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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주지훈...4년 만에 스크린 복귀 천의 얼굴로 ‘원맨쇼’

  • 한현정 기자
  • 입력 : 2022.12.30 13:18:33
콘텐츠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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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팔색조’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천의 얼굴로 펼친 변화무쌍한 ‘원맨쇼’에는 따라 올 자가 없을 듯하다. ‘젠틀맨’ 주지훈(41)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젠틀맨(감독 김경원)’은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오락물이다. 주지훈은 이 영화로 ‘암수살인(2018년)’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극 중 납치 사건 누명을 벗기 위해 검사로 위장한 흥신소 사장 ‘지현수’로 열연한 그는 다소 허술한 흥신소 사장에서 독기 어린 복수자, 젠틀하고 스마트한 ‘넘사벽’ 범죄자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주지훈은 상당히 여유로웠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품인데 긴장되지 않나”라고 물으니, “기쁘고 설렌다”며 웃는다. 배우로서 새로운 작품을 만나, 치열하게 연구하고, 정성을 담아 촬영하고, 관객에게 선보이는 모든 과정이 그저 행복하단다.

“처음부터 작품의 목표가 뚜렷했어요. 무거운 주제를 오락 영화로 풀어내기 위해 판타지성 설정을 가미했죠. 슬픈 얘기지만, 평범한 주인공들이 거대한 권력과 맞서 이기는 게 사실 비현실적이지 않나요. 그것을 통해 통쾌한 카타르시스와 웃음, 재미를 주고자 했기에 어쩔 수 없이 ‘클리셰’가 존재합니다. 그걸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단 음악·시각적 효과·캐릭터 등 각종 장치를 통해 극적 허용을 최대한 넓게 만들고자 했어요. 감독님 의도대로 완성된 것 같습니다.”

그 전략 중 하나로 주지훈은 노 메이크업을 택했다. 그는 “좀 더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아예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연기했다. 얼굴이 반질반질한 흥신소 사장보단 뛰고 구르며 몸으로 뛰는, 생존형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했다. “타고난 비주얼을 믿은 게 아니냐”라고 농을 던지니, “2시간 동안 영화를 보지만 결국 관객이 기억하는 건 자신이 감명받은 장면의 얼굴이더라. 배우가 비 맞은 생쥐 꼴이 돼도 관객은 배우를 잘생겼다 못생겼다로 판단하지 않는다. 못생겼다는 말이 나오는 건 영화가 감동과 재미를 주지 못해서다. 좋은 연기가 최우선”이라며 강한 소신을 드러냈다.

“전작 ‘암수살인’ 때도 머리를 삭발한 게 제 의견이었어요. 분위기만 그럴듯하게, ‘척’하는 걸로 보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제가 가진 어떤 이미지 때문에 혹시나 이 캐릭터가 왜곡돼 보일까 봐, 그 의도가 온전히 닿지 않을까 봐, 그래서 몰입이 깨질까 봐 삭발은 기본에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의했고 많은 도전을 했어요. 제 겉모습은 어떻게 망가지든 전혀 상관없어요. 진짜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죠.”

그러면서 “배우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기도 하고, 사전 준비를 정말 철저하게 한다. 창작자인 작가와 감독을 자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다각도로 나누고, 궁금하거나 모르는 부분이 없을 때까지 물어본다”고 강조했다.

“연기 잘하는 비결이요?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제가 인복은 많아요. 좋은 감독·작가님, 동료들 덕분에 필모가 화려해졌죠. 강점이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선입견이 없다는 것? 겁 없이 달려든다는 거예요. 어떻게든 흡수하려는 집념도 강하고요.”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1호 (2022.01.04~2023.01.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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