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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종이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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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접기를 하다보면 저절로 도형 공부가 됩니다.” 강명옥 종이접기영재교육협회 회장(사진 아래)의 말이다. 꼭지점·각도·변 등의 수학적 용어를 사각형이나 삼각형 모양의 종이를 접어가며 익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다. 또 평면의 도형을 접어 입체의 모양을 만들다 보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강 회장이 일산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쉽게 배울 수 있는 종이접기 방법을 알려줬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와, 진짜 펭귄 같아요.” 강 회장이 검정색 색종이를 서너 번 접더니 뚝딱 펭귄 모양을 완성하자 모여 있던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접는 방법도 간단했다. 김지희양은 “모양은 단순한데 짧은 날개랑 부리까지 그럴싸해서 너무 재미있다”며 “갈색 색종이를 활용해 날개를 조금 넓게 접으면 참새라고 해도 믿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종이접기를 잘 하려면 내가 만들고 싶은 모양을 잘 관찰한 뒤 특징을 잡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이배나 종이비행기를 예로 들었다. 돛을 단 모양이나 비행기 날개처럼 대표적인 모습을 단순화하라는 의미다. “아무리 복잡한 사물이라도 특징 한두가지만 부각시키면 누가봐도 손색없는 작품이 됩니다. 손재주보다 관찰력과 이해력이 필요한 셈이죠.” 종이 접기를 시작할 때는 먼저 아이에게 여러 작품을 보여준 뒤 좋아하는 모양을 접어보게 하는 게 효과적이다. 좋아하는 것을 만들때 저절로 집중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강 회장이 보여준 여러 종이 접기 작품 중에 아이들은 다면체 모양의 꽃병을 골랐다. 김효은양은 “색깔이 여러 개 사용돼 알록달록하고 종이로 꽃병을 쓸 수 있다는게 신기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도형의 기본 원리 쉽게 익혀

종이 접기의 기본은 방석 접기나 삼각형 접기다. 이것만 잘 익혀둬도 다양한 작품으로 응용할 수 있다. 강 회장은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방석 접기 방법을 알려줬다. 정사각형 종이의 중심점을 향해 네 개의 꼭지점을 모아 접는 것을 두 차례 반복하면 된다.

강 회장은 아이들이 접기를 마치자 “사각형내각의 합이 몇 도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허수경양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360도?”라고 답하자 강 회장이 방금 접기를 마친 종이를 보여줬다. “방금 너희들이 접으면서 눈으로 확인해봤잖아. 사각형의 꼭지점을 중심을 향해 모으니까 각이 360도야. 보는 것처럼 네각은 각각 90도로 모두 같지.” 강 회장이 종이를 들고 직접 접어가며 각도와 변, 넓이에 대해 설명하자 아이들은 신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방석 접기와 삼각형 접기 모형만 갖고도 창의력 훈련을 할 수 있다. 여러 개의 삼각형과 사각형을 활용해 자유롭게 여러 모양을 만들어 보게 하는 것이다. 강 회장은 “집이나 새,물고기 등의 모양을 조립하다보면 도형의 구성 원리 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각형과 사각형을 모두 이어 붙이자 꽃병이 완성됐다. 강 회장은 “그려진 도형을 보는 것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종이로 직접 만들어보면서 도형의 응용 감각을 익혀보라”고 조언했다.

[사진설명]종이접기는 아이들의 이해력과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된다. 왼쪽부터 일산 상탄초교 5학년 김지희·허수경·김효은양.

<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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