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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겨울로 가던 가을이 잠시 여름을 향해 뒤돌아선 듯 포근한 날들이 이어졌다. 가을비가 장맛비처럼 대지를 흠뻑 적셔 주었다.

▲ 다람쥐눈물버섯.
ⓒ 고평열
그래서일까, 그만 오름은 계절을 잊고 눈물버섯을 지상으로 내보냈다.

▲ 다람쥐눈물버섯.
ⓒ 고평열
하고 많은 이름 중 하필이면 '눈물버섯'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기쁨의 눈물도 있다고는 하지만 눈물에는 또한 하고 많은 사연들이 담겨 있기 마련인데... 떨어지다 만 눈물 방울이 맺혀 있듯 족제비눈물버섯은 떨구지 못한 내피막을 달고 있다.

▲ 족제비눈물버섯.
ⓒ 고평열
포자 번식이라는 꿈을 다 피워내기도 전이지만 달팽이에게는 맛있는 먹이일 뿐이다. 그래서 가끔 꿈은 꿈으로만 머무르는 안타까움을 남긴다.

▲ 족제비눈물버섯.
ⓒ 고평열
들판의 곡식이 여물듯이 가을의 햇살이 버섯의 씨앗인 포자도 익히겠지. 서둘러야 할 게다. 초겨울의 싸늘한 입김이 버섯의 가녀린 등 위로 내리 눌러지기 전에...

▲ 큰눈물버섯.
ⓒ 고평열
다양하게 살아가는 모습 중에서도 저마다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듯이 눈물버섯이라는 이름의 그들에게도 자신만의 삶이 방식이 있을 테지. 자연 속에서 그들은 생명을 다한 유기체를 허물어야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이다.

▲ 큰눈물버섯.
ⓒ 고평열
가끔 인간은 자신만이 최고라는 오만에 빠진다. 균(버섯)과의 공생 없이는 살아갈 수 없으면서 균은 하등하고 인간은 고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물주가 내려다보는 피조물의 세계는 어느 것 하나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구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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