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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돔 건축물"…완벽한 균형미 뽐내는 `로마 판테온` [랜선 사진기행]

송경은 기자
입력 : 
2021-09-04 15:01:01
수정 : 
2021-11-10 17: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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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로톤다 광장. 왼편으로 판테온 정면 입구가 보인다. /사진=송경은 기자
[랜선 사진기행-64] 이탈리아 로마 로톤다 광장. 아기자기한 건물들 옆으로 오랜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거대한 신전이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계단과 기둥을 지나 들어선 판테온. 돔 천장 중앙의 작은 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에 곳곳에 빛과 그림자가 새겨졌다. 로마 판테온은 고대 로마 신들에게 바치기 위해 지은 신전이다. 판테온이란 이름은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이란 뜻의 그리스어 '판테이온'에서 유래했다.

초기의 사각형 신전은 기원전 27년에 지어졌지만 트라야누스 시대에 파괴됐다. 돔 구조를 지닌 지금의 원형 신전은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인 서기 125년께 재건된 것이다.

판테온은 로마 건축을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로, 로마에 현존하는 돔 구조 중 가장 오래됐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당대 건축물 가운데 가장 보존 상태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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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판테온 내부의 천장 돔 구조. 가운데 천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면서 명암 효과로 건물의 굴곡이 아름답게 드러난다. /사진=송경은 기자
로마 판테온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단연 원형 신전을 덮고 있는 천장의 돔 구조다. 원형 신전은 지름과 천장 끝까지의 높이가 43.3m로 같다. 지름 43.3m의 구체가 돔 밑에 딱 들어맞을 정도로 완벽한 균형을 추구했다. 콘크리트 돔의 중량은 4535t에 달한다. 돔 중앙에는 지름 8.9m의 천창이 있는데 이를 통해 투과되는 햇빛이 건물 내부를 밝고 은은하게 비춰줬다. 오랜 시간 앉아 있다 보면 태양의 일조운동에 따라 천창에서 빛이 들어오는 방향이 달라지면서 풍부한 명암 효과로 더 깊이 있게 공간을 느낄 수 있다.

판테온 정면의 주랑으로 이뤄진 전실은 가로 34m, 세로 15.6m로 5개 단 위에 세워져 있었다. 총 16개 기둥은 각각 지름 1.5m, 높이 14.1m의 화강암 단석체로 만들어졌고 기둥 꼭대기에 올려진 벽(엔태블러처)은 그리스 건축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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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 내부 예배당의 모습. 판테온은 본래 신전으로 지어졌지만 7세기 이후 로마 가톨릭교회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송경은 기자
7세기 이후부터 판테온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모 마리아 성당 건물로 사용돼 왔다. 내부 벽감에선 성모의 대관식을 묘사한 15세기 프레스코화, 성녀 안나와 축복받은 성모 조각상, 성 아나스타시오 조각상 등을 볼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 이래로 판테온은 순교자들의 무덤으로도 사용됐다. 이탈리아의 두 왕인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와 움베르토 1세, 움베르토의 배우자인 마르게리타 왕비를 비롯해 화가 라파엘로와 안니발 카라치, 작곡가 아르칸젤로 코렐리, 건축가 발다사레 페루치 등이 묻혀 있다.

한편 지난달 6일부터는 보건당국이 발행하는 유럽연합(EU) 코로나19 디지털 인증서인 '그린 패스'가 있어야만 판테온 입장이 가능하다. 그린 패스는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은 경우, 바이러스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온 경우, 코로나19 감염 후 완전히 회복된 경우 발급된다.

외국인 방문객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또는 입국 72시간 전에 실시한 PCR 항원 검사의 음성 확인증을 소지한 경우 5일간의 격리 의무가 면제돼 이탈리아 입국과 관광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31일 한국을 포함한 20여 개국을 그린 패스 국가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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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 내부 공간은 바닥부터 천창까지의 높이와 원형 바닥의 지름이 43.3m로 같다. /사진=송경은 기자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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