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⑿서양에서 대접받는 꾀꼬리버섯
입력 : 2008-04-04 00:00
수정 : 2008-04-04 00:00
20080402215931_1.jpg
꾀꼬리버섯(사진)은 오이꽃을 닮았다고 해서 오이꽃버섯이라고도 한다. 노란 색깔에 은은한 살구향이 나고, 약간 단맛이 있어 진귀하게 쓰여왔다. 데쳐서 스파게티 같은 서양요리나 각종 찌개에 넣어 먹으면 일품이다. 프랑스에서는 꾀꼬리버섯을 주재료로 한 여러 가지 요리가 있다. 오랫동안 두고 먹으려면 소금에 절이는 방법이 있으며, 통조림이나 건조품으로도 인기가 있다. 유럽 등에서는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버섯 전체가 샛노란 색깔이어서 눈길을 끄는 꾀꼬리버섯은 갓 끝이 안쪽으로 말려 있으나 성장하면 점차 펴지며, 중앙에 홈이 파여 깔때기 모양을 이루고 있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산에 무리지어 발생한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아시아·유럽·북미 등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버섯이다.

그러나 송이버섯만큼이나 인공재배가 어려워 자연산 채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버섯의 갓과 버섯대 연결 부위의 깨끗한 부분을 가로 세로 1~3㎜ 크기로 조각을 떼어내 살균한 배지 위에 올려 놓으면 하얀색의 동그란 형태를 나타내면서 버섯균이 퍼지기 시작하는데, 그 균을 모아서 여러 가지 음료나 기능성 가공식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야산에서 자생하는 버섯을 따서 먹는 것과 버섯 조직을 가지고 균을 증식시켜 모아놓은 균사체를 먹는 것은 맛과 향, 씹는 느낌이 다르다. 하지만 인체에 미치는 기능성은 대동소이하다.

꾀꼬리버섯은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이 19종류나 들어 있다. 특히 햇빛에 노출시키면 비타민 D로 변하는 에르고스테롤이 풍부하다. 암 종양을 억제하는 약리작용이 있음도 보고됐다.

로마의 미식가로 화려한 향연을 위해 재산을 탕진했고, 결국 그 때문에 굶어죽지 않기 위해 자살했다는 괴짜 가비우스 아피시우스는 요리책을 처음 남긴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책에는 정확한 명칭은 적혀 있지 않지만 최초로 버섯요리가 몇가지 등장하는데 오늘날 그 버섯을 두고 그물버섯과 꾀꼬리버섯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