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칸 주차 외제차 응징한 경차 주인, 다음 날 머리채 잡힌 채 지구대 들어갔다 (+사진)

2023-07-2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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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전용 주차칸에 두 칸 주차한 외제차주
외제차주에 비해 키도 작고 마른 체형인 경차주

공용 주차장에서 두 칸 주차를 하다 경차에 의해 응징당한 외제차 주인이 시비 끝에 지구대 앞에서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주차선을 넘어온 BMW 차량(좌) 옆에 경차가 주차돼 있다. /이하 연합뉴스
주차선을 넘어온 BMW 차량(좌) 옆에 경차가 주차돼 있다. /이하 연합뉴스

29일 연합뉴스는 두 칸 주차를 한 외제차 주인에게 폭행을 당한 경차 주인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충남 아산에 사는 그는 지난 5월 24일 오후 11시쯤 한 공용 주차장에 자신의 경차를 주차하러 진입했다.

그런데 A씨가 이용하려고 한 경차 전용 주차 구역에 BMW 차량이 비스듬하게 넘어와 있었다.

결국 A씨는 BMW 차량이 넘어온 경차 구역에 차량을 주차했고, BMW 차량은 빼기 힘든 상황이 됐다.

주차선을 넘어온 BMW 차량(우) 옆에 경차가 주차돼 있다.
주차선을 넘어온 BMW 차량(우) 옆에 경차가 주차돼 있다.

BMW 차주 B씨는 다음 날 경찰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차를 뺀 후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주차 시비를 벌였다.

두 사람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인근의 한 경찰서 지구대로 향했다.

B씨는 A씨를 보자마자 언성을 높이며 몸을 밀쳤다. 그리고 A씨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지구대 안으로 들어갔다.

외제차주가 경차주를 폭행하고 있다.
외제차주가 경차주를 폭행하고 있다.

A씨의 머리채를 잡고 지구대로 들어선 B씨는 경찰이 제지한 후에도 A씨를 향해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B씨에 비해 키도 작고 마른 체형이라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A씨는 "주차장이 밤에는 한가하지만, 아침이면 차들이 몰려 주차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차선을 지켜서 주차했다"면서 "B씨가 전화로 '왜 그렇게 주차했느냐'고 물어서 선생님도 주차를 그렇게 하는 게 맞느냐고 말했고, 지금 어디냐고 물어 경찰 지구대 위치를 알려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B씨가 지구대에서 고성을 지르고 폭력을 행사하며 머리채를 잡아 두려웠다. 자기보다 덩치도 작고 경차 운전자라 만만해 보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B씨는 이에 대해 "주차할 때 내 차를 포함해 넓은 공간에 3대 밖에 없었다. 배가 아파 화장실이 급해 주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다음날 A씨가 휴대전화 문자로 만나는 장소를 알려주면서 반말을 해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A씨와 통화를 할 땐 존댓말을 했다. 그런데 A씨가 비아냥대듯이 반말로 문자를 보내왔다. 만나고 나서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화가 났다. 또 A가 온라인 카페 등 나의 차량을 번호판도 가리지 않은 채 그대로 올려 공개 망신을 주었다. 이 때문에 지금 내 차를 못 타고 렌터카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A씨의 사건은 검찰로 넘어간 상황이다. B씨는 A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