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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희도… 사랑스럽게 만든 건 ‘백이진’ 덕분”

입력 : 2022-04-04 21:05:45 수정 : 2022-04-04 21: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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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11%로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나희도役 김태리

32살 실제 나이 믿기지 않을 만큼
18살 천방지축 여고생 완벽 변신
펜싱선수 구현 위해 6개월간 연습
드라마 등장하는 연습일지도 실제
모두에게 남을 첫사랑의 기억 선사
배우 김태리는 “제가 에너지가 넘치고, 마음속에 사랑도 넘쳐나서 빨리 이를 전달하고 싶었던 시기에 나희도를 만났다. 희도는 제가 연기한 것보다 훨씬 멋진 아이라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며 “연기를 위해 6개월간 매일 펜싱 연습을 하고 피부과도 열심히 다녔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mmm 제공

“희도의 대사 중에는 제가 실생활에서 뱉었던 말이 많아요, 저와 많은 부분이 닮았어요. (연기할 때) 그런 부분을 많이 차용했어요. 저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상황도 생각하다 보니 희도만큼 100% 모든 것을 다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런 모습을 분명히 가진 사람이에요.”

IMF 외환위기로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지난 3일 종영했다. 10% 넘는 높은 시청률과 콘텐츠 영향력지수(CPI) 1위 비결에는 사랑과 꿈을 향해 저돌적으로 달리는 ‘나희도’라는 탄탄한 캐릭터가 있었다. 나희도는 슬프면 길거리에서 꺽꺽거리며 울기도 하고, 사랑하는 남성을 향해 “널 가져야겠어”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외않되’라는 충격적 맞춤법을 선보이는 등 허술하기 이를 데 없지만 펜싱이라는 꿈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진지한 인물이다.

종영을 기념해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태리는 큰소리로 “뭐야 뭐야”, “와∼와∼와∼” 등 감탄사를 연발하거나, “오∼ 신선한 질문∼!!”, “제가 머리가 나빠요”라며 웃고 떠들다가도, 드라마 결말과 관련해서는 “너무 슬펐다”며 금방 눈시울이 붉어지는, 솔직한 나희도 그 자체였다.

“시청자들이 ‘미스터 선샤인’의 고애신은 지체 높은 귀족, 역사적인 인물로 멀게 바라봤다면 희도는 내 옆에 두고 싶은 애, 주머니에 키링으로 들이고 싶은 아이로 느낀 것 같아요. 아주 잘 됐으면 좋겠고, 너무 귀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그렇게 희도를 가깝게 느껴서 사랑을 많이 주신 것 같아요. 나희도가 받은 사랑의 정도가 너무 커서 놀랐어요.”

원래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20대 시청자가 다수지만,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8년을 보여주는 ‘복고 드라마’로 중년층 사랑도 많이 받았다. 시대의 아픔을 보여주고, 그것을 보듬고, 다시 미래로 나가는 희도의 ‘성장’에는 백이진(남주혁 분)이라는 존재가 있었다. 김태리는 이 둘의 관계를 “누가 누구를 구원하고 진흙탕에서 살려내는 게 아니라 내 안의 깊은 것을 채워주는, 서로 위로받고 위로하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도와주며, 같이 성장하는 관계였기에, 중년의 시청자들 사이에선 “자녀의 이런 연애라면 대찬성”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백이진이 있었기 때문에 희도가 사랑받을 수 있었어요. 날뛰고 정제되지 않은 희도 모습이 과하게 비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 아이는 너무 배울 점이 많다’, ‘너무 사랑스럽다’며 바라보는 백이진의 시선이 희도를 완성해줬어요.”

여고생 펜싱 금메달리스트를 연기하기 위해 김태리는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펜싱을 연습했다. 펜싱을 소재로 한 첫 드라마였던 만큼 “펜싱을 알려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까지 생겼다. 경쟁자이자 친구인 보나(고유림 분)와 함께 연습했는데 실제 경쟁의식을 느껴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극 중 나희도의 연습일지 많은 부분도 김태리가 실제 연습하며 쓴 일지 내용이 들어갔다.

“연습일지에 제가 쓴 내용이 들어갔어요. 제가 쓴 내용을 바탕으로 제 필체를 담당하는 친구가 새로 쓴 거예요. ‘팡트 뒷발 잡아주고’, ‘모든 것이 느리다. 팔이 느리면 다리라도 빠르던가’ 등은 제가 훈련하면서 쓴 내용이에요. 내용 준비할 때 소품팀이 힘들어해서 ‘내 거 줄까’ 물었더니 ‘너무 좋아요’ 하길래 공명심에 냉큼 넘겼어요. 소품팀 볼 때마다 ‘내가 이거 안 줬으면 어찌할 뻔했어’라고 얘기했어요. 하하하.”

어린 고등학생 연기에 어색함은 없었을까. 연기가 자연스러워 의식하기 어려웠지만 김태리는 1990년생, 32살이다. 나희도보다는 14살이나 많다. 그는 “고등학생이기에 카메라가 있는 위치를 파악해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한다든가, 톤이나 표정이 어떤지 등을 의식하지 않았다. 100% 날것의 연기를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오히려 대사도, 행동도 예뻐 보이게 하기보다 틀에 가두지 않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연기 외에 중요한 노력도 빼놓지 않았다.

“피부과를 정∼∼말 열심히 다녔어요. 피부과를 그렇게 열심히 다닌 적이 없었는데! (하하하) 외적으로 그런 노력을 많이 했어요.”

다섯 청춘의 성장기로 공감과 위로를 전했던 이 드라마는 지난 3일 방영된 최종회가 시청률 11.5%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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