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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게임''이은성,"흉기였던 내얼굴, 이제는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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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게임''이은성,"흉기였던 내얼굴, 이제는 무기"

    [노컷인터뷰] 영화 ''더 게임''에서 주은아 역으로 여인의 향기 풍기는 이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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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한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고양이 같다. 크지만 쭉 찢어져 위로 살짝 치켜 올라간 눈매와 웃을 때나 입을 비죽거릴때면 보조개가 각각 두개씩 네개가 잡힌다. 보통의 여자 연기자들과는 조금 독특한 외양의 그러나 그 다름이 주는 매력이 있는 스무살 연기자 이은성이다.

    "아직 사람들이 많이 몰라봐 주는 것이 내게는 장점"이라고 감히 말하는 이 ''당돌한'' 스무살은 인터뷰 내내 또래의 천진난만함 보다는 진지하고 자기 성찰적이면서 배우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상대방에게 강하게 전달되는 에너지를 쏘아댔다.

    이은성은 열 여섯살에 성장드라마 ''반올림''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반올림2''에서 가슴에 뭔가 탁 맺히는 느낌을 받고서야 정말 연기를 앞으로 오래동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후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소녀''에서 성정체성을 찾는 두눈박이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에서는 생면부지의 아버지를 멀뚱한 눈으로 쳐다보는 엔딩의 ''고딩''으로 또한번 뇌리에 박혔다. 독립영화 ''은하해방전선''에서는 명랑한 청각장애자로 신선함을 더했다.

    여기까지가 이은성의 10대를 장식했다면 31일 개봉하는 ''더 게임''은 스무살 이은성을 여인의 모습으로 반올림하는 지점에 있는 영화다.

    첫 키스 장면, ''그냥 잘려 버렸네요 흑흑''

    단 한번의 내기를 통해 몸을 바꾸는 도박을 하고 또다시 뺏고 빼앗기는 두 남자의 숨막히는 레이스를 그린 ''더 게임''에서 이은성은 열살 넘게 차이나는 민희도(신하균)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주은아는 꽃집 아가씨이자 오빠만 믿는 청초한 여인이다.

    집안의 가산 탕진으로 빚더미에 앉은 가운데 희도는 이를 해결해주고자 자신의 몸을 건 도박을 감행한다. 희도 오빠에 기대는 가녀린 은아는 무척 의존적이라서 평소 독특한 매력을 보여줘 온 이은성에겐 오히려 낮설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이은성은 "캐릭터를 위해 준비한 것도 없고 그냥 상황속에 몸을 맡겼어요. 그래서 슬플때 무척 슬펐고 행복한 장면에서 엄청 행복했어요. 아주 자연스럽게..."라고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처음으로 뽀뽀가 아닌 이성의 키스씬을 신하균과 찍었지만 감독의 전체를 생각하는 혜안으로 편집됐다고. 하지만 이은성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작품이고 전체를 생각하면 감독님의 생각이 맞다고 믿으니까.

    사진을 찍을 때는 어색해서인지 재미있어서인지 ''까르르''웃는 이은성이 대화를 할 때는 사뭇 진지하다. 그리고 생각해서 내놓은 이야기들은 무척 어른스럽다.

    대학갈 나이. 하지만 지난해 입시에서 낙방한 이후 생각을 고쳐먹었다. 지금 필요한 것 부터 먼저 하자고. "공부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지면 그때 학교에 가야겠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개성있다'' ''독특하다''는 말을 하곤한다. "굳이 예쁠 필요가 있나요? 연예인이나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어요. 그냥 연기가 좋고 저의 성장하는 모습 느끼고 보는 것이 너무 좋아요. 그럼 전 좋아요. 소속사에서는 싫어할지 모르지만...호호호." 이은성의 당돌함은 여기서도 등장한다. "이런 제 얼굴이 예전에는 흉기라고들 했는데 이제는 강력한 무기가 됐어요. 개성있다고 절대 바꾸지 말라고들 하시네요. 호호호."

    이은성이 이렇게 연기가 마냥 좋다고 ''노래를 부르는''까닭은 뭘까? 신하균, 변희봉 같은 이번 영화의 대 선배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고 드라마''얼렁뚱땅 흥신소''의 박희순 예지원 같은 선배들과 매일 같이 만나 좋은 얘기하고 듣는 자체가 신난다고 했다.

    "전 좋은 선배들은 만나서 무척 행복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제가 참여한 작품들이 모두 제게 최고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구요. 역할이 작든 크든 뭐든지 좋아요. 좋은 작품 좋은 선배들과 함께 라면요."

    10년 후에는 멋진 선배가 돼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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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게임''에서 희도는 은아를 위해 몸을 건 한판 도박을 벌인다. 희도의 결심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다. "저라도 그렇게 했을 거 같아요. 왜냐구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당연히 하겠지요.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당연한 것 아닌가요?

    변희봉과 신하균 두 대 선배의 연기를 보고 ''소름끼쳤다''고 말하는 이은성. 그에게도 그런 한방의 연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클로저''의 나탈리 포트만의 매력이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케와키 치즈루의 톡 쏘는 연기가 이은성에게는 끌린다. 하지만 어디 맘대로 되랴? 그냥 지금은 안해본 것이 해본 것보다 많으니 다 해보고 싶은 욕심 충만의 상태다.

    서른이 되는 10년후에는 어떤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기억되고 있을까? 이은성은 "글쎄요, 아마도 멋지게 변해 있을 거 같아요. 조금은 연기를 아는 그런 배우 말이죠. 그리고 제가 선배들로부터 받았던 애정과 사랑을 후배들에게도 전해 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돼있을 거 같아요. "라고 했다.

    아직 못알아보는 관객이 많아서 더 다양하고 도전적으로 연기를 해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는 이은성은 인지도는 영화 한편을 이끌어 갈 수 있을 때쯤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은성의 스무살 활짝 웃는 웃음과 달리 또래의 누구에게서도 보지못한 애늙은이 같은 신중함이 동시에 반짝이고 있었다. 첫 성인연기로 자신을 반올림하고 있는 이은성의 남보다 반발짝 앞서는 리듬감이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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