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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 "항상 부족하고 아쉬워…욕심 많은 배우라 그런가봐요"

입력 : 
2013-01-24 07:01:06
수정 : 
2013-02-07 14: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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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주연 김래원
아역배우 대한이 너무 잘했는데 애한테 질투할 수도 없고…하하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작품 그런 연기 보여주면 행복할 것
사진설명
배우 김래원(33)은 솔직했다. "30대가 돼 첫 출연한 영화인데 조금은 아쉽다"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감독 김성훈)에서 허세 가득한 삼류 음악 감독 유일한을 연기한 그는 "’30대 김래원은 이 정도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또 관객들이 알아챘으면 좋겠는데 그렇게는 못한 것 같다"고 채찍질했다. 극중 감정이 과한 부분이 보이고, 어떤 장면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장면을 약하게 드러냈어야 하는 지점도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너무 아쉬워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 "전 욕심이 많고 열정이 넘치는 배우니까요"라며 웃었다.

"물론 제가 하는 연기가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작품을 할 때마다 배역이 다 다른데 그때마다 연기하면서 많이 배워요. 지금 제 나이는 뭔가를 알 듯 말 듯한 단계 같네요. 그래도 확실한 건 더 재미있어지고, 조금씩 더 즐기게 되는 것 같긴 하다는 거예요."

’마이 리틀 히어로’는 유일한이 인생 역전을 노리고 참여한 대형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 확률 제로인 소년 영광(지대한)과 파트너가 돼 불가능한 꿈에 도전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김래원은 이 영화가 다문화가정 소년의 성장 이야기로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대한이가 참 예뻐요.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춰 눈길을 끌죠. 우리 영화는 다문화가정 소년 이야기가 전부가 아닌데, 그게 전체 메시지를 덮는 듯한 느낌이 생길 줄은 몰랐어요. 아이의 성장 이야기와 성공에 목마른 유일한이라는 젊은 청년이 아이를 통해서 변하는 두 가지 이야기가 같이 가는 건데 말이죠."

극중 일한에게 영광은 자기 과거 모습이기도 하다. 재능을 갖고 있고, 열정과 꿈도 있지만 가난이라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 이룰 수 없었던 자기 과거를 생각하게 해주는 인물이다. 그래서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 김래원은 "대한이가 노래하는 것만 봐도 너무나 예쁜데 그 모습이 부각이 많이 됐다"며 "솔직히 너무 잘했는데 애한테 질투할 수도 없고, 나한테 좋게 다시 찍어 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노력과 열정에 비해 최근 작품 운은 없는 것 같다. 근작들은 화제가 되지 못했고,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천일의 약속’도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천일의 약속’은 전역하고 첫 작품이라 열정을 쏟아부으려 했는데 환경이 따라주지 않았다. 김수현 작가 작품이 들어왔던 건 행운이라고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 그가 생각하던 캐릭터가 아니었다. 남자가 주인공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로 고생하는 여자가 주인공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김래원은 힘들어하던 드라마 촬영 때 직접 현장을 찾아온 김 감독을 만나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기억했다. "힘든 시기였는데 따뜻하고 기분 좋은 영화라 관심이 생겼어요. 감독님의 솔직한 영화 설명이나, 같이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았죠. 또 김래원만이 재미도 주고 진정성도 깨지지 않는 선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도 좋았어요."(웃음)

아이들과 연기하는 건 힘들다고들 한다. 그것도 지대한(12)과 대한이에게 도움을 주는 성준을 연기한 황용현(13)은 연기를 해보지 않아 더 그랬을 것 같다. 아이들과 친해진 비결을 물으니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일부러 살갑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공간 안에 있으면서 자연스러워졌어요. 친해지려고 부모님 등에 대해 묻거나 하는 건 더 선입견이고 편견이었을 것 같았죠. 촬영할 때 세팅이 잘못돼 시간이 남을 때면 아이 손을 붙잡고 1시간 정도 강가도 산책하면서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없어도 되는 공연 신을 찍을 때 현장에 나와 있는데 대한이가 ’형 피곤하데 가서 쉬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애정과 사랑이 생긴 것 같아요."(웃음)

김래원은 아직 스스로 느끼기에 아름답고 근사한 작품을 만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조금 더 힘을 빼고 여유를 가져야만 최고 연기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짚었다.

"관객들이 ’저 사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하면서 영화를 10분, 20분을 보고 ’아, 그때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할 수 있는 내공을 보여주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물론 이것도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쌓이고 쌓이면 30대 영화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하정우, 박해일 형 같은 분들 레벨에 설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에는 약간 부족한 것 같아요. 조금 더 색깔이 진해야 할 것 같아요. 뭐, 모르죠. 평가는 제가 하는 게 아니니까요."(웃음)

그렇다고 확 변하고 싶은 건 아니다. 악역을 해도 자기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며 "꾸밈없이 연기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작품을 만나면 진심으로 행복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스타투데이 = 진현철 기자 / 사진 =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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