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중국동충하초’ 멸종 위기
입력 : 2018-11-07 00:00
수정 : 2018-11-06 14:40
2017년 중국 베이징에서는 품질 좋은 동충하초가 1㎏당 14만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사진출처=스탠퍼드대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 밝혀 히말라야 겨울 기온 올라 기생균 서식환경 악화

이탈리아 와인산업도 비상등

포도 당분, 알코올 발효 빨라져 와인 향·맛 변화…도수 상승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농산물 재배나 임산물 채취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탈리아에선 기후변화로 와인의 맛이 달라지고 금보다 비싸다는 ‘중국동충하초’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기후변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포도농가들의 상황을 전했다.

이탈리아 북부지역 라우스케도의 포도농가들은 화이트와인에 적합한 포도 <프로세코> <피노그리지오>를 재배하고 있는데 최근 기후변화로 골치를 썩고 있다. 여름철 강한 햇볕으로 과실이 쪼글쪼글해지고 색이 어두워지는 등 생육에 이상이 생기고 있어서다.

특히 평균 기온 상승으로 포도 속 당분이 빨리 알코올로 발효돼 와인의 향과 맛이 변하기 시작한 게 치명적이다. 일례로 <프로세코>로 만드는 화이트와인은 저알코올이 특징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후변화가 세계 와인산업을 재배치하기 시작했다”며 “유럽의 일부 와인업체들은 서늘한 기후를 가진 중국 북부지역이나 잉글랜드 남부지역의 땅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중국동충하초 역시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히말라야 황금’이라고도 불리는 중국동충하초는 암·신장병·염증 치료에 좋아 무게당 가격이 금보다 비싸다.

켈리 호핑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중국동충하초 기생균의 서식환경이 크게 나빠졌다고 밝혔다. 중국동충하초 기생균은 고도가 높고 기온이 낮을수록 번식력이 좋은데, 1979년 이후 히말라야의 겨울 기온이 4℃가량 상승했다는 것이다.

중국동충하초는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여러 나방에 기생해 자라는 특징이 있다. 기생균은 겨울에 땅속에서 월동하는 애벌레에 침투해 애벌레의 장기를 먹으면서 5~6월 애벌레의 머리를 뚫고 자라난다.

히말라야 영구 동토층 주변에 위치한 중국·부탄·네팔·인도에 사는 수천만명이 주요 소득원으로 중국동충하초를 남획하는 것도 멸종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동충하초는 110억달러에 달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됐다.

오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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