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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언더커버’ 지진희 “액션 95% 직접…별 짓 다 했다”

진향희 기자
입력 : 
2021-06-29 07:01:02
수정 : 
2021-06-29 07: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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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언더커버 ‘이석규’이자 ‘한정현’ 역
“김현주와 다음엔 시트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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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빠인 한정현과 은퇴한 엘리트 요원 이석규를 오가며 호평을 받았다.제공ㅣ이끌 엔터테인먼트
‘꽃중년’ 지진희(52)가 멜로가 아닌 액션을 선택했다. 물에 빠지고, 총에 맞고, 바다에도 뛰어들었다. 쉰을 넘긴 나이에 온몸을 내던진 스펙터클 액션으로 리암 니슨 부럽지 않은 노장 파워를 보여줬다. 최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진희는 “95% 액션을 직접 했다. 별짓 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곤 “덕분에 부상을 달고 살았다”며 엄살을 떨었다.

지난 12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극본 송자훈 백철현, 연출 송현욱)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남자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3~4%대를 유지하던 드라마는 최종회에서 전국 5.2%, 수도권 6.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치열한 사투를 벌인 두 주인공 한정현(지진희 분)과 최연수(김현주 분)는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든 위기 속에서도 가족과 신념을 지켜내 진한 울림을 안겼다.

지진희는 극중 평범한 가장 한정현과 엘리트 요원 이석규, 극단의 두 인물을 오가며 극을 다이내믹하게 이끌었다.

지진희가 연기한 ‘한정현’은 안기부 요원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평범한 가정의 아빠로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사랑을 선택했던 한정현이 과거를 버린 대가는 혹독했다.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아내 최연수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는 그의 진심은 뭉클하기까지 했다.

지진희는 “사랑하는 여인과 가족, 그리고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 돌아보며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도 많았고 내 나이 정서에 맞게 끌고나갈 수 있는 드라마라 생각했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지진희와 일문일답.

Q. 엔딩에서 한정현은 오랜 세월 숨겨온 거짓의 대가를 치르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주연배우로서 결말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한정현’이라는 인물이 싸우게 된 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지 않나. 그 부분을 다 해결하고 가족을 찾고, 죗값을 받고, 새로운 이석규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결말이 좋았던 것 같다. 가족을 지키는 과정에서 가족들 모르게, 상처받지 않게 하려다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다 해결했다. 가족도 찾았고, 이름도 찾았고, 같이 살게 됐고, 죗값도 받았다. 해피엔딩 결말이 마음에 든다.

Q.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해 5%대로 마무리 됐다. 시간대가 아쉬웠지만, 센 프로들 사이에서도 선방한 것 같다. 입소문은 탄 것 같다. 드라마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재밌다. 요즘엔 장르물 드라마가 많은데, 그 사이에서 나름 액션도 있고, 시대적인 이야기도 있고, 가족 이야기도 존재해 그런 점을 좋아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

Q. 방영 전 공수처 미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 원작 드라마가 있는데, 그와 다른 이야기를 그리면서 생긴 설정이라고 봤다. 우리 배우들 모두 이 드라마의 중요한 지점은 가족을 지키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그쪽에만 관심이 있으면 그쪽으로만 생각하지 않을까. 뭐든 한쪽에 서서 보면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Q. 송현욱 감독이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캐스팅 배경을 설명하면서 땀 나게 뛰게 하고 총에도 맞게 하고 굴리고 싶다고 했는데 (손을 들어보이며) 안 그래도 손가락이 안 붙는다. 엄지손가락도 휘었다. 이제 좀 힘이 들어가는데 아프다. 집에서 물리치료기까지 사서 한다. 파라핀 담그고 있고 그랬다. 바다에도 들어갔고 물에도 빠졌고 빌딩도 올라탔고 액션신도 있었다. 95% 제가 했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이 원하기도 했다.

Q. 손은 어떤 장면에서? 봉고차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손을 휘두르다 봉고차 문에 새끼손가락이 찍혔다. 제대로 치료를 못해서 지금 새끼 손가락이 안 닫힌다. 엄지도 휘었다. 집에서 요리만 하는 남자 한정현이 과거에 요원이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

Q. 액션 준비는 어떻게 했나 한정현이라는 인물은 20년 전 안기부 요원이었고, 난 20년 후 한정현을 연기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무술 장면이나 복근이 보이지는 않았다. 이 나이에 맞는 액션 정도라고 생각해서 실수하지 않고 다치지 않을 정도로 액션 스쿨에 가서 연습했다. 집안 일만 했던 사람이라 거기에 걸맞는 액션을 해야 했다. 복근을 만들어도 의미가 없었다.

