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⑼진시황·양귀비도 탐냈던 불로초 ‘영지’
입력 : 2008-03-12 00:00
수정 : 2008-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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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靈芝)는 건강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도(十長生圖)에 등장할 만큼 선망과 관심을 받았던 버섯이다. 서기 221년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시황제는 3,000여명의 후궁과 막대한 부귀는 소유하게 됐지만 불로장생만은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동해의 어느 섬에 그것을 먹으면 장수를 누릴 수 있고 죽은 사람의 얼굴에 올려 놓으면 생명이 소생하는 ‘영험한 버섯’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구하고자 우리나라와 일본에 사람을 보냈다고 한다. 이 설화 속에 언급된 영험한 버섯이 바로 영지버섯이다. 또 양귀비가 절세 미인으로서 마력을 지닌 비결 역시 영지버섯을 먹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영지는 일본에서는 ‘만년버섯’ 중국에서는 ‘신초’ ‘선초’ ‘불사초’ ‘황제의약’, 한국에서는 ‘불로초’로 불린다. 〈신농본초경〉에는 선인들이 노니는 곳에만 나는 신선초라고 했다. 〈본초강목〉에서 명나라 의학자 이시진은 약의 효험을 상·중·하로 분류했는데, 영지에 대해서는 “상약으로 눈이 맑아지고 장을 보호하며 기억력·의지력을 증진시키고 심기와 비장을 보호한다”고 했다. 또 콩팥의 기능을 돕고 혹·악성종양 치료, 통증 해소, 풍을 다스리며 자궁암, 장암 등에서 오는 출혈을 방지한다고 기록했다. 〈동의보감〉에는 마음을 밝게 해 위를 양생시키고 안색이 좋아지고 배고픈 줄을 모르게 한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딸이 출가할 때 장 속에 넣어보내 비상용으로 사용한다. 또 가정 행운의 상징으로 추녀 및 베개 양쪽 옆, 출입문의 좌우에 장식했다. 자연산 영지는 온대지역에 분포돼 있으나 수량과 품질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지는 여름에 죽은 활엽수 뿌리 또는 줄기에서 발생하며, 갓과 자루 표면에 옻칠을 한 듯한 광택이 있는 1년생 또는 다년생 버섯이다. 갓은 반원형, 신장형 또는 부채 모양이며 표면이 편평하다. 처음에는 난황백색이나 황갈색 또는 적갈색을 띠다 오래되면 밤갈색으로 된다. 〈신농본초경〉에는 자지(보라색)·적지(붉은색)·청지(푸른색)·황지(황금색)·백지(흰색)·흑지(검은색) 등 6종이 있다고 했다. 최근엔 녹각영지(사슴뿔 모양)·편각영지(말발굽 모양)·쓰가영지 3가지를 포함해 9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사슴뿔 모양의 녹각영지는 포자 발생이 적어 관상용으로 좋다. 영지는 원목·톱밥배지를 이용해 쉽게 재배할 수 있다.

영지의 복용방법은 물 2ℓ에 영지버섯 30g을 넣고 약한 불에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졸인 뒤 차게 해 아침·저녁 공복에 소주잔으로 한잔씩 마신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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