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일지] ‘버섯’ 못 먹는 어린이 입맛도 채식할 수 있을까?

2020.12.01 15:27:01

 

간헐적 육식을 하는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지만, 채식 관련된 정보를 찾으면 찾을수록 고민이 됐다. 대부분 채식 음식에 버섯이 꼭 들어가는데 기자는 팽이버섯을 제외하고는 절대 버섯을 안 먹기 때문. 애초에 버섯, 가지, 연근 등 물컹한 느낌의 채소는 모두 가리는 초딩 입맛 출신인 터라 고기를 안 먹는 것보다 버섯이라는 장벽이 더 크게 느껴졌다.

 

버섯은 채식주의자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품으로 알려졌다. 채식을 할 경우 결핌되기 쉬운 비타민B와 칼슘 흡수를 촉진하는 비타민D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일단 굳이 ‘비건’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되기보다는 좀 더 식단에 자유를 주되 채식을 오래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버섯으로 비타민B와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없는 탓에 달걀과 우유는 먹는 락토오보 채식주의를 목표로 삼았다.

 

◆ 비타민B와 D 어떻게 보충할까?

 

지난해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B12가 대부분 동물성 식품에 존재하기에 채식주의자에게 비타민B12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달걀이나 메추리알로 충분히 비타민B12를 보충할 수 있기에 오보(ovo) 채식주의자는 결핍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달걀‧오리알‧메추리알을 한 개 먹으면 비타민B12 하루 권장량(2.4㎍)의 각각 28∼46%, 58%, 18∼21%를 보충할 수 있다.

 

 

식물성 식품 중 비타민D가 가장 풍부한 것은 버섯이지만, 달걀 노른자에도 비타민D가 풍부하다. 우유에도 비타민D와 비타민A,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 

 

2015년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농업과학원이 시중에 판매되는 곡류와 곡류가공품, 채소, 과일, 견과류, 버섯류의 비타민D 함량을 조사한 결과 식물성 식품 가운데 100g당 비타민D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마른 목이버섯(364㎍), 다음은 마른 표고버섯(199㎍), 생 목이버섯(12㎍) 순서였다. 일부 버섯과 곡류를 가공한 시리얼에는 비타민D가 소량 함유돼 있었으며, 그 외에 식품에는 비타민D가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어나 고등어 등 기름기 많은 생선과 달걀, 우유, 동물의 간 등에 비타민D가 상당량 들어있다. 채식주의자라면 하루에 햇볕 15분 이상 쬐기를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영양부실 채식→달걀‧콩‧두부에 집중

 

 

락토 오보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일주일간 먹은 식단은 너무나 단조로웠다. 하루 한 끼는 양상추와 양배추, 파프리카, 새싹채소로 만든 샐러드에 요거트와 오트밀 조합을 곁들였다. 가끔 달걀을 삶아 먹거나 샐러드에 두부를 데쳐 올렸다.

 

나머지 한 끼는 밀가루 요리를 먹게 됐다. 달걀이나 버터도 먹어도 된다는 생각에 빵을 먹거나 떡볶이를 먹는 날이 허다했다. 간식으로 과일과 견과류를 먹었지만, 일주일간 허전함이 느껴졌다. 괜히 어지럽고 기운이 안 나는 느낌도 들었다.

 

일주일간 영양 부실&밀가루 위주의 채식주의를 시도한 끝에 달걀과 콩, 두부 세 가지 중 하나는 꼭 먹자는 계획을 세웠고 메뉴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매일 단백질과 비타민B와 D를 챙기겠다는 목표였다.

 

 

◆ ‘락토오보’ 채식 요리

 

1. 두부볶음덮밥

 

두부와 옥수수를 잘게 썰어 포슬포슬하게 볶아 밥에 얹어 먹는 요리다. 담백한 맛이 매력인데 밥과 두부를 함께 곁들이다보니 포만감이 뛰어나다. 재료를 볶을 때는 약불에 수분을 날려가며 충분히 볶아야 포슬포슬한 느낌이 살아난다. 해산물도 먹는 페스코라면 새우살을 다져 넣어도 좋다. 맵고 달고 짠 맛이 없어 어른 아이 모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재료 : 밥 2공기, 두부 반 모, 통조림 옥수수 100g, 양파 1/4개, 생강가루 약간, 식용유 2큰술, 무순·소금·후춧가루·참기름·통깨 약간씩

양념장: 간장·맛술 1큰술씩

 

1. 두부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하고 옥수수와 양파는 굵게 다져 섞는다.

