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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엔진, 잘나가는 그들의 숨은 내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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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엔진은 자동차 성능을 좌우한다. 명품 엔진은 명품 차를 낳는다. 그래서 자동차업체들은 엔진 개발에 수천억원을 들이는 등 공을 들인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거진인 워즈는 최근 미국에서 5만4000달러 이하에 판매되는 자동차의 33개 엔진을 두 달간 평가해 '10대 엔진'을 선정했다.

'베스트 10'에는 아우디.BMW.다임러크라이슬러.포드.마쓰다.닛산.도요타 등 7개 브랜드의 엔진들이 이름을 올렸다.

닛산 VQ엔진은 베스트10에 13년 연속 뽑혔다. 지난해 국내에서 잘 팔린 뉴 인피니티 G35 세단에 달린 3.5ℓ VQHR 엔진이다. 이 엔진의 최대 출력은 315마력. 미 캘리포니아 배기가스 기준(LEV2)을 통과했고 뉴 인피니티 G35 세단은 일본에서 초저공해 배출 차량으로 뽑혔다. 이 차는 이달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결정되는'올해의 북미 자동차' 후보에 올랐다. VQ엔진 중 217마력을 내는 네오VQ는 르노삼성자동차의 SM7에 장착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술이 접목된 다임러크라이슬러 3.0엔진은 10대 엔진 중 유일하게 뽑힌 디젤 엔진이다. 국내에서는 크라이슬러 300C 디젤, 지프 그랜드 체로키 디젤, 지프 커맨더에 장착됐다. 또 메르세데스-벤츠 E320 CDI 모델에 탑재됐다. 이 차는 10만 마일을 쉬지 않고 평균 시속 225.8km로 달리는 극한 주행 테스트도 통과해 국제자동차연맹(FIA)으로부터 내구성과 파워를 공인받았다.

5.7ℓ 헤미 엔진은 5년 연속 10대 엔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판매 모델인 크라이슬러 300C와 지프 그랜드 체로키에 얹혀진 엔진이다. 가변 배기 시스템(MDS: Multi-displacement System)이 있어 연료 효율성을 20% 높였다. 이 엔진에 있는 8개의 실린더 중 4개는 힘이 필요할 때만 가동된다.

포드의 엔진 올 뉴 듀라텍 3.5L V6와 4.6L V8은 각각 럭셔리 세단 링컨MKZ, 스포츠카 머스탱에 장착된다. 포드 기술진이 3억 달러(약 2785억원)를 투자해 개발한 올 뉴 듀라텍 3.5L V6 엔진은 다이캐스팅 기법(완벽한 금형에 알루미늄을 주입한 엔진)을 적용해 만들어졌다. 아우디의 엔진은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다섯 번이나 우승해 성능을 과시했다. 터보차저를 적용한 TFSI는 기존 엔진보다 토크(차를 끄는 힘)를 높이고 연료 소비는 줄였다. BMW는 Z4 3.0si에 장착된 3.0ℓ 직렬 6기통 엔진은 무게가 161kg으로 가벼운 편이나 최고 265마력의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를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5.7초.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인 BMW 335i엔진은 최대 출력 306마력을 낸다.

한편 국산 엔진의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1970년대 미쓰비시로부터 엔진을 도입해 생산한 현대자동차는 지금은 거꾸로 미쓰비시에 엔진기술을 한 수 가르친다. 2004년 쏘나타에 장착된 직렬 4기통 2000㏄와 2400㏄ 세타 엔진을 독자 개발해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 기술 이전을 하고 로열티를 받고 있다. 최근 출시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닷지 캘리버는 세타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 엔진 개발비는 1700여억원. 현대차는 알파(α), 베타(β), 감마(γ), 세타(θ) 등 그리스 문자로 엔진 이름을 붙인다. 현대차 주력 중대형차인 쏘나타.그랜저.에쿠스에 들어가는 람다(λ) 엔진(3.3ℓ)은 233마력을 낸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베라크루즈의 S엔진(V6 3.0)은 출력(240마력)과 친환경성, 정숙성 등에서 국산 디젤 엔진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독자적인 엔진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해외로 나가는 로열티 비용을 덜고 국내 부품업체들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등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다"고 말했다. GM대우는 2006년 GM의 기술력을 접목한 2.0ℓ 디젤 엔진을 개발, 인기 차종인 SUV 윈스톰과 토스카 디젤에 장착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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