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루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등장한 울트라 루키 삼총사 조아연 임희정 박현경(왼쪽부터)이 4일 제주 롯데스카이힐CC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첫 홀 티샷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서귀포=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실수도 있었지만 크게 나쁘지 않았다. 4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파 72, 6301야드)에서 열린 201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 참가한 ‘울트라 루키’ 조아연(볼빅), 박현경(하나금융그룹), 임희정(한화큐셀·이상 19)이 함께 국내 투어 데뷔전을 치렀다.

아마추어 때부터 ‘될 성부른 떡잎’으로 기대를 모은 루키 삼총사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기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조아연과 박현경은 신인왕 포인트 랭킹 공동 1위(102점)이기도 해 라이벌 매치에 눈길이 모였다. 아마추어 때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의의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조아연은 “실력 좋은 동기가 있어 자극이 된다”는 말로 경쟁을 즐기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난해 12월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효성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로 우열을 가리지 못해 생애 단 한 번 뿐인 신인왕 쟁탈전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1라운드에서는 1언더파 71타를 친 조아연이 이븐파를 기록한 박현경에 한 타 앞섰다. 수 차례 버디 기회를 놓친 박현경은 “경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퍼팅감이 안좋아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막았다. 2라운드는 오늘보다 조금 더 즐기겠다”며 웃었다.

조아연  2번홀 세컨드샷샷 날리고 있다
조아연이 2번홀에서 세컨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임희정은 첫 홀인 1번홀(파4)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3오버파 75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첫 홀에서 한 드라이버 티샷이 아웃오브 바운드(OB)가 돼 순식간에 타수를 잃었다. 살떨리는 국내 데뷔전 첫 홀 첫 샷이 OB가 되면 멘붕에 빠질법도 한데 남은 17개 홀에서 버디와 보기 3개씩을 기록해 나름 선전했다. 쟁쟁한 투어 프로 베테랑들도 국내 개막전에서는 떨기 마련인데 첫 홀 샷 실수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는 계기가 됐다. 그는 “데뷔전이라 잘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안됐다. 2라운드에서 더 집중해서 컷 통과를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조아연은 만만치 않은 비거리로 갤러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번홀(파 4)에서 우드로 티샷을 했는데 박현경이 날린 드라이버 티샷보다 1m가량 더 날아갔다. 반전은 조아연의 두 번째 샷이 헤저드에 빠져 첫 보기를 범한 장면이다. 그러나 드롭 후 한 4번째 샷이 홀컵 바로 앞에서 멈춰 타수를 더 잃지는 않았다. 장타자들은 일반적으로 숏게임이 약하다는 평가를 듣는데 조아연의 그린 주변 칩샷은 거리감과 방향성 모두 묙표지점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조아연은 “프로데뷔 후 국내에서 치르는 첫 경기라 긴장을 많이 했다. 후반에는 평정심을 갖고 경기에 임하려고 노력했는데 평소 성적이 잘 나왔던 곳인만큼 더 공격적으로 임하면 2라운드에서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현경  2번홀 티샷 날리고 있다
박현경이 드라이버 티샷을 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한편 이날 1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은 임은빈(22·올포유)이 6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은지와 이정민, 김민선5 등이 5언더파 67타로 공동 2위, 최혜진이 4언더파 68타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최혜진은 “오랜만에 대회에 출전해서 긴장도 하고 설렜다. 그거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 스코어를 따로 목표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지난해에 비해 그린이 단단해졌고 (볼이)튀는 홀도 있었다. 바람이 불면 더 굴러가기도 하는 등 까다로운 편이었다. 조금더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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