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보습제로 각광받는 베타글루칸은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항암과 면역력 조절 효과도 있다는 것이 입증됐죠. 말 그대로 팔방미인입니다."

큐젠바이오텍 본사에서 만난 이종대 대표는 최근 화장품·의약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베타글루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다당류의 일종인 베타글루칸은 면역 증강 작용을 한다. 효모 세포벽, 버섯류, 곡류 등에 존재하며 인간 정상세포의 면역 기능을 활성화해 암세포 증식과 재발을 억제한다.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 등을 공격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베타글루칸은 이외에도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지질대사를 개선해 체지방 형성과 축적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20여 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한 이 대표는 2006년 5월 큐젠바이오텍을 창업했다. 큐젠바이오텍은 화장품 원료인 베타글루칸, 히알루론산, 감마PGA, 발효추출물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보령메디앙스, 코스맥스, 소망화장품 등에 고효능 기능성 원료를 납품해왔다. 20여 명이 근무 중인 큐젠바이오텍은 지난해 매출 32억원을 올렸고 올해 6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큐젠바이오텍의 강점은 박테리아, 효모, 곰팡이, 버섯 등 다양한 균주를 이용한 바이오 활성물질의 고순도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99.9% 고순도 베타글루칸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타글루칸 히드로겔 세계 특허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1세대 보습제가 글리세린, 2세대가 히알루론산이었다면 이를 대체할 3세대가 베타글루칸"이라고 강조했다. 큐젠바이오텍은 치마 모양의 작은 버섯인 치마버섯에서 베타글루칸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베타글루칸은 미생물을 포함해 버섯류 세포벽에 존재하는 물질"이라며 "세포 안에 들어 있는 베타글루칸을 뽑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단순히 물에 끓이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암과 성인병에 좋다고 알려진 차가버섯의 효능은 버섯 속 베타글루칸 덕분인데 차가버섯 2t을 끓여야 겨우 베타글루칸 10g을 얻을 수 있다"며 "큐젠바이오텍은 새로운 기법을 통해 베타글루칸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치마버섯 발효물을 보여주며 "발효물 1ℓ에 10g 이상의 베타글루칸이 들어 있다. 2세대 보습제인 히알루론산은 액상 형태를 젤리처럼 만들려면 가교제(선처럼 된 분자구조를 결합해주는 물질)를 첨가해야 한다"면서 "큐젠바이오텍은 베타글루칸에 가교제 등 첨가제를 넣지 않고도 히드로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강조했다.

큐젠바이오텍은 최근 베타글루칸이 지닌 항암과 면역력 조절 효과에 주목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화장품 기능성 원료 위주의 사업을 통해 자립 기반을 확립했기에 올해부터는 제약 바이오 분야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제약연구소 설립 등 연구조직도 갖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량 신약 개발에 주력해온 큐젠바이오텍은 앞으로 패혈증 치료제, 숙취 해소제, 성형 필러, 유착 방지제, 발모제, 당뇨병 치료제(DDS) 등 의약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베타글루칸은 치마버섯에서 생산되는 바이오폴리머로 매크로파지라 불리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게 만들어 인체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킨다"며 "비뇨기과 제품 이외에도 결핵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 등의 개발을 완료하고, 상업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 보복 영향이 있긴 하지만 크지는 않다"며 "2년 뒤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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