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⒁잔뿌리 역할 대신하는 모래밭버섯
입력 : 2008-04-25 00:00
수정 : 2008-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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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밭버섯(사진)은 봄부터 가을에 걸쳐 소나무 숲이나 잡목림이 있는 맨땅 위에 발생하며 전 세계에 분포하는 버섯이다.

이 버섯은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나무에 비료와 같은 역할을 한다. 땅 속에 넓게 퍼져 있는 이 버섯균이 마치 나무나 작물의 잔뿌리 역할을 하므로 토양의 각종 영양성분을 골고루 흡수하게 하고 가뭄이 들어도 토양에 있는 수분을 넓게 이용하기 때문에 견디는 성질이 강해진다.

따라서 이 버섯의 균을 대량 배양해 다양하게 이용하면 친환경농업이 가능하다. 실제로 국내서도 모래밭버섯균을 대량 배양해 헬기로 산림에 액체상태로 살포하는 등의 방법이 실용화됐다. 이렇게 균사를 살포하면 화학비료에 비해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지만 친환경적인 장점이 있다.

균을 배양하는 방법은 지하수 100ℓ에 설탕 2㎏, 콩가루 300g, 식용유 약 5cc를 통에 넣고 공기를 필터로 여과한 후 121℃로 1시간 정도 고압살균한다. 식으면 모래밭버섯균을 접종해 25℃에서 일주일만 배양해도 대량의 균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물과 섞어 토양에 뿌려주면 된다. 배양 비용도 비료값보다 저렴하다.

지구상에서 자라는 식물의 대부분은 뿌리에 곰팡이 균을 품고 있다. 실제로 땅을 파서 뿌리를 보면 균사가 뿌리를 감싸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렇게 버섯균이 작물의 뿌리를 둘러싸 같이 살아가는(공생) 것을 균근(菌根)이라 한다.

균근의 형태는 크게 수지상 내생균근(樹枝狀內生菌根)과 외생균근(外生菌根)으로 나눌 수 있다. 수지상 내생균근은 균사가 뿌리의 피층세포 안에 침투해 나뭇가지 모양의 구조를 만든 것으로, 땅 속에 100~3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포자를 형성하나 버섯을 만들지는 않는다. 육상 식물의 약 80%, 즉 대부분의 초본식물과 목본식물이 이 수지상 내생균근을 형성한다.

반면 모래밭버섯 같은 외생균근에서는 균이 뿌리 외부에 두꺼운 균사층을 만든다. Y자형 또는 산호 모양으로 육안으로도 잘 볼 수 있다. 외생균근을 형성하는 식물은 소나무과·참나무과·자작나무과·피나무과 등 한정된 목본식물이다. 이 외생균근에서 뻗어나온 균사가 땅 속을 점유해 큰 집단을 형성하고 수십년간 자라면서 버섯을 만든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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