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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해외 가수로는 처음으로 일본 닛산 스타디움 무대에 선 동방신기.제공|SM엔터테인먼트


‘한류 킹’ 동방신기가 일본 최고의 무대 스타디움을 점령하며, 또 한번 최초이자 최대의 기록을 수립했다.

동방신기는 17일 2002년 한일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일본 요코하마 코호쿠구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무려 7만2000여명의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동방신기 라이브 투어 2013’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1998년 닛산 스타디움이 개장한 이래 이 무대를 밟은 해외가수는 동방신기가 처음이다. 지난 4월부터 18일까지 총 18회의 단일 공연에서 한국 가수로는 역대 최다 관객수인 85만명을 동원하며 870억원의 총 입장권 수익도 거뒀다. 폭염 속에 오전부터 줄을 선 팬들은 1,2층 관중석과 잔디구장 위에 마련된 스탠딩석까지 7만2000석을 빼곡히 메우는 장관을 연출했다. 생애 처음 스타디움 무대에 오른 동방신기는 “내 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담아보는 건 처음이다. 우리 인생에 너무도 특별한 날이다”라며 벅찬 감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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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일본 닛산스타디움 공연에서 7만2000여 일본팬을 열광시킨 동방신기.제공|SM엔터테인먼트


◇7만의 기립, 7만의 노래 “이것이 동방신기다”

이날 공연은 일반 공연과는 스케일부터가 달랐다. 7만명이 넘는 관중들이 무대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가로 95m, 높이 22m의 메인무대에 총 5개의 거대 스크린이 세워졌고, 맞은 편에도 가로 19m, 높이 9m의 스크린을 세웠다. 메인 무대를 중심으로 장방형으로 총 4군데 무대를 연결해 멤버들은 총 120m에 이르는 무대를 앞뒤로 오가며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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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동방신기의 공연이 펼쳐진 일본 닛산스타디움의 전경.제공|SM엔터테인먼트


지난 3월 일본에서 발매한 앨범 ‘타임(Time)’을 주제로 동방신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한 무대는 웅장함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메인 무대 양쪽으로 로켓을 연상시키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무대 앞뒤를 오가는 모노레일에는 우주선 모양의 이동차가, 무대 아래에는 스크린을 장착한 거대 이동차가 준비됐다. 미리 관중석에 배포된 손목시계는 음악에 따라 색이 바뀌며 반짝여 관중석까지 하나의 그림으로 움직이는 장관을 연출했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활용한 감각적인 무대연출도 돋보였다. 무대 앞과 뒤가 돌출해 회전하는가하면, 옆 무대와 네 모서리에도 리프트를 설치해 수평과 수직으로 무대를 활용,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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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7만여 관중을 열광시킨 동방신기의 콘서트가 열린 닛산스타디움의 열기는 2002한일월드컵때 붉은 악마를 연상시킨다.제공|SM엔터테인먼트


동방신기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총 200분 동안 앵콜곡까지 무려 26곡의 노래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동방신기에게 해외아티스트 사상 최다인 12번째 오리콘 위클리 싱글차트 1위를 안긴 ‘타임’의 수록곡 ‘Y3K’, ‘휴머노이즈(Humanoids)’, ‘랏탓탓(Rat tat tat)’, ‘원 모어 씽(One more thing)’, ‘캐치 미(catch me)’등 10곡과 2011년 9월 발매한 ‘톤(Tone)’의 수록곡 ‘슈퍼스타’, ‘듀엣’ 등 3곡,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하트 마인드 앤 소울(Heart mind and soul·2006), ‘서머 드림(Summer dream·2007), ‘퍼플 라인(Purple line·2008) 등 수많은 레퍼토리에 팬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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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7만여 일본 관중앞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치는 동방신기.제공|SM엔터테인먼트


◇데뷔 10년 동방신기 “기적같은 무대, 꿈이 현실이 됐다”

