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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공단, 초대형차 트랜스포터 밤에만 조심조심 운행

입력 : 
2008-03-29 08: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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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지금 / 대불공단전봇대 사건 그 후 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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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산업단지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이상한 차량이 있다. 바로 대형 선박 블록을 운반하는 특수차량인 '트랜스포터'. 대불공단의 전봇대 전선을 연거푸 끊어 먹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차량에 대형 선박 블록을 싣고 가면 지상에서 12m 높이에 있는 전선줄도 걸린다. 올해 초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일부 개정되면서 불법 차량으로 분류돼 운행이 금지됐을 만큼 거대한 운반용 차량이다. 4~5층 높이의 최대 1000t 선박 블록까지 실어 나를 수 있는 괴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바퀴 수만 최대 144개이고, 자체 무게만 해도 216t에 육박하는 거구다. 종류별로 150t, 200t, 300t, 500t, 600t, 800t, 1000t 무게의 선박 블록을 나를 수 있다. 큰 몸체와 안전성을 갖춰 가격은 10억~20억원에 이른다.

트랜스포터는 최고 시속이 12㎞지만 공단이나 블록 생산현장에선 안전을 위해 6㎞로 운행하는 느림보다.

이처럼 거구이기 때문에 트랜스포터는 밤에만 움직인다. 지금껏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호송 차량을 붙여 대불공단과 대불항을 조심스레 오갔다. 대불공단 내 공장에서 블록 하나를 싣고 5~8㎞ 떨어진 대불항 부두에 하역하는 데까지만 2시간~2시간30분이 걸린다.

트랜스포터는 최근 환경오염 유발 등 이유로 도로 주행이 금지되다 지난 25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 등록을 허용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그 쓰임새가 큰 만큼 전면 허용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일반 도로의 안전성을 잣대로 특화된 차량을 불법으로 삼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장기적으로 잘못된 조항을 고쳐 블록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옮길 수 있는 트랜스포터를 전면 합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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