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무’랍니다~” 별의 별 무 다 모였다
입력 : 2015-11-16 00:00
수정 : 2015-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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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면 사진 추가)
 김치·조림·국에 두루 쓰이며 겨울 밥상을 책임지는 무. 천연 소화제로 불릴 만큼 효능도 뛰어나 매력 만점인 무가 최근 고운 빛깔과 각종 영양소를 더해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중국과 서양에서 들여온 것부터 복원한 재래종까지, 먹으면 눈과 몸이 즐거운 갖가지 무의 세계에 빠져보자.



 ◆겉과 속이 다른 무

 ‘적환무’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작은 무. 알맹이는 잘지만 물에 담그면 금세 붉은빛이 퍼져 물김치와 각종 반찬에 쓰기 좋다. 적환무의 붉은빛을 내는 성분은 토마토에 풍부한 리코펜이라는 물질. 전립선암과 유방암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적환무는 씨앗을 심고 한달 안에 수확이 가능해 ‘20일무’로도 불린다. 한겨울을 제외하면 연중 재배할 수 있고 실내에서 키우기에 그만이다.

 ‘과일무’는 분홍 빛깔에 항암효과까지 있다고 알려져 최근 인기를 끄는 무다. 중국 북경지방에서 ‘청피홍심무’로 불리는 종을 우리나라에 들여와 개량했다. 겉모습은 평범하지만 반으로 가르는 순간 진분홍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에 분홍빛이 도는 건 노화 방지 효과가 큰 물질인 안토시아닌 덕분이다. 이 밖에 암 예방을 돕는 물질인 글루코시놀레이트와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이 가득하다. 화사한 색깔뿐 아니라 ‘과일무’라는 이름답게 실제로 달콤한 맛이 돈다. 당도가 5브릭스(Brix) 수준인 일반무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단맛을 자랑한다. 색이 고와 물김치나 피클에 활용하기 좋고, 채를 썰어 각종 음식에 얹어 장식으로 쓸 수도 있다. 햇볕에 말려 쫀득쫀득한 말랭이로 먹기도 하는데, 소화를 돕는 무의 섬유질은 그대로 남고 햇볕을 받아 비타민은 더욱 풍부해진다고. 충남 태안 안면도와 예산 일대가 주산지이며, 전라도와 강원도 일대에서도 재배된다.

 겉모습이 큰 고구마를 닮은 ‘레드비트’는 속살의 붉은빛이 한층 짙다. 한입 베어 물면 사과처럼 아삭하게 씹히면서도 입안에 가득 찰 정도로 과즙이 풍부하다. 화려한 색깔 덕에 각종 즙이나 과일음료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된다. 색만큼이나 효능도 인정받는다. 붉은빛을 내는 색소 베타시아닌과 칼륨이 혈압을 낮추는 덕분에 고혈압 예방 식품으로도 유명하다. 8~11월이 제철이다.



 ◆달콤한 맛이 일품인 무

 설탕만큼이나 달콤한 무도 있다. 흔히 설탕의 주재료는 사탕수수로 알려져 있지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설탕의 40%는 ‘사탕무’를 활용한다. 당도는 일반무의 3~4배에 이르는 20브릭스 수준. 독일·캐나다 등 세계 40개국에서 재배 중이다. 설탕은 적게 쓰고 싶고 음식의 단맛은 필요할 때 사탕무를 갈거나 채를 썰어 활용하면 좋다. 제주도농업기술센터가 2013년 시험재배에 성공, 현재 두세 농가가 시범재배를 통해 가능성을 찾는 중이다.



 ◆독특한 모양으로 눈길 끄는 무

 한눈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생긴 무가 있으니 바로 ‘단지무’다. 한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 무 재배가 활발한 제주도의 재래종이다. 이름대로 둥글고 펑퍼짐한 모양이 단지를 쏙 빼닮았는데, 가장 큰 것은 무게가 15㎏에 이른다. 일반무에 비해 약간 쓴맛이 나지만 바람이 적게 들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단지무의 무청은 일반무에 비해 더 아삭하고 생산량도 많다. 제주에서는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모자반을 넣고 끓이는 전통음식 몸국에 단지무청을 넣어 먹을 만큼 대중적으로 쓰였다. 1970년대 후반 단지무의 맥이 끊겼으나 2009년 복원에 성공해 현재 성산읍 일대에서 재배되고 있다.

 ‘초롱무’는 알타리무와 닮았지만 엄연히 다르다. 알타리무는 표면이 거친 데 비해 초롱무는 매끈하고 크기도 더 작다. 기온이 높은 곳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는 초롱무는 알타리무가 생산되지 않는 여름철 김치를 담그는 데 활용하면 딱이다. 매운맛은 적은 반면 달고 아삭한 식감이 뛰어나 생으로 먹어도 좋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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