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령 작가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 ‘꼬셔야 사는 사람’ 아침마당 남희령 작가가 수백명을 꼬셨던 비결을 털어놨다.

매일 전국민의 아침을 열었던 KBS1 ‘아침마당’이 30주년을 맞았다. 1991년 5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아침마당’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안방극장의 상쾌한 아침을 알렸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 출연해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아침마당’은 시청률까지 잡은 착한 프로그램으로 오랫동안 시청자들과 함께해왔다. 30년의 역사 만큼이나 긴 시간 애정을 가지고 함께 걸어온 작가들이 있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25일 ‘화요초대석’ 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남희령 작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남희령 작가는 “저는 꼬셔야 사는 사람이다”라고 짧고 굵은 소개를 마쳤다. 이어 “8년 째 ‘화요 초대석’을 담당하고 있다. 일년에 100명 정도 나오니 제가 수백명을 섭외한 거다. 작가 생활이 24년이니 아마 다 합치면 훨씬 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작가는 “제가 막내 때부터 섭외 전화를 많이 해서 텔레마케터의 고통을 안다. 그래서 텔레마케터에 전화가 오면 저는 다 응대한다”면서 “섭외 부탁 때 거절 의사를 보이면, 대충 들어보면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감이 온다. 사전 인터뷰에서도 출연진 분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방송하기 때문에 출연했던 출연자들은 저를 꼭 믿는다. 악마의 편집이라거나 작가나 피디가 (논란 내용을)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거나 무능한거다. 제작진으로서 불쾌한 말이다”고 했다.

‘아침마당’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각각의 코너로 안방극장에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현재 김재원, 이정민 아나운서가 남녀 MC로 진행을 맡고 있으며 김학래 등이 패널로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남희령 작가는 “생방송이다보니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코미디언들은 웃기려는 본능이 있어서 위험한 발언을 할 수 있는데 김학래 선생님은 식자층(학식과 견문이 있는 계층)이라 그런지 수위조절을 잘 하신다”고 출연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또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아침마당’ MC로 활약하다 지난 2018년 다시 합류한 김재원 아나운서에 대해 “(김)재원 오빠는 굉장히 똑똑하고 매일 책을 읽는다. 대본을 100% 숙지하고 들어가신다”면서 “생방송은 돌발상황이 많고 출연자분이 대본 숙지를 못해 뒤에서 할 이야기를 땡겨와서 할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이야기 호흡을 맞추는 것을 MC 분들이 정확히 하고 있다. 대본을 써 놓으면 120으로 만들어준다”고 감탄했다.

아침마당2

남 작가는 “아침마당이 브랜드다”라고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침마당 작가라고 하면 저를 이금희 언니처럼 본다. 원래 인간극장을 오래 했는데, 아침마당 작가라고 했을 때 반응이 달랐다. 아침마당의 힘은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고 시청자 분들이 내용의 진정성을 아는구나 생각했다. 아침마당에 나왔다고 하면 주가가 너무 올라가 패널 섭외 시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생방송인만큼 예기치 못한 사건들도 발생했을 것. 남 작가는 “한번은 출연자 분이 생방에 늦은 적이 있다. 피가 마른다. 땜빵나서 제가 나간 적도 있다”고 웃지못할 에피소드들을 털어놨다. 그는 “갑자기 방송 시작 일분 전에 스튜디오 문을 열고 (출연자 분이) 뛰어들어왔다. 황당한 것은 가방을 택시에 두고 내렸고 했다. 잠시 후 청원 경찰이 아침마당 스튜디오를 찾아와서 가방을 주고 가셨다. 출연자분이 택시비도 안 내고 가방도 안 들고 바로 뛰어내리신거다. 택시비를 드리겠다고 했더니 기사 분이 아침마당을 너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그 정도 도움은 주고 싶다고 한시코 거절하셨다. 참 대단한 프로그램이다”라고 했다.

또 “저에게 KBS1이 뭐 이렇게 시청률 따지냐고 하는데, 방송의 존재 이유는 사람들이 보기 위한 것이다. 저는 시청률을 굉장히 신경 쓰는 편이고 ‘시청률 신경 안 써도 돼’라는 말은 부끄러운 소리고 직무 유기다”라고 덧붙였다.

-②에 계속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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