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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좋기로 널리 알려진 송이버섯
 향이 좋기로 널리 알려진 송이버섯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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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태어나 산골에서 자랐습니다. 요즘도 1년이면 10번은 넘게 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버섯을 따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어딜 가도 무엇을 챙겨오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지만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구분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송이버섯과 싸리버섯 정도는 잘 안다고 큰소리를 쳤었습니다. 두 버섯 모두 꾸준하게 봐 왔고, 싸리버섯은 어렸을 때 흔하게 먹기도 했지만 그 모양새가 정말 싸리나무와 비슷해 단박에 알아 볼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었습니다.

몇 년 전, 시골에 사는 친구가 따온 버섯으로 찌개를 끓여 먹고 난 몇 시간 후 몇몇 친구들이 아닌 밤중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직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골에 살며, 계속해서 버섯을 따왔던 친구가 따온 버섯이었기에 아직도 그때 먹었던 버섯 중 어떤 버섯이 문제가 되는 버섯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추석에 만났을 때도 '그 때 우리가 먹은 버섯, 뭐가 문제였지?'하며 궁금해 했었는데, 이제 그 답을 찾았습니다. 국립수목원 지음, 지오북 출판의 <버섯생태도감>에서 어슴푸레하게나마 그 답을 찾았습니다.

561종의 버섯, 1300여 장 사진으로 정리한 <버섯생태도감>

<버섯 생태 도감> 표지
 <버섯 생태 도감> 표지
ⓒ 지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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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지음, 지오북 출판의 <버섯생태도감>은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561종의 버섯을 1300여 장의 사진과 설명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1만5000여 종의 버섯이 분포하고, 국내에는 1670여 종의 버섯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고 합니다.    

국립수목원은 1999년에 설립된 국내 최고의 산림생물종 연구기관으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숲에 위치해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은 1920년부터 시작된 산림생물종 연구의 전통을 계승하며 우리나라 산림생물 주권확보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로 이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버섯의 역할 : 산림 내에서 버섯은 분해자(saprophytic fungi), 공생자(mycorrhizal fungi) 그리고 기생자(parasitic fungi)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첫째, 분해자의 역할은 산림 내의 낙엽과 고사목 등 유기물을 분해하여 다른 생물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것으로 버섯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중략-

둘째, 공생자로서의 역할은 수목의 뿌리에 형성된 버섯균이 수목과 공생관계를 맺음으로써 수목으로부터 탄수화물을 공급받고 버섯균은 수목의 뿌리 표면적을 넓히는 동시에 뿌리가 닿지 않는 곳까지 균사를 뻗어 질소, 인산, 구리, 망간 등의 양분을 공급해주며 척박한 토양환경이나 다른 토양미생물들로부터 수목의 뿌리를 보호하여 수목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중략-

셋째, 기생자의 역할이다. 버섯 중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하며 수목과 공생이 아닌 기생관계를 통하여 영양분만 흡수하고 결국 수목을 고사 시킨다.
- <버섯생태도감> 22쪽 '버섯의 역할'에서 갈무리

‘도감(圖鑑)’이라는 말은 ‘동물이나 식물의 사진이나 그림을 모아서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을 말합니다. <버섯 생태 도감>이렇게 편집돼 있습니다.
 ‘도감(圖鑑)’이라는 말은 ‘동물이나 식물의 사진이나 그림을 모아서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을 말합니다. <버섯 생태 도감>이렇게 편집돼 있습니다.
ⓒ 지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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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에 버금가는 산뜻한 사진에는 발생시기와 발생모양, 발생장소와 식독구분을 한 눈에 구분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실물에 버금가는 산뜻한 사진에는 발생시기와 발생모양, 발생장소와 식독구분을 한 눈에 구분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 지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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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생태도감> 앞부분에 정리된 '일러두기', '이 책을 보는 방법', '균류의 이해', '식용버섯과 독버섯의 구분'을 읽다보면 버섯이 무엇이며, 버섯의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버섯은 어떤 구조로 되어 있고, 버섯은 어떻게 번식하는지도 물론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버섯, 버섯의 채집에 필요한 도구들이나 준비물, 관련 지식도 알게 되고, 버섯의 균을 분리하는 방법도 자세하게 알게 됩니다.

