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14일 충북 음성의 코스카 골프장에서 벌어진 YTN·볼빅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이정민이 당당하게 마지막 홀 그린으로 들어서며 환호하는 갤러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제공 | KLPGA

이정민(22·비씨카드)이 상금랭킹 1, 2위 김효주(19·롯데), 장하나(22·비씨카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시즌 2승째를 수확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빅3’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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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이 YTN·볼빅 여자오픈 우승을 확정지은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 KLPGA

이정민은 14일 충북 음성의 코스카 골프장에서 벌어진 YTN·볼빅 여자오픈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적어낸 이정민은 김하늘(27·비씨카드), 고진영(19·넵스), 김민선(19·CJ오쇼핑) 등 공동 2위(10언더파 206타)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달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지 한 달만에 2승째를 수확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통산 4승을 거둔 이정민은 우승 상금 1억원을 보태 총 상금 4억2400만원으로 김효주와 장하나에 이어 상금랭킹 3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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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볼빅 여자오픈에서 시즌 2승째를 수확한 이정민(왼쪽)이 함께 우승을 다퉜던 배희경으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제공 | KLPGA

4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출발한 이정민은 전반 9홀에서 단 1타를 줄이는 더딘 발걸음으로 속을 태웠다. 그 사이 배희경(22·호반건설)이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이정민을 추월했다. 반격의 신호탄은 11번 홀(파5)의 짜릿한 이글이었다. 시원한 장타를 앞세워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인 이정민은 가볍게 이글 퍼트를 떨궈 선두를 되찾았다. 배희경은 14번 홀 보기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뒤 16번 홀에서는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범해 공동 5위(9언더파 207타)에 머물렀다. 이정민에 1타 차까지 따라붙었던 김민선이 17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이정민 쪽으로 기울었다. 이정민은 17번 홀에서 쉽지 않은 2m짜리 파 퍼트에 성공한데 이어 18번 홀에서는 2m 짜리 버디 퍼트를 떨구며 우승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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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이 YTN·볼빅 여자오픈 우승을 확정짓는 버디 퍼트를 떨군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제공 | KLPGA

이정민은 “넵스 마스터피스에서도 3라운드 선두로 나섰다가 우승을 놓쳤다. 그 때는 몸이 너무 좋지 않아 스스로 불안했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스코어보드를 보고 역전 당한 것을 알았다. 선두가 아니어서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11번 홀 이글로 역전이 됐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코어보드를 보지 못해 마지막 홀에 들어와서야 우승하겠구나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번 우승할 때보다 편했다. 마지막 퍼트하기 전에 (고)진영이가 ‘제가 먼저 할까요’하고 묻기에 내가 먼저 하겠다고 했다. 내리막이 심해서 최대한 부드럽게 치겠다는 생각만 했다. 긴장하면 세게 치는 버릇이 있어서 홀 앞에 세우기만 하자고 했는데 들어가버렸다. 우승 퍼트가 갑자기 나와서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이정민은 “두 번째 샷이 언덕을 넘어가는 것은 봤다. 얼마나 붙였는지는 몰랐는데 버디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이글을 잡은 짜릿한 순간을 돌이킨 뒤 “통산 4승을 하는 동안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었다. 아직 올시즌 메이저대회가 3개 남아있는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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