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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 영화 '디바'로 또 다른 '신민아'를 꺼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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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민아, 영화 '디바'로 또 다른 '신민아'를 꺼내다

    [노컷 인터뷰] 영화 '디바'(감독 조슬예) 이영 역 배우 신민아

    영화 '디바'에서 다이빙계 디바 이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신민아. (사진=한국투자파트너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배우 신민아는 어느 날 짧은 머리에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총성 없는 전쟁터인 국회에서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나타났다. 차분해 보이는 모습 안으로 강인함을 갈무리한 채 권력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그렇게 드라마 '보좌관'에서 신민아가 연기한 강선영만의 카리스마에 시청자도 매료됐다.

    그랬던 신민아가 다이빙계 디바 이영으로 돌아왔다. 서늘하고 날카로운 눈빛의 이영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곳을 향해 뛰어든다. 성공을 향한 열망과 집착으로 광기에 잠식돼 가는 이영을 통해 배우 신민아의 또 다른 면도 드러났다.

    흔히 '신민아' 하면 '러블리'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그건 신민아가 가진 일부분일 뿐이다. '디바' 속 이영을 보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신민아는 자신 안의 서늘함을 꺼내 스크린에 펼쳐 놨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만난 신민아는 자신이 만난 인물 이영과 영화 '디바'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화 '디바'에서 다이빙계 디바 이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신민아. (사진=한국투자파트너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 신민아에게 '디바'는 '여성'이 주축인 영화라 반가웠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먼저 반가웠어요. 여성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귀했기에 더욱 반갑고 귀하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이야기의 힘과 강렬함이 있었어요. 이영의 감정이 조금 복잡하고 예민하지만, 그런 것들을 잘 풀어나가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디바'는 다이빙계의 디바 이영(신민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됐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영화는 '가려진 시간'과 '잉투기' 등의 각본을 맡았던 조슬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여성 감독, 여성 배우, 여성 제작진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신민아는 "사실 과거에는 여성 스태프를 많이 못 만났던 거 같다. 그런데 '디바'는 제작사 대표, 감독, 카메라 감독, 주연 배우들 모두 여성이었다"며 "그러나 여자라서 모인 게 아니라 이 영화에 관심을 둔 능력 있는 스태프들이 모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지점에서 한국 영화계뿐 아니라 영화계에 능력 있는 여성들이 지금 이 시대를 끌고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예전에는 여성 감독과의 작업이 특별하게 생각됐는데, 지금은 많은 여성 감독이 있다. 자연스럽게 시대가 변하는 것에 반갑다"고 말했다.

    영화 '디바'의 한 장면. (사진=한국투자파트너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 신민아, 복잡하고 예민한 캐릭터 이영에 매력을 느끼다

    이영은 독보적인 다이빙 실력과 출중한 외모, 상냥한 성격으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완벽한 모습을 지닌 '디바'다.

    이영은 오직 그의 미래를 위해 싱크로나이즈 출전을 결심할 만큼 절친한 수진과 함께 귀가하던 중 의문의 사고를 당한다. 깨어난 이영을 기다린 것은 지워져 버린 기억과 증발해 버린 친구 수진, 그리고 코앞으로 다가온 국가대표 선발전이다.

    연습에 집중하려는 마음과 달리 섬광처럼 스치는 그날의 기억과 미스터리한 환영은 스프링보드에서만큼은 항상 자신만만했던 그에게 조금씩 균열을 내기 시작한다.

    신민아는 "내가 여태껏 보여드리지 않았던 결을 지닌 연기라는 데에도 매력을 느꼈다"며 "이영이라는 캐릭터를 봤을 때 되게 공감이 갔고, 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디바'는 사실 감정이 중요한 영화예요. 이영의 감정은 무척 복잡하고 예민하죠. 수진에 대한 이영의 감정은 사실 우정이 크다고 생각해요. 다만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예민한 감정들이 툭툭 던져지듯 자신도 모르게 행동이나 여러 가지 것들로 표현된 것 아닌가 싶어요."