'도감(圖鑑)'이라는 말은 '동물이나 식물의 사진이나 그림을 모아서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을 말합니다. <버섯생태도감> 역시 실물 버섯에 버금가는 버섯 사진, 버섯의 생태를 들여다보는 듯이 산뜻한 사진들이 균류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생태사진을 위주로 하여 분류체계, 과명, 특징, 속명, 한글명, 학명, 보충설명 등이 기록돼 있고, 발생시기와 발생모양, 발생장소와 식독구분 등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먹을 수 있는 버섯은 숟가락과 포크가 나란하게 놓인 녹색 그림으로 표시돼 있고, 먹어서는 안 되는 독버섯은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빨간색 해골문양으로 표시돼 있어 그냥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버섯의 식독 정도는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싸리버섯, 생김새 비슷비슷하지만 독버섯도 수두룩

제대로 알고 있지도 못하면서 그 정도는 알고 있다고 큰소리치던 싸리버섯은 담자균문, 나팔버섯목에 속하며, '방망이싸리버섯과'와 '나팔버섯과'로 나뉩니다. 그러고 보니 버섯이름에 '싸리버섯'이라는 이름이 붙는 게 무려 8가지, 방망이싸리버섯, 바늘싸리버섯, 황금싸리버섯, 싸리버섯, 다박싸리버섯, 노랑싸리버섯, 붉은싸리버섯, 자주색싸리버섯으로 8가지나 됩니다.

561종 1,300여 장의 사진으로 보여주는 버섯에는 별의별 버섯이 다들어 있습니다.
 561종 1,300여 장의 사진으로 보여주는 버섯에는 별의별 버섯이 다들어 있습니다.
ⓒ 국립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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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알고, 꼼꼼히 구분해 보면 생김새도 다르고 색도 다르게 보이겠지만 대충 뭉뚱그려보면 싸리나무를 닮은 비슷비슷한 모양입니다. 몇 년 전, 친구들과 끓여먹었던 찌개에 들어가 있던 싸리버섯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대충은 비슷하지만 뭔가가 조금씩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기억으로 떠올리는 버섯찌개의 내용물이 틀리지 않다면 싸리버섯이라고 넣은 버섯 중에는 먹어서는 안 되는 독버섯이 몇 개쯤 들어가 있었던 게 틀림없습니다. 그 버섯들이 버섯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 듯합니다.

같은 싸리버섯이라도 황금싸리버섯과 노랑싸리버섯, 붉은싸리버섯에는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빨간색 해골모양으로 독버섯임을 나타내고 있고, 자주색싸리버섯과 다박싸리버섯엔 식독 불명을 나타내는 물음표(?)가 또렷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식용버섯과 독버섯의 구분

우리는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전국 산야 어디서나 버섯의 발생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야생 버섯은 국내에 총 1670여 종이 보고되어 있고, 그 중 식용 가능한 버섯은 320종이며, 인체에 해로운 독버섯은 90여 종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독버섯 구별법은 다음과 같다.
·독버섯은 색깔이 화려하고 원색이다.
·독버섯은 세로로 잘 찢어지지 않는다.
·독버섯은 대에 띠가 없다.
·독버섯은 곤충이나 벌레가 먹지 않는다.
·독버섯은 은수저를 넣었을 때 색깔이 변한다.
·버섯의 조직에 상처가 났을 때 유액이 나오는 것은 독버섯이다.
·들기름을 넣고 유리하면 독버섯의 독을 중화시킬 수 있다.
- <버섯 생태 도감> 32쪽

버섯식중독,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걱정 뚝!

561종, 1300여 장 사진이라는 숫자만으로도 어림할 수 있지만 정말 별의별 버섯이 다 있습니다. 어떤 장식보다 화려한 버섯, 꽃보다 아름다워 보이는 버섯도 있고, 매미나 벌, 딱정벌레나 노린재에서 자라는 동충하초도 있습니다. 

신준환 국립수목원장은 '<버섯생태도감>이 산림에 분포하는 버섯에 대해 관심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지식을 전달하고,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산림미생물분야에 대한 산림청공무원의 일선 근무에 보탬이 되며, 후학들의 연구에 활용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말로 '책을 펴내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책, <버섯생태도감> 한 권만 있으면 식용버섯, 독버섯은 물론 약용버섯까지 단박에 구분할 수 있을 겁니다. 가을철만 되면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버섯중독 소식쯤 깔끔하게 해소시켜 줄 비책으로도 활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버섯 식중독, 이제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완전하게 예방하거나 막을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버섯생태도감> (국립수목원 지음 | 지오북 | 2012.10 | 3만6000원)



버섯생태도감 - 우리 숲에서 자라는 버섯 561종

국립수목원 지음, 지오북(2012)


태그:#버섯생태도감, #국립수목원, #지오북, #싸리버섯, #동충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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