제가 불편한 걸 못 참아요. 어색한 기류가 있는 걸 못 참아서 제가 먼저 다가가는 편이거든요. 처음 보시는 분들은 아니라고 생각하시기도 한다는 것을 몇 번 들어서, 어찌됐든 그건 제가 고쳐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딸아이가 생기고 나서 더 그렇게 됐죠. 아이 앞에서는 항상 밝게 웃어야 되고 또 웃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더 밝게 변한 것 같아요."

배우 한재석의 삶, 또 남편과 아빠 한재석의 삶을 살며 '진정성'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생각을 해 왔던 그다.

한재석은 "누가 더 진정성 있고, 그 진정성을 프로답게 표출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더 진실하게 다가가면 사람들도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요"라면서 "제 연배의 비슷한 배우 친구들이나 동료들을 보면서 (연기에 대해) 더 진지해지고,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몰랐거든요. 그 욕심이 있었지만, 그게 진심으로 원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유연함과 편안함을 찾아가고 싶다는 것이 한재석의 목표다.

"마음 자체가 많이 달라졌어요. 더 절실하고 더 잘하고 싶고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순수한 마음의 욕심이 많이 생겼죠. 지금보다 제가 조금 더 성숙됐을 때, 편안하고 강한 모습들 모두 더 보여드리고 싶어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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