35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혼신의 힘을 쏟아부은 공연을 마친 동방신기는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엄청난 크기의 무대를 시종일관 뛰어다니느라 몸은 지친 상태였지만, 환한 미소에는 뿌듯함이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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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의 최강창민.제공|SM엔터테인먼트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은 “아주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5대 돔(삿포로 돔, 나고야 돔, 후쿠오카 야후재팬돔, 오사카 교세라돔, 도쿄돔) 투어를 마치자마자 스타디움 라이브라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꿈을 실현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어렸을 때 축구경기를 보던 곳에 팬이 빼곡히 들어찬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내 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담아본 적이 있었을까 싶다. 단지 멋있다는 말로는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동방신기는 2005년 4월27일 일본에서 공식 데뷔했다. 한 대학의 소강당에서 소박한 첫 무대를 꾸렸던 그들이 8년만에 7만2000명을 눈앞에 두는 기적같은 경험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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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의 유노윤호.제공|SM엔터테인먼트


데뷔 10년을 앞두고 있지만 일본에서 동방신기의 팬덤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유노윤호는 “우리는 어떤 무대든 그 순간을 즐겨왔다. 작은 공연을 열심히 해내고, 중간 크기의 공연도 하고, 점점 넘어가면서 새로운 매력을 찾아가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근래 들어 남성팬들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공연에 가족, 친구, 연인들이 함께 오는 경우가 늘었다. 마니아 공연을 넘어 동방신기 공연이 하나의 쇼가 됐고, 이를 즐겨주시는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오는 12월26일에는 한국 데뷔 10주년도 맞게 됐다. 유노윤호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아직 못했지만, 10주년 기념 콘서트나 이벤트를 생각하고 있다. 동방신기의 새로운 면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잘 되는 것보다 밀도있는 아티스트가 되는게 중요한 것같다. 많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가수로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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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18일 공연까지 총 18회 일본 공연에서 관객 85만명을 모아 한국 가수로는 최다 관객수 기록을 다시 한번 세운 동방신기.제공|SM엔터테인먼트


◇또 깼다! 단일 공연 최대 85만명, 수익만 870억원

동방신기는 이날 공연을 포함해 17, 18일 이틀간의 공연으로 총 14만4000여명의 관객을 추가하면서 자신들의 종전 투어 기록인 55만명 관객수를 또 한번 돌파하게 됐다. 지난 4월27일 사이타마 슈퍼아레나를 시작으로 5대 돔, 닛산 스타디움까지 이어진 총 18회 일본 공연의 관객수는 무려 85만명. 동방신기 단일 투어 사상 최대 규모이자 역대 한국 가수를 통틀어 최다 관객수다. 공연의 총 입장권 수익만 870억원으로 굿즈(공연 관련 상품)판매까지 포함하면 총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8년간 최정상의 가수로 군림해온 동방신기는 퍼포먼스와 재미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무대를 통해 여전히 성장하는 팬덤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팬들은 대부분 2~3년 된 팬들로 하나같이 “동방신기는 일본에서 이미 아이돌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고베에서 온 모녀팬 오오구마(49·여)씨와 딸(19)은 “지난해 도쿄돔에서 열린 KBS2 ‘뮤직뱅크’ 공연을 보고 둘이 함께 팬이 됐다. 일본어가 이 정도로 유창하고 일본 활동을 제대로 하는 가수는 드물다. 외국가수가 닛산 스타디움에 서는 건 처음이라고 하는데, 팬으로서 정말 뿌듯하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동방신기 공연 티셔츠를 입은 10대 남성팬도 발견할 수 있었다. 도치기현에서 온 고교생 스즈키 군, 고바야시(이상 17)군은 “2년 전부터 팬이 됐다. 무대에서 퍼포먼스가 너무 멋지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아이돌이 많지만, 단연 동방신기가 최고다”라고 말했다.

동방신기의 일본 데뷔 무대부터 함께 해온 에이벡스 라이브 크리에이티브의 키쿠타 요우코(34)씨는 “동방신기는 정말 작은 공연장에서 시작해 오직 공연을 통해 감동을 안기고, 이를 본 관객들이 주변의 친구와 지인들을 데려오면서 현재의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단순히 유행이나 미디어의 힘이 아닌, 멤버들의 열정과 퍼포먼스의 완성도로 낸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요코하마(일본) | 박효실기자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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