Q. 체력적으로 부담은 없었나 전혀 문제 없었다. 보통 드라마 찍기 전 2~3개월 쉬면서 몸을 만들고 준비한다. 이런 류의 드라마가 아니라도 한 작품을 끝내면 녹초가 된다. 배우는 이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데, 그래도 요즘엔 작업 환경이 좋아져서 이 정도면 아주 행복하게 여유롭게 찍는 수준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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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의 액션을 직접 했다”고 밝힌 그는, 액션 분량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공ㅣ이끌 엔터테인먼트
Q. 이번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액션 때문이다. 이 나이에 이런 액션 하는 드라마가 없다.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라 중년의 남성이 가족을 위해 싸운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족을 지키는 과정에서 가족들 모르게, 상처받지 않게 하려다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다 해결했다.(웃음)

Q.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액션 때문에 선택했다면, 아쉬운 점 역시 액션이다. 좀 더 액션신이 많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기왕 하는 거.

Q. 김현주와는 SBS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2004), ‘애인있어요’(2015)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미스터리다. 어떻게 세 번을 같이 했을까. ‘언더커버’가 멜로였다면 우리는 서로 ‘NO’ 했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은 가족이지만 밥 먹는 시간 빼곤 각자 바빴다. 붙는 신이 많지 않았다. 로맨스를 기대했던 분들이라면 이번엔 로맨스에 실망하셨을 수도 있다. 많은 분들이 ‘애인있어요’를 재미있게 보셨더라. 그 드라마의 연장선으로들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Q. 또 만나게 된다면? 시트콤을 하고 싶다. 코믹한 것. 10년~20년 후가 아닐까. 그런데 네 번째 만나는 건 진짜 힘들 것 같다.

Q. 허준호 씨가 지진희 씨 때문에 이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얘길 했더라. 허준호 선배도 어딜 가나 최고참이다.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우니까 제로 콜라 먹으면서 편하게 얘기했다.

정말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해주셨다. 선후배 그런 개념 보다 동료 대 동료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다가갔다. 그 형이 센 캐릭터를 맡아서 무서워 보이지만, 정말 세상 착하고 순박하다. ‘지정생존자’ 때 좋았다. 다들 만족했다. 코로나 아니었다면 (그때 배우들과) 매일 만났을 거다. 정만식이라는 배우도 마찬가지다. 순박하고 착한 친구다. 다들 만식이가 나보다 형인 줄 아는데 내가 훨씬 형이다.

Q. 촬영장에서 고참 선배에 속할텐데 선후배 관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그런 문화가 남아있다. 누구나 똑같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그 누구든. 가장 경계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휩싸이고 나이 많다고 으스대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싫어한다. 재수 없고 화도 난다.

Q. 연기 인생에 가장 큰 에너지의 근원은 뭔가 가족이다. 가족이 없으면 이렇게 살진 않을 것 같다. 가장이란 책임감 때문에 술도 끊고 몸 관리도 하고 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위한 행위를 하는 거다. 혼자 산다면 산속에 가서 자연인처럼 살 것 같다.(웃음)

Q. 넷플릭스 ‘무브투헤븐’에도 나왔다. 다매체 시대다. 배우로서 어떤가. 시대에 따라가는 거다. 사람들은 보기 싫으면 채널을 바꿀 거다. 나를 찾도록 해야 한다. 경쟁시대가 온 거다. 시대가 바뀌는데 옛날만 생각하면 도태되지 않겠나. ‘무브투헤븐’도 있고 전작 ‘지정생존자’도 넷플릭스를 통해 본 시청자도 많더라. 외국분들이 많이 보시는 걸 느꼈다. ‘애인있어요’도 많이 보셨는지 이번에 (김)현주씨와 다시 만나는 걸 보고 멜로를 많이 기대한다는 반응이 있었다.

Q. 차기작( tvN 새 드라마 ‘더 로드 : 1의 비극’)은 앵커다. 국민 앵커 역할인데 과거를 숨기고 있다. 과거의 선택에 의해 엄청난 파장이 온다. 정신없이 재밌게 몰입해서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앵커 역은 하고 싶었던 역할이다. ‘미스티’라는 드라마도 있었지만. 기대가 많이 된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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