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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식물 작목·보급 앞장 ‘경기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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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식물 작목·보급 앞장 ‘경기도농업기술원’

신품종 개발·품종 보호권 민간 이전 침체된 화훼농가 활기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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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덤 루비틴트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식물을 곁에 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 정화 기능과 함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해 기르기 쉬운 장점을 가진 다육식물이 인기다. 

다육식물은 선인장류의 일종이다. 세덤·에케베리아·두들레아·파키피텀 등 종류만 해도 수백가지다. 사람 취향에 따라 각양각색의 꽃 색깔을 내는 장점이 있다. 다육식물은 사막이나 산악지대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물은 한달에 한두번정도 주면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기르면 좋다. 최근에는 아파트 베란다 등 작은 공간에서도 기를 수 있어 마니 아들이 늘고 있다. 

다만 국내산이 별로 없다. 연화바위솔, 울산바위솔 등이 있으나 다양한 색이없어 주로 수입산이 인기다. 수입산이기 때문에 가격도 비싼 편이다. 보통 40~50만원대에서 1천 만원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증식과 작목개발에 착수, 소비자들이 다육식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 위축으로 힘들어 하는 화훼농가에 새로운 수입원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육식물 관련 경기도농업기술원의 활동 및 성과 등을 소개한다.

■ 멕시코와 증식기술 개발 협업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11월 멕시코 국립 아우토노마대학교와 희귀 다육식물 증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016년 8월 아우토노마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다육식물 자원보존 및 대량생산’ 국제공동연구를 진행, 생장 조정과 배지 조성 등 다육식물의 배양조건을 규명해 잎 조각에서 식물체를 얻는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이를 통해 에케베리아 라우이, 에케베리아 엘레강스, 하월시아 옥선, 하월시아 만상 등 4종의 희귀 다육식물 증식에 성공했다.

 

멕시코는 선인장· 다육식물 원산지이자 세계 최대의 생물자원 보유국이다. 아우토노마대학교는 선인장 연구 분야의 권위 있는 국립대학으로 다양한 선인장 자원을 활용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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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이번에 확보한 기술이 농가에 보급될 경우 고부가가치 다육식물의 소비촉진을 통한 화훼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아우토노마대학교와 올해 말까지 공동연구를 하며 다른 고부가 다육식물에도 증식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번식이 어려운 다육식물의 증식기술을 국내 농가에 보급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확보한 기술은 기존 일반 증식 대비 3배 이상의 증식 효과가 있다. 향후 기내 증식 기술을 더 개발하게 된다면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에케베리아 라우이 등 몇몇 품종들을 내년쯤 시장 가격의 3분의 1 가격에 공급할 예정이다.

 

■ 국내 최초의 작목개발

지난달 25일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다육식물 중의 하나인 세덤의 신품종 ‘루비틴트(Ruby Tint)’을 개발했다. 국내에서 신품종 세덤을 개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세덤은 전 세계적으로 400여종 이상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돌나물(돗나물)을 포함한 18종 가량이 자생하고 있다. 세덤은 생육형태에 따라 △잎이 단단하고 콤팩트하게 자라는 로제트형 △가지가 많은 분화용 △건조하거나 추운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내건성·내한성용 △땅을 덮으며 넓게 퍼져 나가는 지피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세덤은 실내외 벽면녹화 등 조경용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일본에서 조경용으로 가장 많이 유통되는 다육식물로 알려져 수출용으로도 유망한 식물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루비틴트는 연두색 잎 끝이 루비색으로 물든다. 봄·가을철에 더욱 짙어져 다육식물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잎이 단단하고 잎 떨어짐이 적어 번식과 유통이 용이해 차세대 수출용 다육식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이번 달 품종보호 출원 뒤 루비틴트를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루비틴트 개발로 다육식물 소비촉진과 국내·외 화훼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농가소득 증대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품종 보호권은 민간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다육식물에 대한 품종 보호권을 민간에 이전했다.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에서 개발한 선인장 7품종 22만주와 다육식물 9품종 21만주의 품종 보호권을 3년간 종묘 형태로 선인장연구회와 선인장 전문재배농가인 홍이농장에 넘겼다. 품종 보호권은 개발한 종묘에 대한 유통과 판매 권리다. 선인장 전문재배농가와 홍이농장은 종묘를 재배, 다육식물 재배 농가에 보급한다.

