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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차 자존심 되살리나...크라이슬러 300c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랜만에 주목할 만한 미국차가 나왔다.

미국에서 '30% 이상 저렴한 벤츠 E-클래스'로 불리는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프리미엄 세단 '300C'가 14일 선보였다.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내 영빈관에서 발표한 '300C'는 벤츠 E클래스 플랫폼(자동차 뼈대)을 그대로 사용해 저렴한 벤츠로 불리는 준대형 세단이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300C'는 후륜 구동 모델로 곡선보다 직선 위주의 클래식 스타일의 디자인과 벤츠 S클래스와 맞먹는 롱 휠베이스(앞뒤 바퀴 거리)의 편안한 승차감이 특징이다.

헤미(Hemi) 엔진을 탑재한 3만2000달러짜리 '300C'는 미국에서 크라이슬러의 구닥다리 이미지를 변화시키며 대 인기다. 스누프 독(Snoop Dogg) 등 랩가수 까지 사로잡은 300C는 출시 넉 달 만에 4만1000대가 팔리고 딜러들로부터 9만2000대의 추가 주문을 받았다.

미국 증권사 메릴린치는 오랜 공백 끝에 등장한 크라이슬러의 300C가 '빅 3'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고 평가할 정도다. 오랜만에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 이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낸 차량을 개발한 셈이다.인기의 비결은 벤츠보다 30% 이상 싼 가격에 벤츠와 거의 같은 승차감과 가속력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V6 엔진을 단 3.5 모델과 V8 엔진(헤미엔진)의 5.7 모델 등 두가지 모델이 국내 시판되며 가격(풀옵션 기준)은 3.5가 5천680만원, 5.7이 6천580만원이다.

특히 3.5의 경우 수입차 베스트셀러인 렉서스 ES330을 타겟으로 한 것으로 가격이 비슷하지만 차체 크기와 출력에서 앞서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는 또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수입차 뿐 아니라 에쿠스 등 국산 프리미엄 세단 시장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웨인 첨리 사장은 "'300C'는 럭셔리 세단에서 찾기 힘든 탁월한 연비와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유럽,일본 메이커가 석권하고 있는 한국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세의 강세속에 일본차가 맹추격을 벌이면서 미국차는 점점 소외받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300C가 미국차의 자존심을 찾아 줄 지 두고볼 관심사다.

글=김태진 기자
영상=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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