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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제시카로 본 소녀시대와 결혼의 상관관계

입력 : 
2014-09-30 10:57:40
수정 : 
2014-09-30 16: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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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언제까지 소녀일 수 있을까?' 수년간 아시아 최정상 걸그룹으로 군림해온 소녀시대에게 농담으로나 던지던 의문이었다. 그러나 어느덧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소녀시대'가 팀명이 가질 수밖에 없는 자가당착의 딜레마에 빠졌다. 30일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의 퇴출설이 불거졌다. 제시카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회사와 8명으로부터 저는 더 이상 소녀시대 멤버가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라는 글이 게재됐기 때문이다.

제시카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닌, 웨이보 계정을 해킹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SM 측은 이같이 중대한 일에 늑장대응을 폈다. 이날 오전 해외 일정을 위해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소녀시대 일행에서도 제시카는 보이지 않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뒤늦게 SM 측은 그가 개인적인 패션 사업을 이유로 팀을 떠난다고 공식화했으나 양측의 일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SM은 "제시카가 먼저 소녀시대 탈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제시카의 글은 쫓겨난 모양새다.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 중심에는 제시카와 여러 차례 열애설에 휩싸인 재미교포 사업가 타일러 권이 주목된다. 그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코리델(Coridel) 캐피털 파트너스의 연예 사업부 CEO로 알려졌다.

SM 측은 제시카와 타일러 권의 관계를 늘 부인해왔으나 팬들은 두 사람의 결혼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시카가 이미 한 법무법인 변호사를 만났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변호사는 과거 소속사와 전속계약 문제가 발생한 연예인을 담당했던 이력이 있다.

사실이든 아니든, 제시카의 이번 논란으로 인해 소녀시대는 '결혼'이란 중요한 멤버별 개인사와 관련해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왔다. 이미 멤버 다수가 연애를 하고 있지만 이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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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란 무엇인가. 국어사전 속 말풀이는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나이 어린 여자아이'다. 소녀시대의 태생이 그렇다. 일종의 '로리타 판타지'가 스며든 걸그룹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싱글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소녀시대는 일본에서 '미각 걸그룹'으로 불리기도 했다. 늘씬한 몸매와 다리맵시를 강조한 퍼포먼스는 이들의 전매특허였다. 제복을 떠올리게 하는 무대의상도 자주 택했다. 이른바 '타부(taboo)', 즉 금기시된 남성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성(性)적 소구가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비단 소녀시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대부분 국내외 걸그룹은 '청순'과 '섹시' 콘셉트 둘 중 하나다. 남자 아이돌 그룹도 마찬가지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섹스어필'은 인간 본능에 가까운 매력이다. 아주 기본적인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나쁜 것이 아니다.

애초 소녀시대는 영원한 '소녀'일 수 없다. SM도 알고, 소녀시대도 알고, 팬들도 아는 일이다. 다만 '소녀시대'이기에 그들에게 '결혼'은 팀을 떠나야 하는 요소다. 속된 말로 결혼하면 엄연히 유부녀다. 남편과 가정을 이룬, 혹은 아이까지 있는 소녀란 없다. '소녀시대'라는 브랜드 판타지가 갖는 모든 허상이 무너지는 것이다.

물론 '한 번 소녀시대는 영원한 소녀시대'라는 목소리도 높다. 제시카 역시 결혼 혹은 구상하는 사업 탓에 팀에서 퇴출되어야 한다면 억울할 수 있다. 직장 여성이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러나 연예인은 일반적인 근로소득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사업소득자로 과세가 부여된다. 그룹명에 대한 상표권은 대개 소속사가 갖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SM 입장에서 소녀시대는 하나의 상품이자 자산이다. 그 상품의 가치를 지킬 권리가 있다.

반면 연예인은 그 울타리 안에서 수입을 얻는다. 홀로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치더라도 결코 혼자 힘이 아니다. 그게 싫다면 자신이 선택한 행동에 따른 책임을 감당하면 된다. 능력이 된다면 팀을 떠나 더 멋지게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도 있다. 갖고 싶은 걸 다 갖겠다면 욕심이다.

축복받아야 할 일이 다소 씁쓸한 논쟁으로 확산하진 않을 지 걱정이다. 소녀시대가 지닌 가요계 상징성을 떠올렸을 때 이 사태가 만약 법정까지 간다면 결과는 다수 기획사와 아이돌 그룹에게 참고 기준이 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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