 

이들 단체가 보급하는 선인장 7품종은 레드붐, 핑크붐 등 접목선인장 4종과 핑크듀, 오렌지 캔들 등 게발선인장 3종이다. 접목선인장은 지난 2016년 미국과 네덜란드 등 22개국에 386만 달러어치가 수출됐었다. 다육식물 9품종은 에케베리아 6품종과 꽃기린 1품종, 칼랑코에 2품종이다. 

에케베리아는 생산성이 우수한 ‘노바’ 주변부가 황적색인 ‘네오니아’ 등이다. 1년 내내 꽃이 피는 꽃기린은 분홍색과 황색이 혼합된 ‘듀얼핑크’다. 연분홍색 겹꽃을 가진 핑크스타 등 2종의 칼랑코에는 번식이 잘 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신품종 개발은 농가소득 증대와 수출에 중요한 요소”라며 “앞으로 농가소득 증가를 위해 신품종을 개발, 계속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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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서도 다육식물 ‘인기’

경기도가 개발한 다육식물 신품종은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4월 칼랑코에 신품종을 일본 도쿄지역에 수출했다. 수출된 칼랑코에 신품종은 ‘레드원’ 600주와 ‘핑크스타’ 600주 등 총 1천 200주였다. ‘레드원’은 진 적색으로 화색이 선명하고 꽃 수가 많다.

‘핑크스타’는 분홍색의 겹꽃 형태가 특징으로 상품성이 우수해 짧은 보급기간에도 농가에서 큰 호응을 얻은 품종이다. 당시 수출은 일본 화훼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고자 진행된 시범 수출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이후 6개월 동안 총 5차례에 걸쳐 7천 주 이상을 수출했다.

 

11월에는 ‘레드로망’과 ‘핑크듀’ 등 신품종 선인장 2만 주가 일본에 수출됐다. 레드로망 품종의 경우 꽃색은 선명한 적색이고, 잎줄기가 강건하다는 특징이 있다. 핑크듀는 일본에서 선호하는 연분홍색 품종이며, 줄기가 많이 발생해 번식력이 우수하다는 게 장점이다. 이들 품종은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다양한 꽃이 피기 때문에 겨울철 분화용으로 널리 식재된다. 일본 화훼시장 진출에 도전한 칼랑코에 신품종은 국내 출고가보다 15~20%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경기도가 개발한 선인장은 해외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6년 10월에는 칼랑코에 핑크원이 일본시장에 2천 주 수출돼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지난해 ‘레드원’, ‘핑크스타’로 일본시장 진출에 도전했다”면서 “올해도 국내 화훼시장 위축으로 힘들어하는 화훼농가에 새로운 수입원이 될 수 있도록 해외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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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육식물 축제도 ‘풍성’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다육식물을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서울 코엑스 ‘선인장과 함께 하는 행복한 나들이’를 주제로 2017 선인장페스티벌을 열었다.

 

누구나 만들어 볼 수 있는 선인장 다육식물 모둠 작품, 다육식물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에케베리아 특별전, 선인장을 이용한 실내 인테리어, 도농기원에서 개발한 선인장과 다육식물의 신품종과 신상품, 선인장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와 아이디어 소품 공모작품, 다육식물 모둠 화분 심어보기 체험행사 등을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더했다. 사막에서 볼 수 있는 대형 선인장과 알록달록한 비모란 선인장을 이용한 선인장 정원 등도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올해도 이 행사는 기획 중이다.

 

김순재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다육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선인장페스티벌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올해 열릴 페스티벌도 침체된 국내 화훼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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