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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로 2가 구 대한증권거래소 건물
ⓒ cpn문화재방송국
서울시 중구 을지로 2가에는 1922년에 준공된 구 대한증권거래소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착공 당시 '조선주식현물시장'으로 개장된 이 건물은 건축 양식이 아름다운데다 6·25 당시 지붕이 파괴되어 부분 철거 증축되기도 하는 등 한국 근대사의 산 증거물로 인정되어 지난 6월 20일 문화재청에 의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된 바 있다.

1979년 여의도 개발정책에 의해 증권거래소가 여의도로 옮겨진 이후, 현 도코모모코리아 회장 김정동 교수 등에 의해 이 건물을 한국 증권사를 기록, 보존하는 역사적 장소로 개조, 보존하자는 의견이 대두됐다. 그러나 이같은 바람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거래소건물은 민간 소유로 넘어갔고 이후 각종 상업시설들이 입주하여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전 소유주인 한빛주식회사의 부채로 인해 경매에 넘겨진 거래소 건물이 420억 원으로 낙찰 확정되었으며, 이미 관할구청인 중구청 건축물과에서는 기존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이 들어서는 데 필요한 건축허가요청을 수락한 상태이다.

지난 28일 오전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구 증권거래소 건물 앞에서 문화재보호단체 도코모모코리아와 문화유산연대 주관 하에 열린 항의집회 성격의 기자회견은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근대문화유산을 문화재로 보존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화유산연대 강찬석 위원장은 "등록예고가 된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건축허가가 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건물이 헐릴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근대건축물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역사적인 건축물이 이러한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은 한국의 모든 근대문화재의 위기"라는 입장을 전했다.

▲ 28일 오전 11시, 구 증권거래소 건물 보존을 주장하는 문화재단체의 항의집회 현장
ⓒ cpn문화재방송국
등록문화재란 근·현대시기에 형성된 건조물 또는 기념물 형태의 근대문화유산 중에서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것을 말한다. 이러한 등록문화재는 대부분 민간이 소유하고 있어 문화재 지정 및 보존과 관련 재산상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배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기관이 법적인 강제성을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구 증권거래소와 같이 역사적, 건축사적, 경제적 가치가 높은 경우 철거를 하지 않고도 관광지역으로 활용하거나, 문광부에 의해 650억 원에 매입된 국립극장과 같이 관련부처에서 매입해 역사박물관 및 자료실로 활용하는 대안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어느 쪽도 적극적인 보존 의지를 실천하고 있지 않다.

이런 근거로 문화재청과 관할구청인 중구청은 각각 서울시와 소유주에게 철거유보요청을 전달했지만 이후 거래소 건물을 보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5월 문화재과를 신설하고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의지를 밝힌 문화재청은 대상 건물의 보존 필요성은 계속 인정하면서도 법적인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대응만 하고 있어 이후 증권거래소와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유물이라 해도 건축물을 보존, 관광지역으로 개발하거나 부지를 매입 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 cpn문화재방송국

덧붙이는 글 | cpn문화재방송국, i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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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삶은 정말 여행과 같네요. 신비롭고 멋진 고양이 친구와 세 계절에 걸쳐 여행을 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에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작은 집을 얻어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멋진 '영감'과 여행자들을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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