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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F1, 차들의 축제가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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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10월에는 전남 영암에서 F1이 열려 먼나라 스포츠만 같았던 F1이 국내 자동차 팬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본·말레이시아·싱가포르·중국에 이어 다섯 번째 아시아 F1 개최국이다.

지난 14일 바레인 마나마 사키르 서킷에서 열린 2010 시즌 첫 F1 대회에서 출전 차량들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 6.299km의 서킷을 49바퀴 도는 대회에서 페라리를 몬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가 1시간39분20초39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바레인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F1의 최대 악재는 자동차 메이커의 잇따른 탈퇴다. 이미 지난해 혼다가 경기 참가를 포기했고, 올해는 F1의 강자 BMW와 도요타가 차례로 철수했다. 남은 자동차 메이커는 페라리·메르세데스-벤츠·르노 세 개뿐이다. 여기에 로터스가 가세했다. F1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 스폰서였던 은행·보험회사들이 차례로 빠지면서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7번째 경기로 치러질 코리아 그랑프리(GP)는 챔피언 타이틀 향방에 중요한 기로가 될 전망이다. 대폭 바뀐 규정에 따라 17, 18경기 무렵에 올해의 챔피언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코리아GP는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에 복귀를 선언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독일)의 활약도 올해의 흥미거리다.

◆관전 포인트는=‘F1의 황제’로 불렸던 슈마허의 복귀다. 엔진 제조사 메르세데스-벤츠가 F1 전면에 등장해 2009시즌 우승팀 브라운GP를 인수하면서 미하엘 슈마허를 불러들였다. 슈마허는 올 시즌 역대 단 한번도 없었던 ‘개인 통산 100승 돌파’라는 금자탑까지 쌓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슈마허의 등장에 재미를 더하는 것은 월드 챔피언 4인방의 격돌이다. 슈마허 은퇴 후 F1의 춘추전국시대를 이끌어 온 페르난도 알론소(2005, 2006시즌 우승)는 페라리에서, 루이스 해밀턴(2008시즌 우승)과 지난해 우승자인 젠슨 버튼은 맥라렌으로 이적했다.

신생 팀과 신인 드라이버의 등장도 어느 해보다 두드러진다. 버진 레이싱. HRT F1, 로터스 등 3개 팀이 추가돼 총 12개 팀, 24명의 드라이버가 경합을 한다.

바레인 그랑프리 예선에서 1, 2, 3위를 각각 차지한 세바스찬 베텔(독일·가운데), 펠리페 마사(브라질·왼쪽),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종 우승은 알론소가 차지했다. [바레인 AP=연합뉴스]

개정된 룰에 따른 각 팀의 새로운 전략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올해부터는 레이스 중 재급유가 금지된다. 이 때문에 연료 고갈로 인한 ‘리타이어’(사고 등의 문제로 경기를 포기하는 것) 방지를 위해 팀마다 새로운 연료 절약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 연료가 소모되면서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경주차(머신)가 가벼워지기 때문에 가속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 F1의 또 다른 재미인 ‘피트 스톱(Pit Stop: 타이어 교체, 급유 등을 위해 피트에 정차하는 것)’ 두뇌싸움도 치열해진다. 종전 주유를 하고 타이어를 갈아 끼울 때 걸리던 7~8초가 재급유 금지로 3~4초대로 단축됨에 따라 0.01초를 다투는 각 팀 전략 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승우 F1 평론가는 “올해는 페라리·맥라렌·메르세데스GP·레드불이 이루는 4강 구도가 될 것”이라며 “중간 급유 금지 조항은 막판까지 적잖은 파란을 불러 일으킬 요소”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F1이 열리는 나라는=올해 바레인을 시작으로 호주·말레이시아·중국·스페인·모나코·터키·캐나다·유럽(발렌시아)·영국·독일·헝가리·벨기에·이탈리아·싱가포르·일본·한국·브라질·아부다비 등 19개국에서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열전을 펼친다. 한국과 캐나다의 추가로 F1은 총 10개 경기를 유럽 이외의 대륙에서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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