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33)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버섯 황제 ‘상황버섯’
입력 : 2008-10-08 00:00
수정 : 2008-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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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게 ‘상황버섯’은 익숙하지만 ‘목질진흙버섯’이라 하면 생소하게 생각한다. 엄밀히 얘기해서 우리나라 버섯 이름에 상황버섯이라는 것은 없다. 상황버섯은 상품명이며, 목질진흙버섯이 상황버섯의 제 이름이다.

상황(桑黃)버섯은 뽕나무에서 자라는 노란 버섯이라는 뜻으로, 중국에서 버섯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상황버섯은 뽕나무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참나무류 등에서 더 잘 자란다. 다만 이 버섯을 뽕나무에서 처음 발견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상황버섯의 종류는 250여종이나 되는데, 형태가 비슷비슷해 구분하는 데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상황버섯이라고 부르는 것은 목질진흙버섯(Phellinus linteus)이고, 일본에서 상황버섯이라고 부르는 것은 말똥진흙버섯(Phellinus igniarius)이다. 한 부모에서 난 형제들도 얼굴이나 성격이 다르듯이 200가지가 넘는 상황버섯은 종류별로 효능·효과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잡아서 ‘상황버섯’으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어떤 버섯이든 약으로 쓰고자 할 경우에는 적량·적법을 지켜야 한다.

아무리 효능이 좋다는 버섯도 과다하게 복용하면 독이 된다. 다만 상황버섯처럼 딱딱한 목질로 돼 있는 버섯종류는 일반적으로 독버섯은 아니다.

상황버섯의 효능에 대해선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황제비경〉 〈신농본초경〉 〈본초강목〉 〈봉황록〉 등 여러 고문헌에 널리 기록돼 있다. 특히 〈황제비경〉에 보면 “뽕나무의 누런 덩어리 한개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렸다”는 전설 같은 얘기가 전해진다.

상황버섯은 소화기 계통의 암인 위암, 식도암, 십이지장암, 결장암, 직장암, 간암에 좋다. 또한 자궁출혈 및 대하, 월경불순, 장출혈, 오장 및 위장 기능의 활성화 및 해독작용에도 효험이 있다.

복용방법은 물 2ℓ에 상황버섯 50g을 잘게 쪼개서 넣고 센 불로 시작해 끓으면 약한 불로 물의 양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인다. 달인 물은 다른 용기에 따라내고 다시 물 2ℓ를 부어 재탕한다. 이 과정을 세차례 반복한 뒤 달여낸 물을 모두 한곳에 혼합하면 3ℓ가 된다. 이것을 병에 넣어 냉장보관하면서 하루 3회, 식전이나 식후에 따뜻하게 해서 차 마시듯 복용한다.

상황버섯의 인공재배 방법은 땅에 묻어 재배하는 방법과 공중에 매달아 재배하는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인공재배되고 있는 상황버섯은 〈바우미〉라고 하는 종류다. 우리가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린테우스〉라고 한다. 그러나 학자에 따라서는 〈바우미〉와 〈린테우스〉를 같은 종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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