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미국 가톨릭 사제들 점점 보수화

입력 : 2022-12-19 21:30:00 수정 : 2022-12-19 20:04:5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주교회 의장·부의장에 대표 보수 인사
1980년대 이후 서품 사제 가장 보수적
신자들은 진보화… 사안마다 대립 첨예
바티칸, 낙태반대운동 신부 사제 박탈

미국 가톨릭 신자들은 점점 진보적으로 변해가는데 사제들이 반대로 보수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 대주교 2명을 의장과 부의장에 선출했다. 이는 낙태 반대를 중심으로 한 교회의 신념에 대한 미국 가톨릭 최고위 성직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나타내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사제 성향도 보수화하고 있다. 텍사스주(州) 오스틴연구소의 지난해 가톨릭 성직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젊은 사제가 정치, 신학 등을 포함한 여러 문제에 관해 나이 든 사제보다 눈에 띄게 더 보수 성향을 나타냈다.

1980년대 이후 서품된 젊은 사제 집단이 가장 보수적이었다. 이들은 피임·동성애·자살·여성의 사제 서품 불가 등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인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도 절반가량이나 반대 의사를 표했다.

지난해 워싱턴 조지타운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가톨릭 신자 52% 이상이 여성의 사제 서품을 지지했고, 62%는 사제가 동성 관계를 축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WSJ는 “젊은 사제와 동시대 평신도 사이의 (인식) 대립이 첨예하다”며 “젊은 사제들이 전통에 얽매여 있을 때 신자들은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이동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사제단의 보수화는 1960년대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고 WSJ는 분석했다. 1970년대 진보적 사제 수천 명이 결혼하기 위해 사제직을 버리면서 보수화가 더 심해졌다. 1978년 선출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전통 교리를 강조하면서 미국 가톨릭 교회에서의 현대화 요구는 더더욱 설 자리를 잃었다. 당시 교황은 미국 신학교가 교리를 제대로 가르치는지 조사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이자 낙태 반대론자인 프랭크 파본(63·사진) 신부가 사제직을 박탈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파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성모독적이고 정치적인 내용의 영상과 글을 올리고 교구장 주교의 합법적 지시에 불복한 혐의로 파문됐다. 강성 낙태 반대론자인 파본은 2016년 낙태된 태아의 시신을 제단에 올려둔 채 촬영한 영상을 SNS에 올려 교구에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