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24)큰갓버섯
입력 : 2008-07-02 00:00
수정 : 2008-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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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갓버섯(사진)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풀밭이나 목장·산림·대나무 숲 등 땅 위에 한개씩 또는 무리지어 발생하는 외생 균근성 버섯이다.

외생 균근성 버섯이란 버섯균이 식물의 뿌리에 붙어 살면서 영양분을 서로 주고받는 공생관계를 말한다. 식물 뿌리의 세포 바깥쪽에 버섯균이 붙어살면서 잔뿌리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식물이 잘 자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균근성 버섯은 인공재배가 어렵다.

큰갓버섯은 전국적으로 발생하나 특히 제주도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큰갓버섯의 포자가 풀잎에 떨어져 있는 것을 말이 풀을 뜯어먹으면서 포자가 말의 내장에 들어가 일정기간을 거치면서 말똥에 포자가 섞여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똥버섯 또는 초이버섯으로도 알려져 있다.

버섯 갓의 살은 부드러우나 버섯 줄기는 힘줄이 있어 다소 딱딱하다. 이 버섯은 특히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살짝 구워먹거나 국물이 잘박잘박하게 양파를 썰어 넣고 국물도 떠먹을 수 있도록 볶아 밥반찬으로 먹으면 별미이며 향이 고소하다.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에 이 버섯을 호박잎에 싸 먹으면 소화가 촉진돼 체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날것으로 먹으면 소화기계통에 약한 중독이 일어나거나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매년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벌초 때가 되면 목장지대에 자생하는 버섯을 따 먹고 식중독사고가 많이 일어나는데 바로 큰갓버섯과 흡사한 흰독큰갓버섯에 의한 식중독사고다.

이 두 버섯은 발생장소가 같을 뿐 아니라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다. 외형적인 차이점은 큰갓버섯에 비해 흰독큰갓버섯은 버섯 갓의 크기가 비교적 작고, 갓 위의 사마귀점은 큰갓버섯이 규칙적으로 나 있는 반면 흰독큰갓버섯은 없거나 불규칙하다. 버섯 대의 크기도 흰독큰갓버섯이 비교적 작고 가는 편이며, 특히 큰갓버섯의 버섯 대에는 뱀 껍질 모양의 무늬가 있으나 흰독큰갓버섯에는 무늬가 없다.

가장 큰 차이점은 버섯을 쪼개거나 상처를 내면 흰독큰갓버섯의 경우 상처부위가 적갈색에서 다시 암갈색으로 변하는 반면 식용 큰갓버섯은 백색을 그대로 유지한다.

독버섯으로 인한 식중독사고를 줄이는 방법은 확신이 없는 버섯은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잘못 섭취했을 경우 구토를 해 먹은 것을 모두 토해 내고 신속히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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