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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연기하는 배용준의 고민은?



방송

    2년 만에 연기하는 배용준의 고민은?

    오직 작품으로만 말하려는 배용준의 속내에 대한 일고찰

    배용준

     

    원조 한류스타인 배용준. 기자 신분으로 그를 가까이 접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공식적으로 배용준과 마지막 이야기를 나눈 것은 송승헌의 매니저 결혼식 때였던 2006년 4월 어느날 이었다. 그가 참석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해 말에 배용준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 2006년 11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류엑스포 개막식에서다. 그는 늘 일본 아줌마 부대를 몰고 다닐 만큼(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전한 인기를 갖고 있던 터다. 배용준을 접하는 곳에서는 언제나 일본 등 아시아 팬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다.

    한류엑스포 개막식에서는 배용준이 제주도 김태환 지사와 테이프 커팅을 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배용준이 식장에 등장한 순간은 김 지사가 개막 연설을 할 때였다. 배용준이 들어서자 취재진과 배용준 해외 팬 수백여명이 삽시간에 몰려들어 이내 행사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김 지사가 할말을 잃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배용준 본인도 이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극도로 염려해서 신중하게 처신했음에도 불가항력으로 벌어지는 사태는 끝내 막을 수 없었다.

    일본의 팬들은 열성적이다 못해 광적이다. 오죽하면 한 일본 모녀는 "겨울에는 욘사마 독감, 여름에는 욘사마 열사병"이라면서도 그 중독에 기뻐 본사에 기고를 다했을까?

    2005년 9월 허진호 감독과 함께 한 영화 ''외출''이후 2년여만에 배용준이 작품을 통해 대중앞에 나선다. 430억 초특급 한류 프로젝트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서다. 네차례나 방송이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고 드라마 대가 김종학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방영 연기에 대해 사과를 하는 일도 벌어진 바 있다.

    11일 부터 배용준의 연기 모습은 MBC 채널을 통해 전파를 탄다. 하지만 팬들과 시청자들은 오직 배용준의 모습을 이 드라마를 통해서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배용준이 어떠한 인터뷰나 제작발표회 같은 외부적 행사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이 나올 무렵 보통 그 주인공들이 연기를 하면서 느낀 경험이나 소감을 인터뷰나 방송 출연을 통해 밝혀왔던 통상적인 ''절차''를 기대하기는 회의적이다.

    현재까지 배용준은 막바지 촬영에만 오직 전념할 뿐 아무런 대중 접촉을 할 계획이 없다. 심지어 MBC 에서 제작하는 첫 방송 전날인 10일 방영되는 스페셜 길라집이 방송에서도 인터뷰를 볼 수 없다. 개그맨이자 인기 MC인 김용만이 직접 주 촬영장인 제주도에 내려갔음에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MBC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내려가 제작발표회 참여를 설득했어도 별 다른 소득이 없었다.

    그렇다면 배용준은 왜 이렇게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을까? 이런 그를 보고 신비주의 마케팅이란 다소 냉소적인 지적도 있다. 배용준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배용준은 스스로 말을 함으로 해서 빚어질 수 있는 오해를 사는 일을 피하고자 함인 듯하다.

    배우와 사업가 이미지 충돌 딜레마

    배용준은 배우이면서 성공한 비즈니스 맨이라는 이미지를 떨치기 쉽지 않은 존재다. 최근 들어 부쩍 작품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류 열풍에서 가장 큰 수혜자로서 일본 대중 문화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켰다. 그가 행동하고 보여주는 모든 것들은 일본과 아시아 권에서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일본 도쿄 시내에서 가졌던 사진전과 경매에서 보여준 엄청난 열기, CF모델로서의 주가, 일본 이동통신사들의 모바일 서비스 입찰 경쟁, 최근에는 ''태왕사신기'' 메이킹 필름이 20만개가 팔렸고 메이킹 북도 5만여권이나 팔려나갔다. 방송이 되기도 전인 상황에서다.

    특히 일본 내에서의 배용준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았다. 제주도 촬영 현장에서도 수십 수백여명의 해외 아줌마 팬들이 촬영장을 한결같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한 특급 호텔에 머물던 배용준은 급기야 스태프들이 묶는 비교적 노출이 덜 되는 비지니스 호텔로 옮겨야 했다. 2005년 ''외출''을 찍던 당시, 강원도 삼척의 한 호텔 한개층의 절반을 예약해 외부의 왕래를 막았던 전례가 있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두개층을 한꺼번에 예약해 숨쉴 공간을 최대한 마련했다.

    80여명의 팬들은 호텔에서 함께 투숙하며 배용준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했다.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이 팬들의 지극정성이 대단하다''고 평할 정도다. 김종학 감독도 ''한류스타 한류스타 했지만 이정도 일 줄 몰랐다''며 새삼 그 위력을 실감했다고.

    배용준은 최고의 한류 스타지만 그만큼 힘든 면도 여느 스타 이상이다. 한 관계자의 이야기. "가령 용준 씨도 설렁탕을 먹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식당엘 가지 못하는 거에요. 아시잖아요, 여러모로 불편해지는 상황을 말이죠. 측근들이 설렁탕을 포장해서 배달해 옵니다. 사무실에 앉아 혼자 그렇게 먹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안쓰럽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

    본인이라고 왜 할말이 없겠는가? 김종학 감독은 배용준의 나서지 못하는 고민의 한 단면을 귀띔했다. "배용준 씨가 언론과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도 매번 사업가적인 이미지나, 주식 얘기로 화제를 올리니 그런 부분들이 연기자로서 나서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굳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배용준을 둘러싼 여러가지 현안들이 풀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중의 사랑, 그의 표현에 의하면 아시아의 ''가족''(팬을 지칭)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스타로서 소통의 창을 넓히는 차원에서 그 역시 자신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메시지를 간헐적으로 전하는 정도의 모습이 반복되는 이상, ''태왕사신기''에서 환웅으로 분해 마치 신적 존재로 오버랩 되는 것을 보는 것이 어찌보면 그가 현재 그려 나가고 꿈꾸는 속마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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