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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연정훈 "한가인 임신, 둘째 5월 출산...아내가 원한다면 육아 전념"

  •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9.03.28 07:01:02
  • 최종수정 : 2019.03.28 07:35:26
연정훈은 아내와 딸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가정적 면모를 숨김없이 보였다. 제공| 935엔터테인먼트

연정훈은 아내와 딸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가정적 면모를 숨김없이 보였다. 제공| 935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훈훈한 외모와 따뜻한 눈빛, 다정한 말투 등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연정훈. 그런 연정훈이지만 드라마에서 만난 당대 미녀배우 한가인과 지난 2005년 4월 결혼하며 `국민 도둑`이라는 수식어를 얻어야 했다.

연정훈은 이달 초 종영한 MBC 드라마 `내사랑 치유기`에서 최진유 역을 맡아 워너비 연인, 남편상을 연기했다. 이런 남편을 TV로 본 아내 한가인의 반응은 어땠을까. 연정훈은 "저희는 그런 것 없다. 집에서 모니터 하는 분(한가인) 눈치 안본다. (한가인이) 딱히 연기에 대해 어떻다 이야기하는 스타일도 아니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장모님이 더 좋아해 주시더라. 다음은 어떻게 되냐고 묻곤 하셨다"고 말했다.

연정훈은 잘 알려진대로 배우 집안이다. 한가인과 배우 부부가 되기 전, 아버지 연규진의 대를 이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연규진이 선배 배우로서 조언을 해주냐고 묻자 연정훈은 "아버지가 드라마를 제일 많이 챙겨 보신다"면서도 "그래도 같은 연기자로 말은 잘 안 해주신다. 전체적인 것을 보고 연출이 잘했다, 글을 잘 썼다. 표현이 좋았다 등의 얘기를 해주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도 연기하고 싶어 하신다. 항상 대기하고 계신다"고 재치있게 배우 연규진을 홍보했다.

연정훈 한가인 부부는 결혼 후 11년만인 2016년 4월 첫 딸을 품에 안아 그 기쁨이 각별했을 터. 연정훈은 아이 키우는 즐거움에 흠뻑 빠진 `딸바보` 면모를 감추지 않았다. `내사랑 치유기`를 촬영하면서도 상대역을 맡은 소유진과 육아 이야기만 나눴다고.

"소유진과 만나면 거의 육아 얘기만 했어요. 소유진이 `이거 먹여봐라, 이거 해봐라` 하면서 딸 선물도 사주고요. 저는 아직 한 명인데 그쪽은 아이가 셋이잖아요. 아내가 딸이랑 어떤 공연 보러 갔다왔다고 하면 또 어떤 공연이 좋았다고 티켓을 선물해주기도 하고요. 고맙죠"

미녀 아내에 예쁜 딸까지, 가정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연정훈은 "촬영이 있어도 집에는 자주 들어가는 편이다. 딸이 아빠를 보고 싶어 한다. 저는 딸이 무슨 일이 있을 때 아빠한테 다 얘기해주길 바라는데 어린 나이에는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멀어지기 마련이다. 자꾸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한다"면서 딸생각에 어느새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면서 "(작품을) 쉴 때면 거의 육아에 전념한다. 최근 1년 넘게는 아이만 봤다. 아내가 일을 해 육아에 전념할 수 있었다"며 흐뭇해 했다.

연정훈은 연예계에서 소문난 카레이싱 실력자. 취미를 접고(?) 가정에 몰두하게 된 비결을 묻자 "취미생활은 이미 많이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제가 궁금한 게 있으면 많이 해보는 편인데 아내가 `이미 많이 하지 않았나`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진짜 많이 했어요. 레이싱도 국내외에서 해볼 만큼 해봤고요. 소중한 기억들이 있다 보니 이제 하지 않아도 크게 아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젠 딸 크는 걸 좀 봐야죠"

가족에 대한 애정만큼 연정훈은 연기에 대한 애정도 여전히 크다. 연정훈은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장르를 묻는 질문에 "연기 욕심이 끝이 없다"면서 "하기 싫은 장르, 작품이 어디 있나. 저를 찾아준다는 게 감사하다"며 눈을 빛내더니 "조폭 같은 역할을 못해봤다. 또 최근에 멜로를 많이 안해서 제 남성적 매력이 약한가 생각했다"며 웃는다. 연정훈은 또 "요즘 영화 장르가 다시 다양해져 좋다. 코미디 좋아한다. 망가지는 것도 좋아한다. 저도 다 내려놓고 기가 막히게 망가질 수 있다"고 연기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정훈은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뱀파이어 검사`를 꼽았다. 제공| 935엔터테인먼트

연정훈은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뱀파이어 검사`를 꼽았다. 제공| 935엔터테인먼트



1999년 SBS 드라마 `파도`로 데뷔한 연정훈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연정훈의 연기 인생에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은 무엇일까.

연정훈은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다. 저의 발자취들인데. 살아온 순간순간이 안 소중한 순간이 어디에 있나?"라고 작품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터닝 포인트`로 2011년 방송된 OCN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를 꼽았다.

"`뱀파이어 검사`를 처음 제안받고 기가 막혔어요. `이게 뭐지?` 했습니다. 원래는 제목이 `뱀파이어 변호사`였어요. 대본도 시놉시스도 없이 `이런 걸 진행할 예정이다. 하겠냐`고 하는데 `잘생긴 분들이 많은데 한국에서 뱀파이어물에 나를 섭외하나?`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 뱀파이어가 뭐 있나 찾아보니 `흡혈형사 나도열`이 있더라고요. 카메라 앞에서 뱀파이어로 혼자 변신한다는 창피함을 겪으며 민든 작품이라 당황스러웠어요. 옴니버스 방식이라 매회 주인공이 따로 있었는데 그분들이 잘돼 너무 좋습니다. SNS에 시즌3 언제하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아직 시즌3 계획은 없어요. 그때 스태프, 함께 출연했던 분들과 아직도 뭉치고 연락하고 지냅니다"

21세에 연기를 시작해 20년째. 인생의 반을 배우로 살아온 연정훈은 여전히 연기가 재미있단다. 연정훈은 "20년 전과 비교하면 제가 늙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역할을 소화하기 바빴다. 연기를 모니터하고 좌절하면서 발전해 왔다. 어릴 땐 지금만큼 생각을 못 했던 것 같다"면서 "언젠가부터 연기가 재미있어졌다. 일이 아닌, 현장에서 창조를 해나가고 새롭게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지금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연기 폭이 좀 넓어져 악역, 선한 역 다 할 수 있다"고 말해 연기의 매력에 시간이 갈수록 빠져드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연정훈은 "제 연기는 10점 만점에 4점이다. 제 입장에서 저는 잘 못한다. (과거 작품들을) 지금 하면 더 잘할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청년 배우 연정훈에서 이제는 가정을 이룬 중년 배우가 된 연정훈. 그의 목표는 뭘까.

"배우 연정훈은 계속 연기해도 시청자분들이 안 질리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사람 연정훈은 아이 잘 키우고, 나이 들어 아내와 둘이 여행 다니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고요. 오는 5월이 둘째 출산 예정일입니다. 자녀 계획은 여기까지예요. 출산 후 아내가 원한다면 전 또 일을 접고 육아에 전념할 생각이에요."

ksy7011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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