2. 무순은 흐르는 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3. 팬을 달구고 식용유를 둘러 옥수수와 양파를 넣어 소금, 후춧가루로 간해 수분이 날아갈 때까지 볶은 후 넓은 접시에 담아 한 김 식힌다.

4.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두부를 손으로 뜯어 넣고 볶는다. 생강가루를 넣고 수분이 날아갈 때까지 볶은 다음 양념장장, 통깨, 참기름을 넣고 고슬고슬하게 볶는다.

5. 밥 위에 ③과 ④를 올리고 무순을 곁들인다.

 

2. 두부국수

 

고기나 버섯 없는 면 요리는 자칫 영양소가 부족하기 쉽다. 기자처럼 밥보다 면을 좋아한다면, 두부국수를 추천한다. 두부는 너무 단단하지 않고 부드러운 것을 넣는 것이 좋은데, 찌개용 두부도 좋고 순두부도 잘 어울린다. 일반 소면 대신 녹차소면이나 쌀 소면을 넣으면 식감이 더욱 쫄깃하다.

 

재료 : 소면 180g, 두부 1모, 실파 2줄기, 통깨‧후춧가루 약간씩

국물 : 표고버섯 2개, 무 3cm 1토막, 국간장 1큰술, 물 5컵

양념장 : 국물 1큰술, 국간장 2큰술, 다진파‧다진마늘‧고춧가루 1작은술씩, 김가루‧참기름 약간

 

1. 냄비에 국물 재료를 넣고 물을 부어 끓어오르면 중간불로 줄여 30분간 끓인다. 국물은 체에 거른 뒤 국간장으로 간을 한다.

2. 국물을 내고 건진 표고버섯은 굵게 다진다.

3. 실파는 송송 썬다.

4. 국물로 양념장을 만들어 놓는다.

5. 소면은 삶은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6. 국물에 두부를 크게 잘라 넣고 끓인다.

7. 한소끔 쓿으면 소면에 ⑥을 붓고 두부를 떠서 올린다.

8. 버섯과 실파를 올리고 김가루와 양념장을 곁들인다.

 

3. 양파달걀덮밥

 

요리하는 법도 무척 쉬워 자주 해먹을 수 있다. 양파를 도톰하게 채썰어 달걀을 볶아 덮밥 소스를 만들면 고소한 향에 군침이 돈다. 달걀프라이는 원하는 만큼 익히면 되는데, 반숙으로 익히면 촉촉하게 비벼먹을 수 있다.

 

재료 : 밥 2공기, 양파·달걀 2개씩, 풋고추 1개, 올리브유 1큰술

양념 :간장 2큰술, 물엿 1큰술, 참기름 ½작은술, 통깨·후춧가루 약간씩

 

1. 양파는 굵게 채 썰고 풋고추는 송송 썬다.

2. 양념 재료는 미리 섞어둔다.

3. 팬을 달구고 올리브유를 둘러 양파를 중간 불에서 숨이 죽을 때까지 볶는다.

4. 양념을 붓고 약불에 자작해질 때까지 볶는다.

5. 달걀은 반숙으로 프라이를 만든다.

6. 밥 위에 볶은 양파와 달걀프라이, 고추를 올린다.

 

4. 콩샐러드

 

콩은 주로 쌀과 함께 밥으로 지어먹거나 콩자반으로 만들어 먹었다. 콩국수나 콩물, 순두부를 만들기에는 번거로울 것 같던 차에 신효섭 셰프의 조언을 들었다. 검은콩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콩을 준비하면, 새콤한 레몬즙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다만 콩샐러드 또한 콩을 불리고 삶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시간이 여유로울 때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 콩은 삶을 때 물이 끓으면서 넘칠 수 있는데, 뚜껑을 열고 닫으면 비린내가 날 수 있으니 콩의 양보다 2배 이상 큰 냄비에 삶자.

 

재료 : 콩 2컵, 레몬즙‧올리브유 2큰술씩, 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물 2컵

 

1. 콩은 종류별로 준비해 물에 담가 12시간 이상 불린다.

2. 볼에 레몬즙과 올리브유를 넣고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섞는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소금을 약간 넣어 끓으면 불린 콩을 넣고 15분간 삶는다.

4. 콩을 건져 따뜻할 때 ②를 넣고 버무려 냉장고에 하룻밤 재웠다가 다음날 먹는다.

김규아 gyua@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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