    캐릭터의 감정선을 잘 표현해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단순히 다이빙 선수가 아니라 최고의 자리에 오른 역할인 만큼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운동선수처럼 근육량을 늘리고, 고소공포증을 극복해 직접 다이빙대에도 올랐다.

    그는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이니 이 설정에서 하나라도 벗어나면 캐릭터를 만들 수 없었다"며 "운동이나 훈련이나 수영복 입었을 때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연습도 많이 하고, 다이빙장의 분위기나 공기에 익숙해지려 노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비주얼적으로도 진짜 선수의 느낌을 갖고 가기 위해 선수들처럼 저항을 줄이고자 다이빙 선수용 수영복을 입고 머리카락도 완전히 넘겼다. 이런 장치들이 결과적으로는 내게 도움이 많이 됐다"며 "진짜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은 모든 배우가 갖는 마음이다. 나도 최대한 리얼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 '디바'의 한 장면. (사진=한국투자파트너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 영화 '디바', 신민아 속 또 다른 신민아를 발견하는 시간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이를 부르는 이름 중 하나인 디바. 다이빙계 디바인 이영은 매번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그렇기에 '디바'와 이영이 갖는 위치는 아이러니하면서도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다이빙대에 오르는 순간 모든 사람은 가장 높은 곳을 올려다보고, 그곳에 선 이영은 모두를 내려다본다. 여러 의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선다는 것은 어떤 경험이었을까.

    "그게 되게 특별했어요. 다 밑에서 다이빙대에 오른 저를 보고 있고 저는 밑을 보는 거죠. 모든 사람이 떨어지기 직전에 있는 제 호흡에 집중하고 있고, 저는 위에서 그 모습을 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오묘한 느낌을 줬어요. 이영의 감정이 실제로 다이빙과 되게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면에서 조금 묘한 감정을 느꼈던 건 사실이에요."

    목표를 위해 자신을 몰아붙이며 갖은 노력을 한다. 그 과정에서 겪는 불안도 존재한다. 그렇게 올라간 가장 높은 곳에서도 역시나 불안과 중압감이라는 감정에 또다시 자신의 마음 한구석을 내줘야 한다. 이영의 모습은 현실을 사는 모두와 닮은 점이 있다. 이영을 연기한 신민아도 마찬가지다.

    영화 '디바'에서 다이빙계 디바 이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신민아. (사진=한국투자파트너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신민아는 "배우도 끊임없이 평가받는 직업이고, 내가 해내야 결과가 나온다. 그런 면에서 비슷한 지점이 있다"며 "다이빙도 마찬가지다. 내가 잘했던 동작도 찍을 때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안 좋거나 잘해야겠다는 중압감이 있으면 멘탈이 흔들린다. 내 마음을 내가 계속 붙잡아야 한다는 게 비슷했다. 그래서 이영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 사회에 사는 많은 사람이 다른 면에서 자기의 직업과 이영을 겹쳐서 생각해 본다면 비슷한 지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다이빙이라는 특수한 소재로 표현하고 있지만, '디바'가 하는 이야기와 인물들의 감정은 우리가 한 번쯤 가져본 보편적인 이야기와 감정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신민아는 '디바'를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내면에 열정이 가득 차 있을 때 '디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귀하게 여기는 동시에 즐기면서 촬영에 임했다. 그는 "드라마 '보좌관'과 영화 '디바'에서의 저를 새로운 모습이라고 표현해 주시는데, 그게 설레고 흥분된다"며 "그런 기회가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고 말했다.

    "제가 '러블리'함의 대명사가 될 정도인가 생각했어요. 어떤 연기가 익숙하고, 잘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건 사실이에요. 앞으로는 내가 안 해봐서 재미를 느끼고 보는 사람도 지루하지 않을 작품을 선택하고 싶어요. 많은 분이 '디바'를 보시고 이영의 감정에 조금이라고 공감이 갔다고 한다면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조금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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