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와인 같은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와인처럼 숙성이 될수록 맛과 멋이 풍겨지는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대위에서 더욱더 빛난다.”

‘리빙 레전드’ 동방신기가 돌아왔다. 동방신기(유노윤호, 최강창민)가 데뷔 20주년 당일인 26일 정규 9집 ‘20&2’를 발매하고 약 5년 만에 컴백한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003년 12월 첫 싱글 ‘허그’로 데뷔한 동방신기는 ‘라이징 선’ ‘마법의 성’ ‘오정반합’ ‘풍선’ ‘주문-미로틱’ 등 수많은 히트곡들을 탄생시키며 20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해외 아티스트 사상 도쿄돔 최다 공연을 기록하는 등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의 기반을 닦았다.

유노윤호는 “벌써 20주년이라는게 아직까지도 실감이 안 난다”며 “성인식을 맞이하는 나이이지 않나. 항상 버팀목이 되어 주신 팬들과 스태프들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온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강창민은 “기념일에 별로 감흥이 없는 편인데, 동방신기로서 20주년은 특별하게 다가오더라.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 그룹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그런 가수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20&2’는 지난 오랜 시간 동방신기가 쌓아 올린 음악적 역량과 내공을 총집합한 앨범이다. 동방신기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댄스 곡 ‘레벨’, ‘다운’부터 멤버들의 솔로곡 ‘픽스 잇’, ‘테이크 바이 브리드 어웨이’, 그리고 팬들에게 반가움과 감동을 전할 ‘프로미스’, ‘더 웨이 유 아’ 등 10곡이 담겨있다.

20주년을 기념하는 음반을 베스트가 아닌 새 노래 10곡으로 가득 채운 정규 음반 형태로 낸 단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늘 깨어 있고자 하는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두 멤버의 의지가 읽힌다. 최강창민은 “정체될 수 있는 위치지만 정체되지 않고 저항하며 나아가자는 진취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그런 메시지에 걸맞게 현재의 음악, 앞으로 나아가는 음악성을 느끼실 수 있는 앨범으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곡 ‘레벨’은 강렬한 드럼 비트와 무게감 넘치는 신스 베이스가 역동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댄스 곡이다. 가사에는 ‘한 시대의 진정한 반항아(Rebel)는 기존 관념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아가는 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스럽지만 새롭게 진화하고 있구나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퍼포먼스에 대해 최강창민은 “동방신기가 퍼포먼스를 하기 강렬하면서도 역동적인 곡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를 만들려고 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최강창민은 이번 정규 9집 ‘20&2’에서도 팬들을 향한 진심을 담은 ‘프로미스’를 직접 작사했다. 이 곡에 대해 그는 “’고맙고 아름다운 너’라는 가사처럼, 동방신기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온 카시오페아(팬덤명)를 생각하며 앞으로도 좋은 곳을 향해 같이 걸어 나가자는 약속을 건네는 곡이다. 팬 여러분들이 많이 듣고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동방신기는 지난 23일 역대 히스토리를 한눈에 만날 수 있는 전시회부터 26일 새 앨범 발매와 함께 30~31일 이틀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단독 콘서트를 열며 연말을 마무리한다. 히트곡 메들리를 예고한 콘서트에 대해 최강창민은 “저희가 20주년을 맞은 만큼 20년 전의 소녀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곡들을 준비를 많이 했으니 즐길 준비하고 오시면 좋겠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동방신기 멤버들은 20주년을 맞아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전했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가 여러 일이 있었는데 묵묵히 옆에서 같이 있어줘서 동방신기를 지켜줘서 고맙다. 또다른 저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최강창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최강창민은 “윤호 형이 없었으면 20주년을 맞을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가는 길, 가려고 하는 길에 든든히 옆에 있어줬고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잃었을 때마다 이끌어주는 나침반 같은 형이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동방신기가 K팝에 또 한 번 써 내려갈 새로운 역사에 기대가 쏠리고 있는 가운데, 유노윤호는 “무대에 올라가기 전 ‘왜 우리가 동방신기인지 보여주자’는 말을 한다. 부족하고 못할 수 있는데 저희의 에너지로 추억을 만들어 드릴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해지고 색이 진해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