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55)흰독큰갓버섯
입력 : 2009-07-17 00:00
수정 : 2009-07-17 00:00

독버섯… 식용인 ‘큰갓버섯’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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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독큰갓버섯(Macrolepiota neomastoidea)은 독버섯이다. 그러나 맛있는 식용버섯인 ‘말똥버섯’이라고 부르는 ‘큰갓버섯’과 비슷해 중독 사고가 많은 버섯이다.

인기 드라마 〈대장금〉에서 금영의 양념통에 독버섯의 일종인 ‘말똥버섯’이 등장하는데 이는 실제로는 흰독큰갓버섯을 잘못 부른 것이다. 흰독큰갓버섯이 말똥버섯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이러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대장금〉에서는 원래 송이버섯이 있던 곳에서 말똥버섯(흰독큰갓버섯)이 나오자 금영과 최상궁은 경악한다. 이 때문에 금영은 의금부로 끌려갔었다.

흰독큰갓버섯은 주름버섯목(Agaricales) 주름버섯과(Agaricaceae)에 속하는 버섯으로 전문가가 아니면 우리가 즐겨 먹는 큰갓버섯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유사하다. 말똥버섯에 비해 크기가 작고 갓 위의 사마귀점도 큰갓버섯이 규칙적으로 나 있는 반면, 흰독큰갓버섯은 비교적 작고 가는 편이다. 또 큰갓버섯의 대에는 뱀 껍질 모양의 무늬가 있는 반면 흰독큰갓버섯에는 무늬가 없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버섯을 쪼개거나 상처를 내면 흰독큰갓버섯의 경우 상처 부위가 적갈색으로 변한 후 암갈색으로 변하는 반면 큰갓버섯은 백색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발생장소를 보면 초원이나 목장지대에 주로 발생하고, 숲 속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아 다른 독버섯과는 구별이 되나 발생장소에서는 큰갓버섯과 흰독큰갓버섯이 혼재돼 발생하기 때문에 모두 큰갓버섯으로 알고 채취, 식용으로 사용해 식중독 사고를 빈번히 일으킨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구별법으로 잘못 알려진 내용 중에 ‘대가 세로로 찢어지면 먹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현재 알려진 독버섯 150여종 중에서 대가 세로로 잘 찢어지지 않는 버섯은 무변색무당버섯과 젖버섯류 등 2~3종 정도이며 거의 모든 독버섯이 세로로 잘 찢어진다.

또한 ‘회색 계통의 버섯은 먹을 수 있으나 화려한 원색의 버섯은 독버섯이다’는 속설이 있다. 화려한 원색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독버섯으로는 광대버섯·냄새무당버섯·노랑싸리버섯 등이 있으나 몇몇 종에 불과하며, 화려하지 않은 색의 독버섯으로는 우산광대버섯·흰알광대버섯·갈잎에밀종버섯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담갈색송이·삿갓외대버섯 등은 자주 중독증상을 보인다.

말똥버섯속이나 환각버섯속에는 신경을 자극하여 웃음이 나오는 증상을 나타내는 버섯이 있으나 위험성은 없다. 독 성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신경계통에 작용하므로 이상한 흥분 상태가 돼 기분이 좋아지고 웃는 등 약간 정신 이상 상태를 보인다. 심할 경우 감각이 마비되기도 한다. 생명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고 하루쯤 지나면 완전히 회복되며 그밖에 다른 부작용이 없으므로 그리 무서운 독버섯은 아니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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