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현 (4)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화제를 모은 배우 지승현이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지승현은 최근 종영한 tvN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에서 영화제작사 대표 재벌 2세이자, 포털사이트 유니콘의 이사 송가경(전혜진 분)과 정략결혼한 사이인 오진우를 맡아 열연했다. 특히 서사가 진행될수록 송가경을 향한 연민과 순애보로 ‘쓰랑꾼’(쓰레기+사랑꾼)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이를 언급하자 지승현은 “쓰랑꾼 발전이 되더라. 배타미(임수정 분)에게 돈을 던졌을 땐 ‘쓰레기’, 가경이를 챙겨주고 대통령 아들을 혼내는 모습으로 보시고 ‘쓰랑꾼’으로 바꼈다가 최종회를 기점으로 ‘이제 너 사랑꾼해’ 그러시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2007년 MBC ‘히트’로 브라운관에 데뷔, 2009년 영화 ‘바람’에서 정우의 선배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긴 무명생활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중 2016년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북한군 특수부대 요원으로 등장해 송중기와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지승현은 분량은 작아도 매작품마다 임팩트가 강한 역할을 많이 맡아왔따. 그럼에도 주연에 대한 욕심은 있을 터. “독립영화에서 주연으로 촬영한 적이 있는데 재미있더라. 원래 현장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인데, 책임감도 더 생기고 이제 나이도 선배대가 돼서 현장 전체의 분위기를 책임져야하 나이더라. 극을 이끌어가고 싶은 욕심은 항상 있다.”

‘검블유’에 합류할 수 있었던데는 ‘태양의 후예’ 당시 김은숙 작가의 보조작가였던 권도은 작가의 영향이 컸다. 권 작가가 ‘검블유’의 집필을 맡으면서 오진우 역에 지승현을 추천한 것. “작가님께서 ‘태양의 후예’ 종방연 때 제게서 재벌과 순정남의 모습을 보셨다며 현재 감독님께 저를 추천했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하며 웃은 지승현은 “주로 센 역할만 하니까 작품으로 저를 보신 분들은 제가 잘 못 웃는 줄 아는데 사적으로 만나면 병맛 개그도 참 좋아한다. 작가님이 그런 부분을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덕분에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지승현은 일찌감치 차기작으로 JTBC 새 드라마 ‘나의 나라’ 출연을 확정 짓고 현재도 열심히 촬영 중이다. 극중 뛰어난 무관이자 명석한 두뇌의 전략가 박치도를 맡아 선 굵은 연기와 묵직한 카리스마를 내뿜을 예정. 지승현은 “양세종 씨와 호흡이 많다. 형이자 스승같은 역할이라 브로맨스도 기대해주셔도 좋다”며 “우도환, 설현, 장혁 선배님과 함께하는 통쾌한 액션, 승마 액션도 볼거리다. 생동감 있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거의 대역없이 소화했다”고 밝혀 기대감을 안겼다.

사실 지승현은 경희대 영어학부를 졸업,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은 반전 ‘뇌섹남’이다.이를 언급하자 지승현은 수줍은 듯 “장학금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냥 학교를 열심히 나간 거다. 성실상을 받은 거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영어 선생님이셔서 영향을 받은 거 같다. 또 어린 나이에 나중에 할리우드에 가려고 영어학과를 갔다. 굉장히 엉뚱했다. 실제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영문학이나 심리학을 많이 전공했더라. 그래서 심리학 수업도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중고등학생 때 혼자 길거리에서 인터뷰 연습을 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지승현은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집이 시골이기도 하고 당시만 해도 아이돌이 유명할 때도 아니었다. 연기하고 싶단 이야기를 했다가 아버지에게 혼나서 무서워 얘기도 못꺼냈다”는 그는 “17세에 자퇴하고 연기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모두 학교 선생님이셔서 실제로 자퇴하진 못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꿈이 있었던 것만으로도 운이 좋았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은 꿈은 그대로이냐고 묻자 “요즘 많이 가시니까 제게도 기회가 올 수 있지 않을까. 항상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 영어는 많이 까먹었지만 캐나다 어학연수도 잠깐 다녀왔고 ‘태양의 후예’를 중국하고 동시방송을 했는데 중국에선 북한말을 할 수 없어서 영어로 제가 직접 더빙해서 방송을 하기도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승현은 배우로서 자신의 매력으로 눈빛과 목소리를 꼽았다. “예전에는 항상 센 모습과 거친 말투로 연기하니까 ‘쟤는 저런거 밖에 못해’란 오해를 많이 하셔서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번에 오진우를 연기하면서 ‘목소리가 좋다’는 얘기도 듣고 대사가 별로 없어 감정들을 눈으로 표현했어야 했는데 ‘눈빛이 괜찮다’는 칭찬도 들었다. 너무 감사하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바를정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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