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7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앞서가는농업전문경영인] ④ 팔여울농산 박상괄 대표

비닐봉지 재배 기법 도입 등 30년간 한우물 노력… 공인 인증 실적만 5개 ‘최고 품질’
화성 44개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온오프라인 판매망 넓혀… 자식에 사업 물려주고파

 


한해 매출액 4억 ‘버섯 미다스의 손’


버섯이 우리 몸에 좋다는 건 익히 알려져 왔다. 이른바 ‘신의 식품’으로 찬사를 얻을 만큼 버섯은 인체 면역력을 향상 시키는데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습도만 높으면 어떤 기후 조건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는 게 버섯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1월 말 해발 600m 이상인 강원도 방태산의 생물 종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영하 7℃, 습도 51%의 기후 속에서도 많은 버섯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음이 확인됐다.

 

생장이 확인된 버섯은 갈색털꽃구름버섯, 줄바늘버섯, 돌기고약버섯, 기계충버섯, 부채버섯, 팽이버섯 등 다양했다.

화성시 팔탄면 구장3리 가곡길로 들어가는 어귀에 있는 한 버섯재배 농가에서도 갖가지 버섯들이 새싹을 틔웠다.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나던 종류와는 다르지만 느타리 버섯, 황금맛송이 버섯, 버들송이 버섯, 잎새 버섯, 노루궁뎅이 버섯 등이 따뜻한 저장고에서 쑥쑥 자라고 있었다.

30년 간 이곳에서 버섯을 길러온 팔여울농산 박상괄 대표. 그의 버섯에 얽힌 사연은 특히 많다.

박 대표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영농학생회에 가입해 활동하던 중 과제선택으로 원목과 나뭇가지를 이용한 느타리버섯 가지다발 재배를 해본 게 버섯 농사를 시작한 계기”라고 말했다.

평범한 버섯 농사 입성기지만 이후 투입해야 하는 노력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부담스러운 건 고유가와 비료 값 등 수입 류 품목이 폭등하면서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버섯 재배 특성상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적절한 환기가 중요하다는 말인데 난방과 환기를 통해 온도차를 유지하는 것이 버섯 생육에 결정적이다.

결국 난방비는 국제 유가에 연동해 결정되기 때문에 최근의 고유가와 수입 비료 가격의 상승은 박 씨 같은 버섯 농가에겐 치명적이다.

그래도 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럴 때마다 이를 악물고 버섯 품종 개발에 열을 올렸다.

첫 시작은 지난 1989년부터 1994년 까지 느타리 폐면 재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사이 품종도 애느타리와 털목이, 버들송이 버섯으로 늘렸고 1995년부터 2001년까지는 버섯 상자 재배를 거쳐 2002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비닐봉지 재배 기법을 도입해 오고 있다.

그는 “지난 1977년 볏짚다발 재배를 시작으로 2년여 동안 실험재배와 기술 습득을 통해 버섯 재배의 원리와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버섯 농사의 성패를 좌우했다는 말이다.

이를 바탕으로 박 대표는 2300여 평방미터 규모의 공간에 자신만의 노력으로 일군 연구와 작업 공간을 만들었다.

우선 균배양센타를 지었다. 내부는 배지배합실과 입봉, 살균 냉각실과 접종 시설을 갖췄다. 재배 사 기능을 하는 생육실 7개동 12개 실은 예냉과 저온 기능을 갖춘 저장고 2개 동을 지었다. 또 버섯 재배 실패의 교훈을 삼아 틈틈이 다른 버섯 재배 농가에는 없는 특수 시설도 개발했다.

이런 노력 덕택에 박 대표가 얻은 공인 인증 실적만 5가지가 넘는다. 지난 2006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친환경인증농가로 공인을 받았고, G마크인 통합 상표 사용권도 부여받았다. 또 화성지역 브랜드인 화상 햇살드리 브랜드로 선정 돼 공신력까지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농진청이 선정한 50개 품목 최고 가격 농산물 중 하나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비결은 뭘까. 판로 개척에 힘쓴 결과라는 게 박 대표가 밝힌 비결이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과 주변 지인을 통해 버섯을 팔았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박 대표 농가에서 재배되는 버섯을 찾는 손님들이 늘었고, 지금은 화성시내 44개 학교에 급식용 식자재로 공급된다. 또 현대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 등 온오프라인 시장에도 판매망을 확보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버섯농장의 겉모습은 단출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거두는 한해 매출액만 4억 원에 이른다.

이 같은 고수익의 배경에는 그의 연구하는 모습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현재 박 대표는 경기도버섯연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 때 2천 명에 육박하던 회원 수가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한 버섯 농가의 수입 감소로 20~30명 수준 밖에 되질 않고 있다”면서 “현재 화성 시내에서 버섯 재배를 하는 농가도 10곳이 채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버섯연구회에서 터득한 노하우로 자신의 버섯 재배 기술이 일반 연구소 수준보다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이런 자신감과 기술력을 갖춘 그였지만 정작 고민은 다른 데 있었다. 바로 자신의 대를 이어 버섯 재배를 할 사람이 현재로선 없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당연히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남달랐다.

그는 “법학을 공부하는 아들과 평범한 취미를 가진 딸이 버섯 재배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요. 이렇게 힘든 일을 내키지 않아 하는 걸 이해해요. 그래도 내 자식 만큼은 함께 버섯을 키우고 싶습니다”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가 건넨 명함에는 4가지 인증 상표가 붙어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과 경기도지사 인증 표시인 G마크, 기분 좋은 쇼핑몰인 화성팜에 대표 납품 증명을 나타내는 표시다. 이와 함께 경기사이버장터 인증 마크도 새겨져 있다.

버섯 박사로 통하는 박 대표가 버섯 산업의 미래에 대해 갖는 포부는 당차고 확신이 넘쳤다.

“버섯 재배의 시작과 끝 모든 과정에서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버섯이 사람에게 주는 이로움과 유익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문의: 팔여울농산(화성시 팔탄면 구장리 610-1) ☎031-354-6623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