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50)치마버섯
입력 : 2009-05-20 00:00
수정 : 2009-05-20 00:00

상처치유·피부재생 효과…화장품 개발, 면역력 높여주고 항 종양작용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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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버섯(Schizophyllum commune)은 버섯의 모양이 여성들이 입는 치마를 닮아서 이름붙여졌다. 느타릿과의 버섯으로 전 세계에 걸쳐 분포한다. 최근의 실험 결과 치마버섯 속의 베타글루칸이라는 다당체가 항종양 작용을 하고 있음이 밝혀져 주목받고 있으며 항암제 또는 화장품으로 개발, 판매되고 있다.

버섯도감에는 ‘맛이 있는 버섯’이라고 나와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식용버섯으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에서는 ‘나무틈새버섯’이라 부르며 약재로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식용하는데, 특히 윈난지방에서는 건강에 아주 좋은 버섯이라 하여 ‘백삼’이라고 불린다.

치마버섯은 죽은 나무나 그루터기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내내 볼 수 있다. 연중 채집이 가능하여 뿌리 쪽의 잡물을 제거하고 햇볕에 말려뒀다가 약재로 사용한다. 부챗살 모양을 띤 갓의 지름은 1~3㎝이며 자루는 없고 살은 가죽질로 되어 있어 질긴 편이다. 갓의 색깔은 연한 갈색이지만 흰 털이 잔뜩 붙어 있어 전체적으로 회갈색을 띤다.

일본에서는 치마버섯에서 추출한 시조필란 성분의 항암제를 병원에서 처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치마버섯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치마버섯은 암 전이 억제 작용과 암 발생 저하 효과가 탁월하며,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피부세포 성장인자의 생성을 촉진해 화상 및 상처 치유에도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치마버섯은 피부에 탄력을 주고 보습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치마버섯 추출물이 함유된 영양크림까지 개발, 판매되고 있다.

건조한 치마버섯 9~16g에 2ℓ의 물을 붓고 3분의 2 정도가 되도록 달여서 하루 2회 200㎖씩 복용하면 허약한 신체를 돕고 몸을 튼튼하게 해준다.

치마버섯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번식 능력이 강해 수입된 철도용 침목일지라도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지면 정상적으로 성장을 한다. 치마버섯은 ‘열습균(Split Gill)’으로도 불리는데, 열습균은 ‘세로로 잘 찢어지는 버섯’이라는 뜻으로 동서양 모두 치마버섯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치마버섯의 조직은 자실체 건조 3~4년 후 다시 원형으로 회복시켰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원상회복 능력이 뛰어나서 균류의 재생연구 대상으로 유전공학자들이 자주 이용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화상 및 상처 치유, 피부 재생에 이용되는 것이다. 민간에서는 여성들의 백대하 치료제로도 쓰인다.

치마버섯을 산업용으로 다양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연산 채취에 의존할 게 아니라 인공재배를 통해 대량생산해야 한다. 인공재배도 쉽다. 다만 이렇게 쓰임새가 많은 치마버섯 재배에 도전하는 사람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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