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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불안·욕망 조각한 '한국의 로댕'

류인 15주기 회고전 아라리오갤러리서

고(故) 류인의 1991년작 '급행열차-시대의 변'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지난해 3월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해 열린 '전재국 컬렉션'의 마지막 경매에 출품된 류인(1956~1999)의 조각 '어둠의 공기'는 무려 35회에 달하는 경합끝에 2,800만원에 낙찰됐다. 일반인에게 '류인'의 이름은 낯설지 모르나, 서른 번 이상의 치열한 경합은 미술계에서 그의 입지와 위상이 얼마나 높은지를 새삼 확인시켰다.

20세기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구상조각의 큰 획을 그은 조각가이나 43세에 요절한 류인. 그의 15주기를 맞아 '불안 그리고 욕망'이라는 제목의 대규모 회고전이 고인의 기일인 오는 20일부터 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린다. 동시에 서울의 아라리오뮤지움 인 스페이스에서는 작가가 직접 주물을 뜬 초기작이자 미술대전 첫 수상작인 '심저'가 전시된다.

1920년대 한국에 들어온 서양조각은 사실주의에서 출발한 구상조각과 아름다운 선을 강조하는 추상조각의 두 갈래로 발전했다. 이 속에서 류인은 구상주의의 전통을 계승해 인체의 사실적 묘사를 중시하면서도 과감하게 팔·다리를 생략하거나 일그러뜨리는 왜곡, 극적 강조 등의 기법을 통해 인간의 내적 불안과 억압, 자유에의 욕망 등을 표현해냈다. 이처럼 탄탄한 해부학적 인체 연구를 기반으로 인간 내면과 본질을 보여줬다는 점이 '한국의 로댕'이라 불리는 이유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대형 청동작 뿐 아니라 원본에 해당하는 미공개 석고 작품이 대거 선보인다. 작가가 직접 손으로 제작한 석고 원본을 이용해 주물용 거푸집(틀)이 제작되기 때문에, 석고 작품은 섬세한 작가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추상미술계 선구자 류경채(1920~1995)와 희곡작가였던 어머니 사이의 막내 아들로 태어난 류인은 아버지의 그림자에 반발이라도 하듯 조각을, 구상미술을 택했다. 1980~90년대 다양한 미술대전을 휩쓸었고 93년에는 문체부 장관이 수여한 '오늘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천재' 소리를 들었으나 잦은 음주와 결핵,간경화 등의 지병으로 타계했다. 전시개막일에는 미술평론가 최열·최태만·조은정·김준기·김종길 등이 참석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전시는 4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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